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사람] 국제로타리 3680지구 연수아카데미 교수부장 연당 박정철 총재총괄보좌역

로타리클럽의 노벨상 2020~21 ‘초아의 봉사상’수상
봉사란 “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에 대한 임대료”

정다은 기자 승인 2021.06.08 15:28 의견 0

진실한가? 모두에게 공평한가? 모두에게 유익한가? 선의와 우정을 더하게 하는가?

국제로타리 3680지구 연수아카데미 교수부장 연당 박정철 총재총괄보좌역


국제로타리3680지구 연수아카데미 교수부장 연당 박정철 총재총괄보좌역은 지난 4월 24일 제43년차 지구대회에서 로타리 노벨상인 ‘초아의 봉사상’수상을 수상했다.

로타리클럽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초아의 봉사상’은 1992년에 제정된 선행에 앞장서는 전 세계 200여 개국 123만 명의 로타리 회원 중 매년 50명 내외에게만 수여되는 상으로 세계 곳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노고를 알리고자 마련된 상이다. 로타리 내에서는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는 상이다.

연수아카데미 교수부장 연당 총재총괄보좌역의 로타리 입문부터 로타리클럽의 노벨상 ‘초아의 봉사상’수상까지의 남다른 스토리를 들어봤다.

연당 박정철 총재보좌역 초아의 봉사상 수상

로타리 활동에 대한 개념이 굉장히 잘못되어 있습니다. 로타리 활동은 생활운동입니다.

‘진실한가? 모두에게 공평한가? 모두에게 유익한가? 선의와 우정을 더하게 하는가?’

이 네 가지 표준은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실천운동입니다. 물질적으로 어떤 것을 주고 무엇을 모아서 어딘가에 전달하는 봉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생활 속 봉사로부터, 행복한 마음에서 시작되어야합니다. 쉐이커 메타(Shekhar Mehta) RI 회장님의 말씀이 저는 정말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쉐이커 메타(Shekhar Mehta) RI 회장님의 말씀에 따르면 로타리 활동은 자신을 넘어서 타인을 바라볼 마음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 로타리 활동을 통하여 인류를 인류애로 포용할 수 있는 마음에 불꽃을 일으켜주어 이제는 당신의 삶에 방식이 되었고, ‘봉사는 인간이 지구에서 차지하는 공간에 대한 임대료’라는 생각으로 봉사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지구의 좋은 임차인이 되고 싶다며 항상 낮은 곳을 바라보며 그곳에서 자신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봉사를 정의하는 것은 규모보다는 태도입니다.

‘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에 대한 임대료’라는 말처럼 기자님도 차지하고 있는 공간에 대한 임대료는 내고 있으신가요? 지구별에 여행을 와 있는 우리는 언젠가는 모두 이 지구별을 떠납니다. 이 아름다운 지구에서 그동안 사용한 공기, 물, 태양에 대한 임대료와 이곳에 버린 생활 쓰레기, 배설물, 폐기물 등등을 처리할 비용을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저 하늘의 별빛, 신선한 바람결, 아롱지는 아지랑이…… 그 어느 것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만물을 그냥 사용하고 떠나야 합니까?

누가 뭘 이렇게 하라 지시하기 이전에 내 스스로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 그 공간에 대한 임대료를 내야 하는 겁니다. ‘임대료를 내야겠다.’ 생각하기 시작하면, ‘내 임대료는 밀리지 않았는가?’ 돌아보게 됩니다.

그 임대료를 모아서 로타리안들은 소아마비 퇴치와 인류 봉사를 위해 써왔습니다. 수천 개의 학교, 수백 개의 병원을 세웠으며, 메마른 마을에 식수를 공급하고, 사람들에게 존엄성을 되찾아 주고, 심장 수술을 통해 수만 명의 아이들에게 생명이라는 선물을 주었습니다. 또한 수많은 난민에게 생활 터전을 지원하였고 평화 증진을 위하여 전 세계 오지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로타리안들의 봉사활동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말입니다.

연당 박정철 총재보좌역 초아의 봉사상 수상

우리는 누군가를 도울 때, 그 사람에게 은혜를 베푼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너무나 많은 것을 받고 살아왔습니다. 그것을 세상에 돌려줄 기회를 주신 그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베풀어야 합니다. 인생에서 기부자나 봉사자는 무릎을 꿇고 ‘드려도 될까요?’ 혹은 ‘봉사해도 될까요?’라고 물어볼 정도로 겸손하게 활동하여야 합니다.

한 사람이 성공하기까지는 만 명 이상의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습니다. 정 기자님이 여기 카메라를 가지고 기자로서 오셨는데, 부모님으로부터, 가족으로부터, 학교로부터, 친구로부터, 사회로부터 크고 작은 도움을 받아 여기 이 자리에 와 계십니다. ‘정다은 기자’라고 하는 분 자신의 존재 속에는 철학적이든 가치관이든 신념이든 종교든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살아오셨습니다.

그 수많은 도움에 대한 빚은 전부 갚으셨습니까? 아니지요. 저 또한 아닙니다. 그럼 이 사회에서 받은 도움을 환원해야 하는데 어떤 방법으로 하면 좋을까요? 저는 저에게 주어진 재능, 재력, 경험, 지혜, 능력을 로타리 활동을 통하여 이사회에 돌려주고 떠나고 싶습니다.

환원의 기준을 꼭 돈으로만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청풍’이라는 잡지가 있습니다. 잡지에 이 사회에 기득권을 가지고 계신 저명인사를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진실한 사람, 정의로운 사람, 어른다운 사람, 철학이 있는 사람,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 존경하고 싶은 사람…… 이런 분들을 찾아 소개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얼마 전 어느 잡지에서 멋진 기사를 보고 무척 감동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양대학교병원장을 역임하신 권성준 교수님께서 퇴임과 동시에 당신이 자발적으로 강원도 양양군 보건소장으로 봉사하겠다고 신청하셨다고 합니다. 위암 분야의 손꼽히는 권위자로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더 큰 이익과 명예를 보장받을 수 있는 분이 이곳저곳에서의 솔깃한 제안을 모두 뿌리치고 양양군의 보건소장으로 이사회에 봉사로 환원하시려는 것입니다.

보건소는 공중보건의가 근무하지만 역사상 제1호 의사 소장님이 되시는 것입니다. 인프라가 취약한 곳에서 사람들을 돕고자 결심을 하게 된 동기는 인생의 후반생을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는 평소 생각이 양양군에 거주하는 지인을 통해 그 지역 의료시설이 열악한 상황을 알게 되어 그곳에 봉사를 시작하시고자 하셨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합니까?

권성준 교수님 말씀에 좋은 의사가 되고 싶다면 권위의식을 버리고 근면, 봉사, 희생정신으로 무장하라는 조언은 ‘정말 직업정신과 철학이 분명하신 분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처럼 청풍 정 기자님도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관심을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이 사회를 위하여 무엇을 하여야 하는지에 늘 관심을 두었으면 합니다. 물론 지금도 잘 하고 계시지만, 저 또한 신 새벽 푸른 빛에서 여명을 느낄 수 있듯이 로타리 활동을 통하여 이 사회에 걸림돌이 아닌 많은 이의 디딤돌로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연당 박정철 총재보좌역 초아의 봉사상 수상

정다은 기자님, 이 세상 소풍 왔다가 떠날 때 정말 아름다웠다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한 세상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삶, 참 멋있지 않나요? 로타리 활동은 누가 뭘 해줄지를 바라고 기대하는 곳이 아니라 우리 모두 내 자신으로부터 내 자신을 알아가고, 잃어버린 감사를 찾아가고,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가는 길을 함께 걸어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하나의 동질성을 가지고 동행하는 것입니다. 그런 우리가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면 안 됩니다.

그러나 왜곡된 생각들이 때로는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로타리 활동은 돈 있는 사람들만 하는 단체, 그들만의 친교 모임, 그들만의 활동으로 평가당하고 있습니다.

한국 로타리 활동은 1927년에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우리는 너무나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시절, 로타리에서 봉사활동을 하자면 할 사람이 누가 있었겠습니까? 그래서 활동을 시작한 당시에는 지역의 기득권을 가진 인사들이 ‘우리가 로타리 운동에 앞장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 지혜, 경험, 능력, 재력을 이사회를 위하여 봉사하자’며 나섰습니다.

그것이 그때 기준으로 로타리는 돈 있는 사람,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인식됐던 것입니다. 로타리는 규제를 두는 단체가 아닙니다.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단체입니다. 종교, 정치, 인종, 피부색, 철학, 가치관이 달라도 로타리 활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성소수자도 로타리 활동을 합니다. 다양성을 추구하고 공정하게 서로가 서로를 포용하고, 존중하고, 배려하고 있습니다. 정다은 기자님도 로타리 활동을 하시지 않습니까?

저는 로타리에서 연수와 강연을 하기 위해 전국을 다녔습니다. 13개 지구에 다니면서 강의를 했죠. 그러나 부끄러웠습니다. 왜냐면 각 지구에는 정말로 훌륭하신 로타리안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로타리 정신을 운운하며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이야기 하고 다녔습니다. 저는 항상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많은 성찰을 하였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가?’ 이 물음에 내 자신을 열어놓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였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어려운 누군가에게 나누어준 것뿐’이라는 원로 로타리안의 말씀이 긴 호흡 속에 폐부를 찌르기도 하였습니다. 가진 것은 소유한 것이 아니다. 나눌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소유이다. 그러나 나는 자만에 소유당하고, 물질에 소유당하고, 권력에 소유당하고, 형식에 소유당하고, 알량한 지식에 소유당하며, 허상의 가면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살아왔음을 느꼈습니다. 이제는 가면이 얼굴이 되어가고 있음을 몸서리치게 느끼며 나를 찾는 시간을 봉사에서 찾고자 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1960년대에 어느 판사 한 분이 시험에 합격하여 교육을 받고 판사로 부임하여 첫 번째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률적으로는 손색이 없는 판결이었지만, 사회적 환경요소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음을 느꼈고 그것을 세심히 보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면서 휴직계를 내고 전국을 떠돌아다녔습니다. 그는 최소한 만 명의 사람을 만나보고 만 명의 직업인을 만나서 세상을 제대로 안 다음 판사로 소임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법도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여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이처럼 자신을 돌아본다는 것은 삶의 가장 위대한 예술입니다. 이론적 타당성으로 자신을 감싸기 시작하면 스스로에 갇혀버리고 맙니다. 그것으로부터 자유를 찾는 길은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의 영혼은 시간 속에 있지 않습니다. 오직 나누고 베푸는 그곳에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봉사는 피상적인 삶과 허상의 삶에서 감사를 찾아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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