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기 칼럼] 숫자 3으로 보는 세상의 진리

이창기 교수 승인 2022.06.07 14:34 의견 0

수학이 만물의 원리를 해석하듯 숫자는 인간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래서 나라마다 좋아하는 숫자도 다르다. 서양사람들은 럭키 세븐, 7을 좋아한다. 7을 좋아하는 서양인들은 천지창조에 7일이 걸렸고 천상의 하모니가 7음계에서 완성되는 것에서 그 렇지 않을까 싶다. 또한 7은 1에서 10까지의 숫자에서 연결과 단절의 역할과 균형을 이루는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법도 하다. 중국사람들은 8자를 좋아한다. 여덟 8자는 한자로 보면 점차 번영하는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싫어하는 숫자도 있다. 동양에서는 죽을 4라는 숫자를 나쁘게 생각하고 서양에서는 13일이라는 숫자를 불길하게 여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숫자를 좋아하는가? 아무래도 3자를 복이 있는 숫자라 여기는 것 같다. 그래서 인생에 있어 성공의 기회는 세 번이 온다거나 삼시세판이라 하여 세 번 경쟁을 해서 두 번 이기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문화를 지니고 있다.

그러면 지금부터 3이라는 숫자로 세상의 이치와 인생의 지혜를 찾아보기로 하자. 우선 우주는 天과 地와 人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세상을 지배하려는 자는 天時를 알고 地利를 얻어 人和를 도모해야 한다. 인간의 본질은 靈과 魂, 그리고 肉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건강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영성을 깨닫고 지식과 경험으로 영혼을 채우며, 운동으로 육체를 튼튼하게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세상에 없는 것 세 가지를 꼽으라면 정답이 없고 비밀이 없고 공짜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인생을 행복하게 해주는 세 가지 진리는 첫째,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 둘째, ‘현재를 즐겨라(Carpe Diem)’, 셋째, ‘내 삶을 사랑하라(Amor Fati)’이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은 나를 지탱한 열정 세 가지로 사랑의 갈구, 진리의 추구, 인간의 고통에 대한 연민이라고 설파했다. 그런가 하면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행복의 세 가지 조건으로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지금 하는 일’이 있으며 ‘희망이 가득한 미래’가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신이 주는 참다운 삶의 지혜는 사랑하면 사랑받고, 경청하면 지혜가 열리고, 성실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모두 성공을 원하는데 일본 기업가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성공의 세 가지 비결로 ‘가난했던 것’, ‘허약했던 것’, ‘못 배웠던 것’이 자신을 오늘에 이르게 했다고 한다. 어떤 이는 살아가면서 좋은 버릇 세 가지로 부정보다는 ‘긍정의 마음버릇’, 비난과 불평보다는 ‘칭찬과 감사의 말버릇’, 찌푸린 얼굴보다는 ‘항상 웃는 몸버릇’을 추천한다. 티베트 속담에 장수의 세 가지 비결로 ‘먹는 것은 절반으로, 걷는 것은 두 배로, 웃는 것은 세 배로’ 하라고 알려준다. 또한 세 가지 만남의 복이 있는데 부모와 스승과 배우자를 일컫는다. 끝으로 죽음을 맞이해서 불행한 사람은 ‘껄껄걸’하고 죽어 간다고 한다. 살면서 ‘많이 참을 껄’, ‘많이 베풀 껄’, 그리고 ‘많이 즐길 껄’ 하고 말이다. 죽을 때 나 혼자 하하하 웃고 주변 사람들은 울어줄 때 진짜 멋진 삶을 산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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