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사회복지협의회―멘토링 프로그램으로 맺는 따뜻한 연대(蓮帶)

자립기술 향상을 위한 정서지원 프로그램 『Big Picture : 빅픽처』

김경희 작가 승인 2021.01.07 15:02 의견 0

이번 거울은 유난히 차갑다. 바깥 기온이 주는 여파를 무색하게 만드는 코로나의 맹위가 사회전체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활동이 자유로운 우리들도 주눅 들고 움츠러드는 때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더 큰 혹한으로 다가올 것이다. 따듯한 연대(蓮帶)가 더 절실해지는 때다. 대전 사회복지협의회가 지원하고 파랑새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우수 기관)에서 진행 중인 멘티(장애인)와 멘토(대학생)로 만나 따듯한 연대를 이루는 이웃들이 있다. 대전 사회복지협의회가 매년 지원하면서 정착시킨 프로그램이다. 파랑새 주간보호센터에 출석하는 장애인들과 대학생들이 연대를 이뤄 사회생활 적응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젊고 활동적인 대학생들이 장애인들의 멘토가 되어 그들의 사회생활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일상의 작은 활동들도 쉽지 않은 장애인들을 위해 대학생들이 1:1로 결연을 맺고 그들을 돕는다. 양치질, 청소, 대중교통 이용하기, 편의점 이용 등 소소한 작은 활동들을 대학생 멘토들을 통해 배운다. 사회 구성원으로 혼자가 아닌 더불어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설명해주세요.

강환진 사회복지사 : 대전광역시 사회복지 협의회 지원 하에 2014년부터 지속적 사업으로 진행 중입니다. 장애인들의 일상 활동에 도움을 주고 사회적 유대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도움을 주는 멘토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은 봉사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파랑새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에서 우송대 작업치료학과 학생을 중심으로 장애인들의 가사활동, 설거지, 요리, 청소, 세수 방법 등 생활능력이 떨어지는 이용자분들에게 생활의 노하우를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센터에서 같이 활동하면서 일상생활을 습득해가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만남을 갖고 1년 동안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간은 1년이지만 다음해에 연속으로 진행도 가능합니다.

보통 12월부터 시작해서 그 다음해 12월까지 진행합니다. 매년 12월 ‘도돌이표’라는 피드백 모임을 통해서 지난 1년간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복기해보면서 성과와 개선할 항목들을 같이 나눕니다. ‘도돌이표’ 모임을 마치면 다시 멘토링 프로그램이 시작됩니다.

장애인들이 청소 등 일상의 활동들을 멘토들과 같이 습득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멘티와 멘토들이 여행을 다녀오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일대일로 매칭해서 참여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라 일부 기관에서 진행은 어려운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대전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지원하고 산하기관들이 협력해서 가능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멘티와 멘토 매칭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나요?

성격유형(MBTI) 검사를 통해 장애인들과 근접한 성향의 학생들을 그들과 매칭합니다. 통계를 활용한 매칭 방식이라 적중률이 높아서 그 방법으로 진행 중입니다. 면접도 따로 진행하고 있어서 멘티와 멘토의 연결은 최적화 된 협력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멘티들이 멘토들과 계속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어 하지만 학생들이 4학년이 되면 취업과 학사일정, 실습 등의 여건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2년 이상 함께 진행하기 어려운 조건이라 멘티 분들은 멘토가 바뀌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했나요?

강희정 학생 (멘토링 참여자) : 학교 단톡 방에서 공고를 보았어요. 먼저 경험한 친구가 권유해주기도 했어요. 작업치료 전공이라 진로와도 연관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시작할 수 있었어요. 센터에서 멘티 분들을 저희와 연결해주세요. 센터에 처음 간 사람은 성격유형 검사( MBTI)를 실시합니다. 2인 1조로 진행되기 때문에 소통할 수 있는 끈이 있어야 해서 비슷한 성격이 유리하기 때문에 검사 후에 MBTI 결과가 가장 근접한 멘티와 멘토가 연결됩니다. 저는 너무 귀여운 30대 초반 언니와 연결이 되었어요. 다운증후군 언니였는데 친화력이 좋으셔서 저도 활동하기가 좋았어요. 언니의 일상생활을 도와드렸어요. 예쁜 걸 좋아하는 언니라 화장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기도 했어요. 토너 바르고 로션 바르고 파운데이션 바르는 것을 도와드렸더니 좋아하셨어요. 지하철역까지 같이 동행해서 지하철 카드 충전하는 것도 알려드렸어요. 편의점 가는 것도 좋아하셔서 편의점 쇼핑도 함께 했어요.


그런 활동들이 저한테는 일상의 작은 부분인데 그 분들께는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보람이었어요. 2년 정도 동행하면 정이 들어서 헤어지기 아쉽지만 그 분들이 또 다른 멘토를 만나서

더 좋은 활동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화장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멘토


대전 사회복지협의회는 장애인들의 일상을 돕는 활동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산하기관들의 건전성을 평가하고 우수 기관을 선정해 지원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그 일면으로 진행 중인 ‘멘토링’은 우수 기관인 ‘파랑새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와 연대(蓮帶)를 이뤄 5년여의 시간 동안 정착된 프로그램이 되었다. 장애인들이 스스로 활동할 수 있도록 일대일로 독려하는 프로그램이 확장되는 것이 그들과 따듯한 연대(蓮帶)를 이루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 중심에서 대전 사회복지협의회와 파랑새 주간보호센터가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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