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석의 단상] 대인배와 양아치의 차이

홍경석 편집위원 승인 2021.11.10 15:25 의견 0
편집(이미지 더블클릭)
[홍경석의 단상] 대인배와 양아치의 차이

코로나19가 장기화와 지리멸렬의 길목에 서 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사람들치고 스트레스를 겪지 않는 분은 없다. 스트레스(stress)는 인간이 심리적 혹은 신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느끼는 불안과 위협의 감정을 의미한다.

그런데 스트레스는 인간의 모든 삶의 영역에 존재하기에 누구도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는 한계와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참 안 좋은 것은 우리가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면 이에 대한 신체 반응으로 자율신경계의 교감부가 활성화되고, 응급상황에 반응하도록 신체의 자원들이 총동원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또한 지속적인 피로와 권태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며 내·외적인 위협 요소를 내포하고 있어서 문제가 된다. 그렇다면 어떡해야 당면한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을까. 아주 간단하다. 지난 10월 말에 끝나긴 했으나 유림공원의 ‘국화 전시회’를 구경하면 되었다.

유림공원 외 유성구 관내 여러 곳에서 동시에 열린 국화 전시회는 10월 2일부터 시작되었다. 코로나19의 습격 이전엔 매년 유림공원에서 성대하게 열렸으나 인파의 집중 현상을 우려하여 작년부터는 유성구 각 곳에서 분산 전시하는 ‘슬기로운 국화 구경 생활’ 현상으로 바뀌었다.

대전시 유성구 어은로 27에 위치한 유림공원은 이인구 전 계룡건설 명예회장님이 생전에 사회공헌사업으로 기증한 ‘도시 숲’에서 태동했다. 고인께서는 희수(77세)를 기념해 사회공헌사업을 구상하다 당시 박성효 대전시장과 의기투합하여 봉명동 일대에 사재를 들여 2007년 10월부터 3년여 동안 5만 7,400㎡ 규모 공원을 직접 조성해 시민 품에 안겼다.

고인은 한국전쟁에 참전해 육군 중령으로 전역한 뒤 1970년 계룡건설을 창업했다. 그리곤 대전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고인께서는 13·15대 국회의원과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냈으며, 계룡장학재단을 설립해 지역인재 양성에도 솔선하여 진정 사회적 귀감이 되신 분이다.

덕분에 유림공원은 지금도 4계절 수목과 인공호수, 유림정, 수변 데크, 문학 테마 도서관 등을 갖춰 도심 속 나들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철따라 국화축제, 사생대회, 시민 캠페인 등 다양한 이벤트의 중심으로도 사랑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림공원을 찾을 적마다 축적한 부를 어찌 쓰느냐에 따라 만고에 기탁자의 명성이 빛남을 새삼 발견할 수 있다. 아울러 대인배와 양아치의 차이까지를 느낄 수 있음은 물론이다.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게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사건이다. <화천대유>라는 직장에서 겨우 6년 동안 일한 대리 직급에게 퇴직금으로 무려 50억 원이나 지급했다는 부분에서 세인들은 충격을 넘어 멘붕의 상태까지 빠졌다.

그뿐만 아니라 모 전 특별검사의 인척이자 분양대행업체 대표에게는 100억 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다. 고작(?) 8,721만 원을 투자해 무려 1,007억 원이나 배당받은 것으로 알려진 남 모 변호사는 미국으로 출국하여 소위 ‘먹튀 논란’까지 불러왔다.

여기서 우린 힘들게 축적한 부를 흔쾌히 나눈 조선의 인삼 거상 임상옥과 제주 의녀 김만복, 경주 최부잣집의 전설을 떠올리게 된다. 유림공원을 쾌척한 이인구 전 회장님은 분명 대인배(大人輩)였다.

반면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사건에 연루된 자들은 분명 양아치만도 못한 족속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양아치는 폭력배들도 극히 싫어하는 최악의 폄훼 표현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청풍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