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전문가 칼럼] 신뢰를 쌓자

김종진 작가 승인 2021.10.13 15:46 의견 0

김종진 동화작가, 시인, 심리상담사
여락인성심리연구소 소장
저서 <인성으로 성공하라>, <똥차라고, 내가?>, <엄마 제발> 외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묻는다면 단번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가, 다른 질문으로 “내가 누군가에게 신뢰받는 사람인가?”에 대한 답을 우물쭈물하지 않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도 생각해 보자.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사람에게는 무엇이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지해주고 응원해주기 마련이다.

신뢰의 중요성은 코로나19의 혼란스런 상황을 겪으면서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팬데믹 상황이 전개된 가운데 세계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들이 신뢰를 흔들고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2021년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전반적으로 신뢰 하락이 가속화되면서 11개국의 신뢰 지표가 5% 떨어졌다고 한다.

논어 안연편에 자공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는 먹을 것을 풍족하게 하고, 군사력을 풍족하게 하고 백성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곧 정치라고 했다. 부득이하게 반드시 하나를 버려야 된다면 첫 번째가 군사력이었고, 다음은 먹을 것이라고 했다. 굶어서 죽든 전쟁이 나서 죽든 모든 인간은 죽지만 정치에 대한 백성의 믿음이 무너지면 나라가 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신뢰는 정치에서뿐만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고 성공으로 가는 밑거름이다. 공자는 신뢰를 결국,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신뢰는 만든다고 하지 않고 ‘신뢰를 쌓는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쌓는다는 것은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일관성이 없다면 사람을 신뢰할 수 없다. 동기 심리학에서 신뢰를 쌓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먼저 상대에게 이익을 주어라. 자기 것만 챙기려는 이기적인 사람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전문성과 능력을 갖춰라. 리더의 입장이라면 특히 중요한 말이다. 또 상대방의 미래 목표에 관심을 가져라. 상대방의 미래까지 챙긴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요즘 학생들과 ‘가치카드’로 수업 중이다. 자신이 뽑은 카드로 먼저 뜻을 파악하고 낱말로 이루어지는 가치를 알고 일주일 동안 그 가치를 실천하는 것을 숙제로 하고 있다.

내가 ‘신뢰’ 카드를 뽑고 학생들과 신뢰 얻는 방법과 신뢰 잃는 방법 게임을 했다. 학생들은 신뢰를 얻는 방법보다는 신뢰를 잃는 방법을 더 많이 이야기했으며 더 재미있어했다. 신뢰를 잃는 행동에는 거짓말하기, 욕하기, 숙제 안 하기, 수업 방해하기, 친구 흉보기, 따돌리기, 잘난척하기, 무책임하기, 큰소리치기, 선생님께 고자질하기, 이랬다저랬다 하기, 얌체 같은 행동 하기, 약속 안 지키기 등이 있다. 내용을 뒤집어 신뢰를 얻는 법을 학생들에게 배운다.

유대인으로 독일계 미국인 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자신을 신뢰하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들에게 성실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먼저 자신을 신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요즘, 개인과 개인 사이의 사소한 믿음이 불안정한 상태는 물론이거니와 온라인상에서 조작 정보에 대한 인식과 허위 정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 정부, 기업, NGO, 미디어 등 주요 사회 주체에 대한 신뢰가 잘 쌓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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