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을 덮어버린 따뜻한 사람들, 가온 이불 빨래 봉사단

김경희 작가 승인 2021.01.07 14:33 의견 0
가온 이불 빨래 봉사단


깊은 겨울밤 목화솜 이불이 막아주던 겨울바람을 오리털 이불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봉사의 손길은 다양하다.

겨울철 따듯한 손길들은 연탄봉사, 반찬 나눔 봉사 등 모든 봉사는 추위를 녹이는데 한몫을 한다. 그 가운데 손길을 한 번 더 모으는 봉사단이 있다.

바로 ‘가온 이불 빨래 봉사단’이다.

어린 시절 이불을 큰 대야에 넣고 맨발로 첨벙첨벙 밟아 빨았던 기억, 그 이불을 햇살에 따뜻하게 말린 유년의 기억은 세월이 지나도 가슴 한편 고운자리에 추억으로 남았다.

겨울 밤 외풍은 코끝을 시큰하게 하지만 따뜻한 아랫목과 잘 마른 이불은 갑절로 온기를 더해주었다. 건강한 잠자리를 만들어 주는 가온 봉사단의 따뜻한 봉사이야기

봉사단의 연혁을 간단하게 말씀해주세요.

저희 봉사단은 대전 중리동의 봉사단체로 ‘가온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가정의 일상생활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독거노인들과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주민센터의 도움을 받아 선정하여 이불빨래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가온’은 가운데 중심이라는 의미를 가진 순우리말입니다.


가온 봉사단은 대전 대덕구 중리동의 봉사단체로 구청과 연결해서 각계각층의 회원들이 분야별로 다양하게 모였다. 서로 모르는 분들이 봉사를 위해서 모여 다시 이웃이 되었다. 봉사단의 손길이 가장 많이 닿는 곳은 연탄봉사와 반찬봉사이다. 봉사의 사각지대를 찾아보니 이불빨래 봉사였기 때문이다. 건강한 일반인들도 이불 빨래는 수월하지 않다. 가정용세탁기의 용량도 겨울용 이불을 세탁하기엔 버겁고, 세탁 후 건조하는 것은 더 어려운 문제다.

장애인들이나 독거노인 분들에게 이불빨래는 도움의 손길이 닿아야만 해결 할 수 있다.

가온 봉사단이 이불빨래 봉사를 하게 된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이불 봉사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이불빨래 대상자의 집에서 이불을 수거한 뒤에 빨래방으로 가져갑니다. 이불 빨래는 시간이 걸리는 세탁이라 아침에 수거해서 오후에 배달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의 무급 봉사활동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여건 내에서 참여하는 시간이나 활동이 조금 다릅니다. 이불 수거에 참여하는 분, 세탁부터 건조까지 걸리는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분, 다시 배달까지 해주시는 분 등…. 봉사단도 각자의 역할이 나눠집니다. 이불은 매일 빨 수 없어서 세탁 후에 향기까지 담아 드립니다.

이불은 매일 빨 수 없다는 불편함이 있다. 부피가 크고 빨래부터 건조까지 어느 하나 쉬운 과정이 없다. 더군다나 집안이 좁은 경우 독거노인이나 장애인등 이동약자에게는 더더욱 골칫거리 빨랫감이다. ‘가온 봉사단’의 활동이 더 기다려지는 때, 한기(寒氣)를 포근한 이불로 덮는 봉사단의 따뜻한 이야기에 겨울바람이 매섭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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