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우협회』 장순옥 회장의 Beautiful Art Story!

민순혜 기자 승인 2021.02.08 16:14 의견 0
한국토우협회 장순옥 회장


얼마 전 새해 인사를 할 겸 오랜만에 한국토우협회 장순옥 회장을 만났다. 거의 2년 만인 것 같다. 장 회장은 나를 보자 무척 반가워하며 그동안 꽃차를 배웠다며 꽃잎을 손수 덖어 만든 꽃차를 주었다. 장 회장은 동구 계족산 자락에 있는 작업실 옆 텃밭에 꽃을 재배하여 틈나는 대로 꽃차를 만들었다고 한다. 꽃차는 토우(土偶)와도 아주 잘 어울렸다.

직접 만든 꽃차와 토우


장 회장은 대전에서 처음 <토우 개인전>을 개최함은 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처음‘토우 강좌’를 개설하여 토우 작품을 널리 알리는 데도 일조하였다. 장 회장이 토우 작품을 하게 된 건 남편 덕이 크다고 한다. 남편이 대학원 논문으로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을 쓰던 중 실측(實測)할 기회가 되어 장 회장도 동행하여 국립박물관에 갔는데, 그때 토우를 처음 접했다. 전시된 토우의 표정들이 특별한 기교라기보다 콕 찍은 듯한 눈, 찢어진 입, 해학스런 표정과 몸짓, 흙의 질감이 장 회장의 머릿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장 회장은 남편이 작업실에서 조소 작업을 하는 동안 작업을 도우며, 자신도 흙으로 옛날이야기를 빚었다. 등신대 크기의 조소 작업을 하던 남편이 보기엔 소꿉놀이처럼 보였을까, 남편은 재미있다며 <토우 전시회>를 한번 하라고 격려해 주었다.

서울 수림미술관- 토우 전시회


그것이 장 회장 첫 <토우 개인전>으로 1981년 대전문화원에서 전시했다. 그 인연으로 1993년 한국문화 체육 관광부에서 모든 국민에게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획의 일환인 주부 강좌를 위한 초대전에 <토우 전시회> ‘흙으로 빚은 옛날이야기’ 전을 故 박동규 원장님 주선으로 대전중구문화원에서 개최하였다.

장 회장은 첫 개인전을 도화선으로 개인 작품은 물론이고 대전중구문화원에서 토우 강좌를 개설하여 토우 저변화(低邊化)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어디 그뿐인가, <흙으로 빚는 마을>이라는 테마로 도처에 토우 재능기부를 하였다. 그래서일까, 나는 장 회장의 모습을 볼 때마다 전형적인 우리 고유의 ‘어머니’ 모습을 연상하곤 한다. 장 회장은 재능 봉사와 창작, 각종 전시회 개최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남편의 병이 깊어져서 30여 년을 해온 재능 봉사도 다 놓아야 했다.

그 후 가족 건강을 생각하여 한방 꽃차를 배우려고 한밭대학교 평생교육원을 찾았다. 괴산에서 한방 꽃차 교육원을 운영하고 계신 박미향 원장님이 지도하는 강좌인데 덖음 실습을 하며 꽃을 보고 웃고 시음하면서 자연이 주는 신비스러운 치유에 감탄했다고 한다. 그렇게 덖은 꽃차는 그동안 도움을 주신 지인들에게 선물한다고 말하는데 그 모습이 꽃처럼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던 건 말할 나위가 없다.

친정아버지 반쪽구슬 작품


근래 장 회장은 과제 아닌 과제를 맡아 하듯 반쪽구슬 작품을 하고 있다. 다름 아닌 7년 전 친정아버님께서 영면하시면서 남겨두신 유물이다. 43년 전 반쪽구슬을 특허를 내어 생전에 다 하시지 못한 미완성 작품을 맏딸인 장 회장이 마저 마무리하는 작업이다. 색색가지 반쪽 구술을 토우와 접목해서 작품을 완성하는데 마치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섬세한 작업이다.

반쪽구슬 작품


그러나 장 회장은 힘든 내색 없이 마치 옆에 친정아버님이 계신 듯 작품을 정성스럽게 다루며 작업을 하고 있다. 토우와 반쪽구슬을 접목한 첫 작품으로는 지난 2020년 봄 ‘가미회(가톨릭 미술협회)’에 출품한 사랑하는 남편 ‘프리모의 묵상―십자가의 길’이 있다.

할머니 주머니


올해 2021년 봄에도 토우와 반쪽구슬 작품을 접목한 작품은 ‘가미회’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말하는 장 회장의 표정이 한껏 상기되어있다. 토우(土偶)를 좋아하는 나 또한 한국토우협회 장순옥 회장의 전시회 작품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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