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

염홍철 교수 승인 2021.04.09 15:48 의견 0

요즈음 새마을에 대해서 여러 차례 글을 쓰니까 좀 지루해 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오늘은 ‘달콤한’ 사랑 얘기를 꺼내보겠습니다.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라는 멋진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만들어 낸 말이 아니라 마야 스토르히라는 심리학자가 쓴 책의 제목입니다. 그런데 그 의미를 알면 그렇게 멋진 말은 아닙니다. 그에 의하면 ‘강한 여자들’은 막상 ‘착한 남자’보다는 ‘나쁜 남자’에 빠져 든다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강한 여자’의 개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스토르히는 자아가 강하고 매력적인 여자를 일컬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여자들도 사랑 앞에서는 실패를 되풀이 한다는 것이지요.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경험상 상당부분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기분 좋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착한 남자? 무조건 아니겠지요.

착한 여자? 갸우뚱 하겠지요.

나쁜 남자? 속으로 웃겠지요.

그러나 강한 여자들은 이 가설에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라는 말은 사랑의 미묘하고도 복잡함을 나타내는 대목입니다. 아무리 자아가 강하고 당당한 여자 또는 남자일지라도 사랑 앞에서는 매번 허둥대고 실패를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울리히 벡의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이라는 책 제목에서 말해 주듯이 사랑은 역설과 혼란이 뒤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사랑 이야기는 ‘달콤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청풍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