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그대의 ‘아름다운 손’을 잡으며
염홍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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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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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지 않으니까 배고픔을 모릅니다.
병마가 찾아오지 않았으니까
육체적 고통을 모릅니다.
어려움에 처해있는 분들에 대한 머릿속의 연민은
그저 연민일 뿐일까요?
며칠 사이 한파가 몰려오니까
더 배고프고 아프고 추울 사람들을
생각해봅니다.
머릿속이 아니라 가슴으로
그들과 함께 하야 합니다.
그분들께 시 한 수를 바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손
염홍철
악수할 때 굳은 살 박힌 손잡으면
내 온몸 움츠러들고
부끄러운 내 손 자꾸 오므라든다
움푹 파인 그대 눈가에
선함과 분노, 수줍음까지 섞이어
그윽한 표정을 만든다
그대는 번영의 그늘에서
억울하고 가난하게 병들어 있지만
희미한 빛을 향해 휘청대며 걸어간다
어둠 너무 깊고 깊어 늪에 빠져 있지만
그래도 신의 존재 찾아 허우적대며 일어선다
하나님은 병들고 가난한 사람을
더 사랑하신다 말씀했는데
빈 가슴 채워지지 않아
그들이 하나님 거절할지도 모른다
오늘도 내 하얀 손 들여다보며
외로움과 상실감에 쌓여 울고 있는
어느 한 사람에게도
나 위로와 희망으로 따뜻한 손 되려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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