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태 박사의 길벗 명리학] 평범한 삶 속에 행복이 있다.

강경태 박사 승인 2021.09.13 15:21 의견 0

파란 하늘 아래 들판의 곡식들은 무거운 듯 고개를 떨구고 있으며, 가지에 과실들은 곧 떨어질 듯 땅을 향하고 있다. 가을이 되면 모든 만물은 자신의 가치를 뽐내듯 결실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벼화(禾)에 불화(火)를 섞어서 형성된 가을 추(秋)는 火의 열기가 만물에 들어가 만물의 결실을 점점 키우는 작용을 한다. 명리학에서는 가을을 금(金)에 비유하며, 만물의 결실이 점점 키워져가는 과정을 화극금(火剋金)이라 한다. 만물의 입장에서 가을은 결실을 만들어가도록 돕는 계절이다. 적당한 햇빛과 열기 그리고 한기(寒氣)가 조화를 이루어 결실을 더욱더 알차게 만들 수 있도록 기후가 작용한다.

가을은 금기운(金氣運)이 중심이 되는 계절로서 양간(陽干)과 음간(陰干)으로 나누어 보면, 陽干은 경금(庚金)으로 표시하고, 陰干은 신금(辛金)으로 표시한다. 庚金은 덜 익은 열매와 같아서 익어가는 과정이 더 필요한 것과 같고, 辛金은 이미 익은 열매나 곡식과 같다. 이것을 절기(節氣)로 나누면 가을의 중심인 추분(秋分)을 기점으로 秋分 이전을 庚金의 기운에 비유하며, 秋分 이후를 辛金의 기운에 비유한다. 즉 우리의 생활에서 보면 추수(秋收)하기 이전을 庚金으로 보며, 추수하여 창고에 저장하기 시작하는 것을 辛金으로 본다.

庚金을 원석(原石)에 비유하고, 辛金을 한의(韓醫)에서 사용하는 침 또는 상품으로는 최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보석에 비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석은 가공을 해야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되며, 辛金은 이미 가공을 마친 물건으로 더 이상의 가공이 필요하지 않다. 가을은 당연히 화(火)의 열기(熱氣)와 수(水)의 한기(寒氣)가 공존하게 되며, 이때 庚金이면 火의 열기로 金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며, 辛金이면 水의 한기로 이미 만들어진 金을 거두어들여 잘 보관해야 한다.

庚金은 뜨거운 열기를 받아들여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것이 마땅하다. 辛金은 뜨거운 열기를 잘못 받아들이면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에 그치고 만다. 그래서 辛金은 먼저 한기가 필요하며 보호하는 임수(壬水)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庚金은 火의 열기가 첫 번째로 필요한 것이며, 辛金은 水의 한기가 첫 번째로 필요하다.

庚 辛 己 丁 坤
寅 未 酉 亥

이 사주는 어린 학생의 사주이다. 辛金日干이 酉月에 出生하여 丁火의 火剋金을 받고 있다. 지지(地支)에서는 亥未로 木局하여 木生火를 이루고 있다. 辛金이 주의할 점은 火剋金을 받을 때 반드시 壬水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사주는 壬水의 보호를 받지 못하면서 火剋金을 당하고 있으므로 辛金의 가치를 잃게 된다. 다행인 것은 庚金의 도움을 받아 다시 능력을 만들 수 있다. 이 사주의 특징은 실수를 바탕으로 다시 수정을 통해 보완하는 능력을 가졌다. 사회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가지는 경향이라 잘 이끌어줄 주변인물이 필요하다.

2021년은 신축년으로 丁火가 辛金을 火剋金하는 운으로 辛金이 잘못될 수 있다. 庚金이 있으니 교화(敎化)를 받아 자신의 길을 다시 찾아야 한다. 학교에서 잘못된 일에 엮이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한다.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된 모양이다.

“학교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서 이름을 바꾸고 싶대요. 아이의 이름을 개명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사주와 이름을 살펴보니 굳이 이름을 바꿀 필요는 없고 정서적으로 아이를 잘 이끌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아이의 이름을 꼭 바꿀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장래에 무엇을 하면 좋겠습니까?”

“손재주가 있고, 잘못된 것을 보완도 해야 하니 미용 분야 또는 타투를 전문으로 하는 직업을 가졌으면 합니다.”

“어머나, 마침 아이가 타투를 좋아하는데 괜찮겠네요!”

“네. 아주 좋지요. 하지만 약품을 취급해야 하므로 약품 취급에 관한 전문 교육이나 자격증을 반드시 취득해야 합니다. 그러면 문제가 될 소지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丙 乙 丁 ○ 乾
戌 亥 酉 ○

위 사주는 중추(仲秋)에 출생하여 병정화(丙丁火)가 지나쳐서 두 가지 문제점을 일으키고 있다. 첫째는 을목(乙木)이 火에게 기운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에 체력을 고갈시키는 행위를 자신도 모르게 하고 있다. 또 금기운(金氣運)을 멸(滅)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이나 재산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사람은 인공위성에 관련된 개발사업을 하고 있으며, 현재는 적자가 많이 누적된 상황이다.

“남편의 사업이 어떤가 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사업할 팔자는 아닌데 많이 힘들겠습니다. 되도록 사업을 그만하시고 직장생활하기를 권장 드립니다.”

“마침 사업체 인수 제안이 들어오긴 했는데 어떨까요?”

“넘길 수 있을 때 빨리 정리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언제까지 넘겨야 하는지요? 연락 온 곳에서 정확한 답변이 없어서요.”

“기한은 2023년도까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안에 제안이 들어오면 넘겼으면 합니다. 그리고 남편의 건강도 살피셔야 합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요!”

“운동도 운동이지만 기력을 너무 많이 소진해서 문제입니다.”

“아, 맞아요. 죽기살기로 하는 습관을 줄이라고 할게요.”

첫 번째 사주는 경신금(庚辛金)으로 좋은 기운을 가지고 태어났으나 보호해주는 임수(壬水)의 기운을 얻지 못해 화(火)에 의해 辛金이 망가지기 때문에 한 번은 잘못된 길로 가거나, 어려움을 겪은 후에 새롭게 능력을 만들어서 보완해야 한다.

두 번째 사주는 가을에 출생하였으나 본래의 기운인 庚辛金은 없고 庚辛金을 만들기 이전의 목화(木火)로만 되어 있어 연구 중심의 사주로 구성되었다. 또한 金을 만나게 되면 실적을 내야 하는데 木火의 지나침은 金을 잘못되게 하므로 부실이 드러나게 된다.

두 개의 사주에서 보듯이 타고난 기운을 잘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알 수 있었다. 세상을 정글로 인식하는 물질 중심은 인간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어 왔다. 자신의 존귀(尊貴)함보다 타인을 너무 의식하거나 지나친 경쟁심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면 평생을 힘들게 살지 모른다. 무의식적으로 형성된 결핍의 감정이 나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인생에서 가장 슬픈 일은 질투이며(人生最悲哀的是嫉妬), 가장 가련한 성품은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人生最可憐的性情是自卑)이라 하였다.

지구가 지진과 해일을 통해 균형을 잡으려는 것처럼 흔들리는 나의 감정은 마음의 전체 구조가 균형과 조화를 만들려는 현상이다. 자족(自足)할 때 행복은 곁에 머물게 될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나의 감정을 점검하면서 건강한 가을을 맞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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