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백의 복지이야기] 사회복지사

김동백 교수 승인 2021.10.13 15:40 의견 0

사회복지사가 무슨 활동을 하는지에 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던 예전과 달리 오늘날에는 사회복지사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거의 없다. 그로 인해 직장을 갖기 위한 자격증 취득만이 목표가 되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사회복지 현장 속에서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사회복지사들도 많이 있다.

사회복지사가 지나치게 많이 배출되며 현장실습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와 사회복지가 안전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 사회복지사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한다. 사회복지사에게는 사물을 넓고 깊게 볼 수 있는 시각, 그리고 전체성과 개별성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고, 미시실천과 거시실천을 동시에 관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사회적 억압에 대해 좀 더 능동적으로 저항하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하는 사회복지사가 되어야 하며, 또한 제도와 환경의 변화를 만들에 내기 위해 정치적으로 참여하고 연대하는 사회복지사가 될 필요성이 있다.

사회복지사의 가장 큰 장점은 아마 누군가가 나에게 “선생님 때문에 제 인생이 바뀌었어요.”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직업이 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사람을 살리는 의사라는 직업도 있지만, 대신 사회복지사는 마음을 나누는 직업이고, 그 마음이라는 것은 무언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서로 간의 마음이 오고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일이기에 정말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다. 솔직히 대부분의 사람이 사회복지사라고 하면 돈도 많이 못 벌고 맨날 컴퓨터 앞에 앉아서 문서작성을 하거나 가끔 프로그램 같은 것을 만들어 실행에 옮기고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 그런 딱딱한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보통 사회복지사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선한 마음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사회복지사를 하겠다고 생각하는데 그 마음가짐으로는 사회복지사를 하기에는 매우 부족하다. 각종 사회복지사마다 개인의 시점으로 다르게 말하지만 사람을 존중해야 하고 믿어야 하고 전문성도 충분히 있어야 하고 공부도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회복지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만큼 사람을 존중해주는 것도 알아야 하고 그것에 맞게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변화하는 현장에서 아동·청소년, 장애, 의료·정신보건, 상담·노인·여성, 지역, 인권, 행정, 언론·정치, 기업사회공헌 등 사회복지의 다양한 영역에서 뛰고 있는 사회복지사들과 사회복지사로서의 가치관, 직업 정체감, 자기계발과 발전을 위한 노력,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준비, 사회복지 현장의 과제, 사회복지의 미래와 전망 등 현장에서의 실수나 아쉬움도 필요하다.

현장에서 듣는 목소리는 언제나 생생하다. 사회복지에 대해,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사회복지사로 살아왔던 경험에 대해 사회복지사가 풀어 놓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꼭 사회복지사가 아니더라도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또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거나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먼저 사회복지 실천 현장을 경험한 선배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된다.

사회복지사가 주는 도움이란 무엇일까? 사회복지사는 도움이 필요할 때, 그 도움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그분들을 존중하면서 그 자신들이 인생의 주인공인 것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인생의 주인공인 것을 인정해 주고 그들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 ‘사회복지사’이다. 무조건 그 상황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 사회복지만 공부할 것이 아니라 이와 더불어서 인간과 사회, 그야말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을 만나고 공부해야 한다.

요즘은 사회복지사가 아니어도 사회복지를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회복지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옛날에는 밤이 되면 옆집 아주머니가 자신의 집에서 엄마가 올 때까지 잠깐 기다리고 있으라고 야간 보호를 해 주었던 것처럼, 현재 하고 있는 복지사의 일을 조금씩 이웃이 가져가면 사회복지사 역할들이 지역사회 속에 녹아들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하나의 역할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요즘 세상이 험악해서 도움을 주고 관심을 주는 것조차 안 하는 현대인들을 보면서 나도 그렇게 변해가고 있음을 느끼고 세상에 대해 진저리를 치던 나에게 희망을 준다. 꼭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야만 봉사를 할 수 있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큰 도움과 직업적인 봉사뿐만 아니라 이웃에 관한 관심과 도움도 사회복지사 역할을 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복지는 사람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정책이나 경제의 프레임을 변화시키는 것인데, 중심에는 사람이 있고 그건 기업이나 의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사회복지는 상처나 잘못된 것들을 도구를 이용해서 도려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사회복지는 한 가지 방법에만 머무르지 말고 정책, 재활서비스, 경제, 후원 등의 서비스를 포함하여 지역주민과의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

때문에 사회복지는 모든 것들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하는 측면에서 종합예술이나 종합선물세트라고 생각한다. 사회복지에는 따스함과 인간의 정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사회복지는 꼭 필요하다. 사회복지가 필요한 순간부터 사회복지가 끝나는 순간까지 꼭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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