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 여성강사매칭플랫폼 황수정 대표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진을 위해 마련

정다은 기자 승인 2021.01.07 14:21 의견 0
대덕 여성강사매칭플랫폼 황수정 대표


“‘쾅’하고 문을 닫고 들어가는 아들을 보면서 학업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하면 저럴까 싶으면서도 엄마로서 내가 아이를 잘못 키운 게 아닐까 싶어 우울했습니다. 다른 엄마들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마을 맘들의 모임 ‘또래맘’으로 2019년 좋은 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 ‘마음반창꼬’ 프로그램으로 응모했고 선정되었습니다. 함께 모여 미술심리, 원예치유, 보드게임 등을 배우고 나누었습니다. 저희 ‘또래맘’ 공동체는 이런 기회를 준 대덕구에 고마움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딴 자격증을 활용해서 이제는 반대로 저희가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7월 30일, 대전세종충남여성벤처협회(회장 강경애)는 ‘2020년 대덕구 경력단절여성 성공창업 지원사업 1차 통합멘토링’을 개최했다. 이 사업은 고용노동부의 ‘지역 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서 대덕구 우수 예비 창업자 발굴 및 창업 전문교육을 통한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진을 위해 마련됐다.

8월 27일에 예정되었던 2차 통합멘토링이 코로나19의 지역감염 증가로 인해 무기한 연기되었다. 오랫동안 준비했던 일이 코로나19로 인해 미루어지는 것이 너무 아쉽다는 ‘주식회사 대덕 여성강사매칭플랫폼(t-up.kr)’ 황수정 대표를 만나봤다.


Q. 대덕 여성강사매칭플랫폼 창업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A. 대덕구에서 동네 사람들이 모여 마을 공동체 일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마을에 있는 여러 교육들을 맡게 되었어요. 그때마다 강사들을 외부에서 초빙을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대덕구 내에도 능력 있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굳이 외부에서 저렇게 모셔와야만 하나?’하는 생각이 들어 찾아봤더니 능력은 있는데 경험이나 정보가 부족해 강연 자리를 못 찾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대덕구청에 “대덕구청에서 강사양성과정을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박정현 구청장님이 “그런 걸 말로만 제안하지 말고 대안을 가져와 보라”고 하셔서 그 일로 흐지부지되는 줄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다음에 구청장님을 만났을 때 “잘 준비하고 계시죠?” 하시고 물어보시기에 ‘이거 내가 해야 되는 거야?’하는 부담이 되는 거예요. 그러던 중에 ‘경력단절여성 창업지원사업’ 공고가 뜬 걸 보게 되었는데 이게 바로 내가 찾던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것보다 ‘경력단절여성’이라는 말이 눈에 보인 거예요. 그래서 그동안 생각한 걸 토대로 열심히 사업계획서를 써서 신청을 넣어서 채택이 됐어요. 대덕구 내에 있는 경력 단절되었거나 퇴직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분들이 인생2막을 살기 위해 준비했던 자격증들이 사장되는 걸 막고 활용됐으면 해서 강사역량강화교육도하고 필요하신 분들에 대한 강사자격증도 만들어드리고, 강사가 필요한 교육기관하고 연결해주는 일이 대덕구 내에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매칭플랫폼이 만들어진 거예요.

Q. 공모사업 그 후에는요?

A. 우선 홈페이지를 만들고 강사를 모집했는데 100명 정도 되는 분들이 왔어요. 그리고 기관을 찾아갔는데, 저희가 신규 사업체다보니 신뢰할 수 있는 업력이 없다는 거예요. 대덕여성강사플랫폼이 그동안에 어떤 것들을 했는지 업력이 없는데 내가 너희를 뭘 믿고 검증되지 않은 강사들을 쓰겠느냐는 얘기를 들었어요. 이게 걸림돌이 된 거죠. 그래서 우선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어요. 지역 아동센터에 가서 교육용 보드게임도 하고, 또 노인 문제 관련 커리어를 내놓기도 하고 그런 업력 쌓기 활동들을 하고 있는 중에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일단 모임이 안 되니까 지금 거의 올 스톱 상태예요 투자를 해놓고 회수가 안 되는 거죠. 그런 힘든 상황에 있어요.

강사 매칭플랫폼이라고 한정을 지어 놨기 때문에 강사가 있어야 되는데, 지금은 현업에 있는 강사들도 쉬고 있는 판에… 그런 문제점들이 좀 있고, 그래서 이제 시니어 사업으로 고개를 돌려 실버사업에서 경력을 만들려고 보건소를 찾아가고, 경로단체들 찾아가고, 지난번에는 효 문화센터 찾아가보고 있어요. 갈 수 있는 곳이 있으면 가고는 있는데 사업을 연결시키려는 얘기를 하면 “지금은 어려워요.” 라는 대답이 돌아오고 있어요. 지금은 명함 돌리는 것 정도를 하고 있어요.


Q. 그럼 코로나가 좀 풀리면 우선적으로 해야 될 일은 무엇인가요?

A. 교육기관에서 가장 많이 만나고 있는 곳은 요양시설이죠. 요양시설에서 초기치매로 요양하고 계신 분들은 사회복지사들이 가서 재활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그 프로그램 내용이 한정돼있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갖고 들어가기 좋기 때문에 그분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기도하고요. 그분들 자체도 외부사람 만나는 걸 꺼리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교육이 안 되고 있거든요. 요양시설이나 정부시설에 계신 분들이 이 교육과정을 거친다면 본인들 내에서 케어 가능하도록 할 수가 있거든요. 60대 분들이 경로시설에 계시진 않지만 바깥에 계신 분들이 70, 80대 분들을 만날 수 있잖아요. 그분들에게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과정이라는 거죠.

그런 분들이 계신 곳들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지금 경력 단절된 여성들을 학교 등의 기관에 가서 연계를 맺어 인성교육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요. 그리고 일단은 우리한테 도움은 되지 않지만 강사들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공모사업들을 할 예정이에요. 일단은 그렇게 해서 업력을 키워 나가야 되는 것이 내년의 가장 큰 목표예요. 업력을 확장하지 않고서는 찾아가는 곳마다 거부를 당하기 때문에 공모사업을 통해 우리가 해낸 일들을 가지고 가서 보여주면 그 다음해에는 기업에서 일을 따올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내년까지는 공모사업을 통해 강사를 연계시켜주려고 합니다.


Q. 마을 공동체 모임 중 ‘마음반창꼬’라는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A. 네. 제가 그때 고등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동네 고만고만한 아이를 둔 엄마들이 모여서 얘기하다 알게 된 게, 다들 애들한테 상처를 받는다는 거예요. 밖에서는 아이들이 가정에서 상처받고 있다고 하고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상처받은 엄마들을 상대로 하는 프로그램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이 문 닫고 들어가버리고, 말 안 통한다고 하고… 상처를 받는 건 우린데 밖에서 우리는 늘 상처 주는 사람처럼 얘기가 되잖아요. 사실 그런 일들에 대해 말 한마디 못하고 있는데 그래서 오히려 우리가 상처받은 것을 회복해야 관계가 개선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 상처를 회복해보자는 뜻에서 10명 정도가 모여 미술심리와 보드게임을 접목시켜서 치유 프로그램을 했었거든요. 그때 반응이 좋았어요. 회복하는 것도 도움이 됐었고 스스로 나만 잘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구나, 내가 아이를 잘못 키운 게 아니구나 하는 회복이 있었어요. 그러면서 우리만이 이런 혜택을 받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프로그램을 키워나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역에 우리가 교육을 다니기 시작했지요.

Q. 일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었나요?

A. 신체장애를 갖고 계신 분이 계셨는데 성격이 밝은 분이셨어요. 영업일을 하시는 분인데 이젠 나이가 있어 직업을 바꿔야겠는데,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있을지 물어보셨어요. 이제는 영업이 힘들다는 거예요. 다른 걸 하고 싶은데 선택하기가 힘들다고 하시는 거예요. 제가 그러면 성격도 좋으시고 밝으시니까 실버 관련 업종은 어떠시냐고 제안했거든요. 그분이 제 말을 듣고는 ‘제가 할 수 있을까요?’라고 걱정하셨어요. 본인은 손이 불편해서 못할 거라고. 실버 업종은 재활 게임을 잘 한다고 일을 잘 하는 게 아니라 그분을 잘 이해하고 사람을 잘 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해드렸어요. 이분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나서 동네 조그만 경로당에 실습을 같이 나갔었거든요. 경로당에 갔을 때 처음에는 많이 어색해하셨는데, 어떤 노인분이 그분의 손을 잡고 ‘손이 왜 그래, 아팠겠다…’하시는 이 말에 오히려 이 분이 위로를 받으셨어요. ‘고생했겠다.’ 이 말에 그분이 마음을 열고 그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면서 오히려 나중에는 ‘제가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시며, 진심으로 위로를 받으셨다고 했어요. 오히려 돈을 벌려고 이 직업을 생각했는데, 이것을 통해서 어르신들에게 위로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일로 인해 다른 분들이 인생 2막을 살아감에 있어서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도와드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힘들지만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T&업-T무한대 업은 앞으로 개인과 지역의 상호발전을 목적으로 지역사회 다른 기관들과 힘을 모아 지역사회에 건강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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