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환의 골프이야기] 명품처럼 비싼 골프복 입는 이유

육동환 편집위원 승인 2022.07.12 16:02 의견 0

최근 몇 년간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등산복이 주름 잡고 있었고 아무 데서나 등산복을 입어서 문제일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운동을 위한 기능성에 패션까지 더한 골프웨어가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골프복 시장 규모가 올해 6조 3000억 원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20년 대비 10% 이상 성장한 규모다. 골프복 시장 트렌드도 더 비싸고 희소하면서 MZ세대 위주로, 캐릭터나 로고로 뚜렷한 개성을 갖춘 브랜드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 골프복 시장 세계서 가장 크다고 한다. 지난 10일 CJ ENM은 프리미엄 골프웨어 ‘바스키아 브루클린’의 2022 가을·겨울시사회 행사를 열어 국내 골프복 시장 특성과 올해 골프웨어 트렌드를 발표했다. “단일 국가 기준으로 사실상 한국의 골프복 시장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2030 초보 골퍼와 여성 골퍼가 대거 유입되며 골프복을 명품처럼 소비하는 트렌드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별도의 골프 복장이 없는 미국·유럽과 달리 한국과 일본은 골프복 카테고리가 유난히 발달한 특성을 보인다”며 “골프를 스포츠로 여기는 미국·유럽과 달리 한일 두 나라는 골프가 비즈니스와 연결된 ‘문화’로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골프복 시장 규모는 2018년 4조 2000억 원에서 2020년 5조 1250억 원으로 커졌고, 올해는 6조 335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한국 골프복 트렌드를 세 가지 핵심어로 요약했다. 첫 번째는 명품 못지않은 가격 정책과 희소성을 의미하는 ‘뉴 럭셔리’다. 남과 똑같은 옷을 입기 싫은, 필드 위 나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면서 골프복 생산 방식이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변화해 가격이 비싸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두 번째는 ‘캐주얼라이징’이다. 기존 골프복이 격식을 갖춘 운동복 스타일이 많았다면 점차 기존 문법을 파괴한 비정형적 스타일의 골프복이 주목받는다는 의미다. 골프복 시장의 신흥 구매 고객으로 MZ세대가 대거 진입하면서 생겨난 변화다. 이들은 중장년층이 즐겼던 전형적인 골프복이 아닌 후드 티셔츠나 니트, 반바지 등 변주된 스타일의 골프복을 선호한다.

마지막으로 ‘아이코닉 디자인’이다. 명품처럼 캐릭터나 로고 등 한눈에 봐도 브랜드를 분별할 수 있을 만큼 정체성이 뚜렷한 브랜드가 인기를 얻는 추세다.

실제 최근 골프복 시장에서 고가 하이엔드 골프복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필립플레인 골프웨어를 선보였고,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피레티·혼가먼트는 럭셔리 브랜드 집결지인 서울 강남의 신사동·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대표매장)를 내 하이엔드 골프복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J ENM도 대표 라이선스 ‘바스키아’를 활용해 럭셔리 골프복 시장에 신규 진입한다. ‘바스키아’를 3개의 브랜드로 다각화해 2016년부터 전개하고 있는 ‘바스키아 골프’ 외에 프리미엄 라인 ‘바스키아 브루클린’, 캐주얼라인 ‘장 미쉘 바스키아’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바스키아 브루클린은 기존 TV 홈쇼핑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해온 바스키아 골프와 달리 백화점 및 패션 전문 플랫폼을 중심으로 유통할 예정이며, 자사 채널인 TV 홈쇼핑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 하이엔드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전략이다. CJ ENM은 이들 바스키아 3개 브랜드로 2023년까지 누적 판매액 4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커머스서도 골프 매출 쑥

12일 e커머스 업체 오케이몰에 따르면 지난 5월의 골프 카테고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2% 증가했다. 특히 골프 모자와 벨트 등 골프 잡화의 매출 성장세가 446%로 가장 상승률이 높은 품목으로 꼽혔다. 골프 의류와 골프화도 각각 148%, 59% 증가했다.

골프 의류 카테고리에서는 여성용 골프 의류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남성 골프 의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0% 성장한 데 비해, 여성 골프 의류는 324%의 폭발적인 매출 증가를 이뤘다. 오케이몰 관계자는 “코로나19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골프를 즐기는 빈도가 늘어난 것이 골프 카테고리 매출 성장세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골프 카테고리를 강화해온 명품 커머스 머스트잇도 올해 1분기 골프 부문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7배 증가했다. 1~2월은 다가올 골프 시즌을 준비하는 고객들에 의해 골프 상품 구매 건수가 증가했고, 3월부터는 본격적 골프 시즌이 시작되면서 구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3월의 경우 1년 전에 비해 거래액 증가율이 약 26배에 달했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골프 열풍과 명품 소비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럭셔리 스포츠 브랜드에 대한 전 연령층의 관심이 폭증했다”며 “본격적인 야외 활동 시즌이 시작된 데다 거리 두기 규제까지 해제되면서 관련 상품들의 거래액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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