3시간의 기적―‘함께해요! 힐링콘서트’

2020년 취약계층 문화유산 향유 프로그램 ‘동행 문화유산’

정다은 기자 승인 2020.12.10 16:06 | 최종 수정 2020.12.10 16:07 의견 0

11월 27일 11시 44분 전화벨이 울렸다. 받았더니 오늘 15시 공연하기로 되어있던 ‘전통나래관’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식사를 하신분이 어제 저녁에 공연을 해서 오늘 공연이 어렵습니다. 공연장을 폐쇄해야 합니다.” 순간 머리가 하얗다. 아무 생각이 나질 않는다.

다시 전화가 울린다. “음향 설치하신 분들 식사하러 가셨는데 전화하셔서 자가격리 해야 한다고 말씀좀 전해주세요.” 아, 음향까지…….

일단 차를 안전한 곳에 세웠다. 정신을 차리고 백제문화원에 전화를 걸어 상황설명을 하고 일단 공연장을 같이 알아보기로 했다. 3시간도 채 남질 않았는데 취소할 수는 없었다. 3시간의 기적을 이뤄내야만 했다.

마음을 차분히 하고 며칠 전 식사하러 갔다가 본 공연장 ‘두 번째 스무살’이 생각났다.

지도를 찾아 식당에 전화해서 ‘두 번째 스무살’ 공연장 전화번호를 받아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박지현 대표님이랑 통화 연결이 됐다.

일단 장애인에게 무료로 악기를 가르치는 한국장애인예술지원협회 회장이라고 소개를 한 뒤 오늘 이 황당한 사건의 사정을 설명하고 공연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설명을 들은 대표는 역시나 넋이 나간 목소리로 “상황이 딱하신 것 같은데, 그럼 그러셔야죠.”라는 대답을 주었다. 휴~. 다행히 공연장이라 음향도 함께 있어 두 가지 모두를 해결했다.

이젠 전통나래관에 거의 도착 직전인 신상길 감사님께 전화를 걸어 사무실로 오라고 하고, 공연장으로 오기로 한 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 중구지회와 스탭들에게는 장소변경에 대해서 내가, 출연진에게는 신 감사님이 전화를 돌리며 공연장 ‘두 번째 스무살’에 도착했다. 현수막을 붙이고 스탠드는 맞춰 세우고 나니 거의 14시가 다 되었다.

정신이 조금 들고 나니 배가 고팠다. 감사님과 ‘두 번째 스무살’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니 출연진과 스탭들이 들어온다. 3시간의 기적은 일어났다.


2020년 취약계층 문화유산 향유 프로그램 ‘동행 문화유산’ ‘함께해요! 힐링콘서트’는 11월 27일 15시, 통기타 가수 김재선의 식전공연으로 시작해 팬플루티스트 전선화의 팬플룻 연주, 소프라노 조용미의 You Raise Me Up, 지적장애2급 핑거스타일기타리스트 김지희의 Ryiynn연주와 시각장애1급 색소포니스트 이예슬과의 콜라보 연주, 이예슬의 색소폰 연주, 정영미 강사 외 2명의 머슬핏댄스로 마무리됐다.

통기타 가수 김재선

팬플루티스트 전선화

소프라노 조용미

이예슬, 김지희의 듀엣 연주

시각장애1급 색소포니스트 이예슬

머슬핏 댄스-정영미, 고경희, 정혜경


한편 MC 김재선의 사회로 진행된 2020년 취약계층 문화유산 향유 프로그램 ‘동행 문화유산―함께해요! 힐링콘서트’는 백제문화원 주최, 문화재청 주관, 한국장애인예술지원협회 후원으로 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 중구지회(회장 김채린) 장애인을 관객으로 모시고 진행됐다.


백제문화원(원장 김정호)은 2005년에 설립된 (재)백제문화재연구원에 뿌리가 있다. 다년간 축적된 문화재 조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반인에게 전문적인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활용, 보존하고자 2012년 4월 교육문화센터를 개소하였으며 2015년 1월부터 (사)백제문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 문화에 대한 조사, 연구 보존관리 및 교육 홍보를 통해 지역민과 특히 소외계층에게 전통문화에 대한 양질의 교육 및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국가지정문화재 및 지방문화재 기념물 등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유적 및 명소를 활용해 문화콘텐츠를 보급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예술지원협회는 2017년 7월에 정다은 회장을 중심으로 뜻을 함께하는 20여 명이 모여 발대식을 한 장애인에게 악기와 음악을 가르쳐주고 장애인과 선생님이 함께 공연을 여는 비영리단체이다. 현재 35회 정도의 크고 작은 공연을 했으며 3년째 장애인 학생들에게 전액 무료로 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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