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부부일심동체(夫婦一心同體)

김형태 박사 승인 2022.06.07 14:42 의견 0

매년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에서다. 촌수를 따진다면 부부는 무촌(0촌), 부모 자식은 1촌, 형제자매는 2촌, 아버지의 형제들(삼촌, 고모)은 3촌, 3촌의 자녀들은 4촌…… 이런 식으로 퍼져나간다. 최초의 인간관계인 부부가 기본이다. 내외간 정분이 두터우면 자식들도 귀엽고 사랑스럽고 부부 사이가 기쁘지 않으면 자식들도 예쁘지가 않은 법이다. 그래서 성경, 불경, 유교 서적들 모두 부부의 대의(大義)를 강조하고 있다. 몇 개만 골라보자.

① 결혼은 젊어서 하면 너무 이르고 나이 들어 하면 너무 늦다(Diogenes).

② 결혼은 새장과 같은 것이다. 밖에 있는 새들은 쓸데없이 새장 속으로 들어가려 하고, 속에 있는 새들은 쓸데없이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몽테뉴/Montaigene).

③ 좋은 결혼이 극히 적은 것은, 그것이 얼마나 귀중하고 위대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증거다(몽테뉴/Montaigne).

④ 결혼하는 것이 좋은가? 하지 않는 것이 좋은가? 그 어느 쪽이든 당신은 후회할 것이다(Socrates).

⑤ 불행한 결혼의 대부분은 당사자 한 사람이 연민의 기분에서 결혼할 마음이 생겨 한 결혼이다(몽테를랑/Montherlant).

⑥ 가시가 무서우면 장미는 꺾지 못한다. 거절이 두려우면 아름다운 아내를 맞이하지 못한다(프랭클린/Franklin).

⑦ 사랑은 사람을 맹목적으로 만들지만, 결혼은 시력(視力)을 되찾아 준다(리히텐 베르크/Lichtenberg).

⑧ 결혼은 자기와 동등한 자와 해야 한다. 자기보다 뛰어난 상대는 반려자가 아니라 주인을 구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클레오블루스/Cleobulus).

⑨ 결혼의 성공은 적당한 짝을 찾는 데 있는 것보다 적당한 짝이 되는데 있다(텐드우드).

⑩ 다만 돈만을 위하여 결혼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없고, 다만 사랑만을 위하여 결혼하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일은 없다(존슨).

⑪ 가능한 한 빨리 결혼하는 것이 여자의 비즈니스요, 가능한 한 늦게까지 결혼하지 않는 것이 남자의 비즈니스다(버나드 쇼오).

⑫ 행복한 결혼이 되려면 남편은 귀머거리, 아내는 장님이 되어야 한다(태버너).

⑬ 결혼생활, 그 험한 해원(海原)을 넘어가는 나침반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하이네).

⑭ 3주 동안 서로 연구하고, 3개월 동안 서로 사랑하고, 3년 동안 결혼한다(텐/Taine).

결혼의 유통기한을 말하는 것 같다. “3년 동안은 유지한다.”가 맞을 것 같다. 3년이 지나면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가정은 작은 사회다. 작지만 매우 복잡한 조직이다. 그래서 부부는 직장인처럼 기획하고, 영업하고, 정치하라고 충고하는 이가 있다. 옛날에 서로 소통·화합하지 못하는 가정을 일컬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목성에서 온 시어머니”란 말이 있었다. 생각하라.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같은 여자라고 생각하지 마라. 시어머니는 같은 여자가 아니라 시어머니일 뿐이다. 역사에서 혼인제도를 보면 고구려에선 서옥제(壻屋制)였다. 사위가 처갓집에서 머무는 제도였다. 여러 해 후에 분가 독립케 했다. 췌서제(贅壻制)로서 데릴사위제도다. 솔서제(率婿制)는 자식 낳을 때까지만 처가에 머무는 제도요, 예서제(豫壻制)는 결혼 전에 미리 처가에 가서 일정 기간 사는 제도라 일정 기간 후 본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남귀여가혼(男歸女家婚)이라 하여 조선 초기까지 이어 오다가 조선 4대 세종 때에 제동이 걸리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율곡의 아버지 이원수도 20년간 강릉에서 처가살이를 했고, 이순신 제독도 처가살이를 하면서 조선 최고의 명궁(名弓)인 장인에게 활쏘기를 배웠다. 지금은 아버지와 장인이 똑같아지고 친정엄마와 시어머니가 똑같아지고 있다. 이는 바람직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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