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훈 칼럼] 메가시티 대전시는 광역 특별시로, 다핵도시와 생태도시

강대훈 회장 승인 2021.09.10 16:01 | 최종 수정 2021.09.13 14:29 의견 0

서울시는 다핵도시…서울은 지루하지 않다

서울특별시는 다채로운 메가시티이다.

금융가 여의도에서 용산 벨트까지 광화문을 기점으로 명동, 종로, 을지로, 서초, 강남, 송파의 강남 3구는 확실히 다른 곳이다. 시민 정서도, 정치 성향도, 산업도 다르다.

서울은 다핵도시이다.

다핵 안에서 중심이 되는 도심이 있다. 구도심은 세종로, 여의도 금융가, 강남의 테헤란로에서는 세계적인 파워를 느낄 수 있다.

2021년 서울 시장 선거―수직 정원, 21분 도시

박영선 후보는 인구 1000만 명 서울시의 지리 공간을 인구 50만 기준의 21개 다핵구조로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그 다핵의 랜드마크로 수직 정원을 제시했다. 여의도 국회 의사당은 세종시로 보내고, 그 자리에 스마트팜 수직 정원을 조성한다는 것이었다. 수직 정원과 15분 도시는 나도 몇 년 전부터 관련 강의에서 사례로 들던 것이어서 반가웠다. 도심의 수직 정원은 수평 정원의 공간 혁신을 이룬 것으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시작했다. 패션 나라답게 빌딩을 수목으로 패션화하여 생태 환경이 도심으로 들어왔다. 선거에 승리한 오세훈 시장이 21개 모두에 수직 정원은 아니더라도 시범으로 하나 둘 정도의 수직 공원은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다.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영선 후보, 수직정원등대
밀라노 수직정원, The Bosco Verticale – “The Vertical Forest” Milan. There were 900 trees, 5,000 shrubs and 11,000 floral plants

매가시티 도쿄, 다핵도시는 분권도시

도쿄도는 23개 특별구가 있다. 도쿄는 도청사가 있는 신주쿠만이 도시의 전부가 아니다. 각 도심을 잇는 야마노테선의 정류역 하나하나가 중심 상권, 코어를 가지고 있는 다핵도시이다. 도쿄, 아키하바라. 우에노, 이케부쿠로, 신주쿠, 시나가와는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확실히 다른 강력한 도심을 가지고 있다. 2021 도쿄 올림픽의 주 무대였던 오다이바까지 10여 개의 강력한 지역별 도심을 가지고 있어 도시 혁신을 지속할 수 있다.

대전광역특별시와 다핵도시

대전은 다핵화되고 있다. 2000세대, 3000세대 이상의 아파트촌이 도시가 되기 때문이다. 천동, 관저동이 그렇고 수변공간을 채워 만드는 도안은 신도시가 된다. 도시권 속에 지구 도시들이 지역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다면 좋은 것이지만 아파트 단지가 도시가 되는 현상에는 부작용이 많다. 삶과 생태의 균형적인 다핵도시 설계가 중요하다. 다핵의 의미는 지역 분권이다. 경제와 도시 권력의 분권이다. 광역시가 다핵화되면 구민도 좋고 시민도 좋다. 다핵을 이루는 도시에는 주민의 생활 SOC인 학교, 직장, 공원, 병원, 쇼핑, 행정 서비스를 넣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대전의 문제는 서구, 유성구, 중구 일부에만 중심 상권이 보이고 동구, 대덕구에는 광역시의 다핵이 되는 중심 도시권이 없다는 것이다. 지역 불균형이다.

대전의 구청장은 시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경주시 인구는 25만, 과천시는 6만 3000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전시 서구 48만, 유성구는 35만, 중구 24만, 동구 23만, 대덕구는 15만 명이다. 대전의 구청장들은 경주 시장, 과천 시장에 비해 개념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 이런 모순은 차후 행정 개편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도시 전략에 큰 덩어리 개념이 중요하다.

개념이 실체에 작용한다. 복숭아밭과 논투성이 연기군에 세종시는 개념의 승리였다. 김대중 대통령의 지역 분권을 계승한 노무현 후보는 균형 발전의 상징으로 행정 수도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광역시는 시들이 모여 만드는 것이다. 향후 인구 20만 급 도시는 시로 승격을 시키고, 중부권 메가시티는 ‘대전광역특별시’로 전환하는 것이 개념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시로 승격하는 기초 지자체는 중심 도심을 문화와 교통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을 광역 단위로 볼 때 다핵이 되며, 다핵도시가 모여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경제 문화 벨트, 메가시티가 된다.

다핵도시, 대전 5개 구의 중심 도심은?

유성구의 중심은 신세계, 사이언스 콤플렉스

신세계가 올린 사이언스 콤플렉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치른 도쿄의 오다이바와 치바의 마쿠하리 멧세처럼 대전 발전을 견인하는 국제컨벤션지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공공개발로 짓는 유성 복합터미널과 구암역은 한 덩어리로 볼 수 있는데 이것과 사이언스 콤플렉스를 잇는 구간의 지하철이 필요하다. 사이언스 콤플렉스로 트램이 오거나 도시철도가 사이언스 콤플렉스 지하로 들어오는 않는다면 이 구간을 운행하는 지하철이 있어야 한다. 현재 이 거대한 시설물은 대전의 대중교통과 분절되어있다. 자동차 외에는 접근 방법이 없다면, 이 쇼핑, 컨벤션 복합 지구는 갑천 이서의 화려한 섬 경제가 될 것이다.

대전신세계 Art & Science

서구, 시청, 정부 종합청사, 갤러리아 백화점을 잇는 둔산 삼각 지대

서구에 있는 대전시청, 정부청사, 서구청은 터를 잘 잡았다고 볼 수 있다.

’93 엑스포를 계기로 확대한 도시 중심에 균형 있게 자리하고 있다.

둔산은 서구의 핵심 도심이다.

중구, 구 충남도청 중심의 도심 융합 특구

중구는 원도심 그대로 지속 가능한 개발이 요구된다. 서울의 종로, 명동, 인사동은 조선의 수도, 한양의 지리적 형태를 추적할 수 있을 정도로 개발되었다. 만약 그곳을 용산처럼 고층화했다면? 따라서 용적률을 제한하여 걷는 도시, 문화 거리로 재생해야 할 곳은 은행동, 선화동이다.

익사이팅 동구, 천지개벽하는 대전 역세권과 동구청

동구청 위치에 아쉬움이 많다. 가오동에 있는 동구청은 동구 중심에 밀려난 외지에 있다. 청사 전면에서는 소통 가능한 광장이 없다. 옆으로 경부선 철로가 있어 앞쪽에는 안산은 없이 주산인 식장산이 버티고 있어 구청과 연계하는 공간 확장이 어렵다. 한 청사 안에 보건소, 의회, 구청이 함께 들어와 성격이 다른 기관의 분권이 없다. 민원인으로서도 혼란스럽다. 무엇보다 대전역세권을 지휘하거나 장악할 위치에 있지 않다. 풍수지리에서 지리(地理)는 천시(天時)에 우선한다. 시계를 돌려놓으면 동구청이 있어야 할 위치는 원동, 인동, 대동, 신흥동 가운데 한 곳이었다.

동구청사

시청, 구청은 지리 중심, 상권을 굽어보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현재 구 충남도청은 좋은 자리이다. 대전역을 마주 보고 있다.

산업사회에 지어놓은 지금의 구청들 위치를 보면 도시권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행정적으로 지역을 나누고 빈 땅에 예산에 맞추어 청사를 지은 것이다. 권력의 성격이 바꾼 오늘날에도 청사는 세력을 장악하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시민 권력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대덕구, 뒤집기 한 판

대덕구의 낙후는 오정동에 위치한 현 구청사에도 이유가 있다. 지금 청사는 1982년 지은 것으로 구청의 존재감이 없다. 주차장과 청사 내 업무공간도 부족하다. 당시 오정동 청사를 추진한 구청장께서는 대덕이라는 지역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하다. 대덕을 산업단지와 신탄진, 대청호를 아우르는 도시로 생각했을 때 동구와 인접한 오정동으로 청사를 지었을까? 공간에서 기세 확보는 중심을 장악하는 것이다.

대덕의 중심은 신탄진 역세권이다. 그러나 신탄진역은 역세권이라는 개념 자체를 가지지 못해 참으로 옹색해졌다. 역 전면에는 문화와 비즈니스가 들어갈 공간이 없다. 현재 대덕구는 연축동 도시개발사업 지구에 청사를 신축‧이전하는 계획을 하고 있다. 연축 지구는 뒤에 산을 등지고(배산) 앞에 강을 보면서(임수) 양옆의 비래동(좌 청룡), 와동(우 청룡)을 거느린 풍수로도 좋은 입지다. 대덕구는 대전에 거의 마지막 남은 부지에 아파트 그만! 사각의 공장동 그만! 하고 혁신을 담는 전위적 디자인의 미래 도시로 만들자.

연축지구에 필자가 상상하는 건축 양식, 두바이 건설을 보면 이 정도 도시 설계는 그다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출처: Rethinking cities of the future: Insight from Steffen Lehmann, Eco-Business

트램, 다핵 연계형 교통 수단

이렇게 구별 도심을 만들면 중핵 거점을 연계할 수 있는 다핵 연계형 광역 공간 구조가 생긴다. 이것에 적합한 생태적 교통수단은 트램이다. 구별 중심지에 트램이 통과하고 정류장별 역세지역은 다시 다핵이 된다. 역세지역에 지식 창조가 이루어지도록 용적률 인센티브와 법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광역시의 중핵이라고 할 수 있는 구별 도심을 강화하면 도시재생, 도시재창조라는 그 다음 과제가 풀린다. 민선 8기 대전시와 구청장의 할 일은 5개 구에 강력한 다운타운, 도심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도심 공간의 확보가 필요하다. 최악은 터가 비었다고 허접한 것들을 잔뜩 집어넣는 것이다. 강남 사람도 명동에 간다. 청담동에 없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2014년 파리의 첫 여성 시장으로 선출된 안 이달고의 핵심 공약 중 하나가 ‘15분 도시’다.

파리 어느 곳에 살든, 주민은 학교, 직장, 가게, 공원, 보건소 같은 생활 편의시설을 도보나 자전거로 15분 안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으로 ‘15분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동차 없이도 일상생활이 가능한 도시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시내 주차 공간의 절반을 없애고, 파리의 모든 길을 자전거로 통행할 수 있도록 정비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달고 시장의 공약은 ‘15분 도시’ 외에 ‘도보와 자전거로 통행하는 푸른 도시’, ‘연대의 도시’, ‘모두가 평등한 파리를 위한 약속’ 등으로 이뤄져 있다. 공약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열쇳말은 ‘생태’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면서 모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한겨레, 21분 도시, 이종규 칼럼 인용)

앞에 언급한 15분 도시, 21분 도시 개념은 대도시 속 자족형 작은 도시, 다핵도시를 말하는 것이다.

대전시 5개 구별로 개성 넘치는 다핵 도심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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