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기 칼럼] 나는 친절한 사람이 좋다

이창기 교수 승인 2021.11.10 15:30 의견 0

이창기 객원교수(한국장애인멘토링협회 총재)

나는 친절한 사람이 좋다. 늘 웃는 얼굴에 다정한 말씨, 그리고 항상 앞선 행동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그런 사람이 좋다. 필자가 단골로 가는 식당이나 상가에는 반드시 친절한 종업원이나 사장이 있다. 물론 식당은 맛도 중요하고 상가는 가성비가 좋아야 하지만 같은 값이면 친절한 사람이 있는 곳을 자주 가게 되는 건 인지상정일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 주변에 친절한 종업원이 서비스하고 있는 식당이 하나 있다. 그분은 언제나 똑같은 미소와 말씨와 행동으로 손님들에게 감동을 준다. 가끔은 개인적으로 힘든 삶일 텐데 어떻게 웃음을 잃지 않고 친절할 수 있는지 불가사의할 지경이다. 분명히 개인적으로는 아픔도 있을 수 있고 식당 노동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더구나 가끔은 진상 손님도 있을 터인데 늘 변함없이 누구에게나 친절을 베푼다. 그렇다고 다른 종업원에 비해 더 많은 급여를 받지도 않을 것이다. 그 대신 사장의 신임이 두터울 것이고 사장 입장에서는 믿고 맡길 만큼 든든한 가족 중의 하나라고 여길 것이다. 그러다가 현대의 정주영 회장처럼 가게를 물려받아 성공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의도로 친절한 건 아니고 몸에 밴 직업정신의 발로라고 보인다. 물론 직장에서는 친절한 사람이 가정에서 친절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대부분은 가정에서 친절한 사람이 밖에 나와서도 친절한 법인데 말이다. 밖에서만 친절한 사람은 직업의식의 발로이거나 가족들에게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이 있기 때문일 수 있다. 가끔 가족은 서로에 대한 기대가 지나쳐서 실망하거나 함부로 대해도 나를 이해해줄 거라는 ‘내 편 의식’ 때문에 거친 말과 행동이 튀어나온다.

어쨌든 친절한 서비스를 받게 되면 기분 좋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도 상대에게 친절하지 못한 사람은 학습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친절은 마치 사랑과 같아서 먼저 나에게 친절해야 하고 그 다음 내 가족들에게 친절해야 하고 나아가 이웃들에게도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 친절한 사람은 자신의 이익보다는 상대의 이익을 더 챙기는 사람이다. 내 몸이 힘들고 고단해도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데서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이 친절한 사람이다. 그래서 친절은 자신의 행복감을 높이는 묘약이기도 하다. 힌두 금언에 따르면 ‘너의 행복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데 있다’라고 전한다. 이처럼 친절이 가져다주는 이로움은 자기 인식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점이다. 내가 친절한 행위를 하게 되면 자신을 이타적이며 자비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새로워진 정체성은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자신감, 낙관주의, 자신이 유용한 존재라는 느낌을 강화해줄 수 있다. 대부분의 자원봉사자가 자원봉사를 통해 우울증은 감소하면서 행복감은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를 ‘헬퍼스 하이’ 즉 도와주는 사람이 느끼는 행복감이 극대화되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친절은 상대가 마음을 열게 하는 긍정적 행동이다. 그러므로 내가 행복해지는 가장 좋은 길은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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