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무의 쌈지경영] 왜 로또를 육사오(6/45)라 할까?

조병무 편집위원 승인 2022.09.07 11:17 의견 0

전구를 ‘불알’이라고 말하는 북한에서 로또는 어떻게 불릴까? ‘육사오’라고 한다. 로또 당첨 숫자인 ‘45개 중 6개’를 의미해서다. 8월 24일 개봉한 영화의 제목으로 등장한 ‘육사오’는 조만간 신조어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듯 새로운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머선129’는 ‘무슨’을 뜻하는 ‘머선’과 ‘일이고’를 뜻하는 숫자 ‘129’가 합쳐진 말이다. 분위가 어수선하거나 어떠한 상황이 심상치 않을 때, 혹은 황당하거나 당황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때 상대방에게 유머 있게 묻거나 스스로 반문할 때 주로 사용된다고 한다.

‘무물보’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의 줄임말이다. ‘남아공’은 ‘남아서 공부나 해’, ‘주불’은 ‘주소나 불러’, ‘어쩔티비’는 아이들 사이에 가장 많이 쓰는 말인데, 상대방이 듣기 싫은 말을 하거나 대답하고 싶지 않거나 귀찮을 때 ‘어쩌라고요, 텔레비전이나 보세요’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쿠쿠르삥뽕’은 상대방의 행동이나 말을 비웃을 때 쓰는 비꼬는 표현으로 ‘ㅋㅋㅋㅋㅋ(비웃는 소리)’, ‘ㅋㅋ루삥뽕’, ‘크크루삥뽕’과 같이 쓰인다.

‘쉽살재빙’은 ‘쉽게만 살면 재미없어 빙고’, ‘좋댓구알’은 ‘좋아요, 댓글, 구독, 알림 설정’을 요청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알잘딱깔센’은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를 줄인 말로 외계어 같은 신조어다. ‘삼귀다’는 ‘사귀다’의 전 단계를 말한다. ‘아직 연인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 가까이 지낸다’는 뜻으로 2015년 신조어로 뽑히기도 했다. 귀엽다는 말을 숫자로 표현하면 ‘5959(오구오구)’, ‘700(‘귀여워’의 초성인 ㄱㅇㅇ와 모양이 비슷함)’이다.

‘킹리적갓심’은 ‘합리적으로 의심할 만하다’는 뜻으로, 킹(King) + 합리적 + 갓(God) + 심(心)이 합쳐진 말이다. ‘킹’과 ‘갓’을 함께 쓴 것은 강조를 의미한다. 따라서 의심이나 의혹의 수준을 넘어 확신을 강조한 최상급 표현이라 볼 수 있다. ‘킹받네’는 ‘엄청나게 열받네’, ‘킹고파’는 ‘엄청나게 배고프다’는 의미다.

‘만잘부’는 ‘만나서 반가워, 잘 부탁해’라는 뜻으로 인터넷상에서 채팅을 통해 인사할 때 간편하게 쓰는 줄임말이다. ‘반모’는 오픈 사전에 등재되어있는 단어로 반말의 ‘반’과 모드의 ‘모’를 따와서 만들었다. 보통 인터넷상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반말을 하자는 뜻으로 서로 말을 편하게 하자는 의미다.

여기에 각종 상품이나 홍보물에 표기하는 외국어도 범람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읽기는 하지만 뜻을 제대로 이해 못 하는 실질 문맹자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읽는 문장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실질 문맹률이’ 75%에 이른다고 한다.

‘독서’가 실질 문맹률을 퇴치하는 명약이라 하니 올가을 신 문맹자 탈출 계획을 세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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