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칼럼] 나눔을 실천하는 봉사

김종진 작가 승인 2022.09.08 14:41 의견 0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수많은 경제학자에게 영감을 준 대표 고전이다. <국부론>에는 우리가 빵집에서 빵을 먹을 수 있고, 정육점에서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다. 빵이나 고기는 빵집 주인이나 정육점 주인의 자비로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들이 자기 이익에 충실하기 때문에 먹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애덤 스미스의 설명은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자본주의의 기초가 되었다. 인간은 자기 이익 때문에 움직인다. 자기 이익이 없다면 새벽에 일어나 출근할 일도 없을 것이고, 밤늦게까지 일할 이유는 없어진다. 애덤 스미스가 말했듯 자기 이익에 충실한 건 나쁜 게 아니다. 나쁜 건 자기 이익을 위해 법을 어기는 행위이다.

우리는 좋든, 싫든 자기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하나 있다. 바로 ‘봉사’다. 봉사는 겉으로는 시간, 비용 등을 손해 보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 많은 종류의 봉사를 하고 있다. 매슬로 5단계 ‘자아실현’의 이론을 떠나 사람은 봉사를 통해 인격이 완성된다고 생각된다.

인성교육에서도 봉사를 빼놓을 수 없다.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은 봉사활동은 자발적이기 보다는 학교에서 요구하는 봉사 점수를 받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봉사활동은 진정한 봉사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현실 개선을 위해 모두가 나서야 할 때다. 어릴 때부터 부모를 따라 즐거운 봉사활동을 한 경우는 다르다. 학교 숙제라 느끼지 않고 자신의 재미있는 놀이라고 생각하면 즐거울 것이다. 고사리손으로 남을 돕는 일을 하여 칭찬을 받고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면 그 아이의 삶의 방향은 보통의 친구들과는 다를 것이다. 남다르다는 느낌을 받으며 자신과 남, 사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 것이다.

토요일마다 한 번씩 모두 목욕 봉사를 다니는 가족이 있다. 장애인들을 벗기고 씻기노라면 온 몸에 땀이 흐른다. 몇 시간의 활동으로 몸은 녹초가 되지만 마음은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한다. 경험을 해 본 사람들만이 기분을 안다. 이 가족의 초등학교 3, 4학년인 자녀들은 어릴 때부터 남을 돕는 것이 기쁘다는 것을 스스로 체험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어른들과 함께 봉사하면서 칭찬을 받게 되고 그것이 좋은 일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 이렇게 가족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 봉사활동은 더욱 건강한 가정,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아이들에게 목적이 있는 일이라기보다는 즐거운 놀이라는 느낌을 받도록 해야 한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마더 테레사, 아프리카의 천사 이태석 신부, 간디, 나이팅게일이나 큰 업적을 남긴 세계적인 봉사활동가 예는 많다. 연예인들의 봉사나 기부도 매스컴의 1면을 장식하여 청소년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도 한다. 봉사활동은 무엇보다도 나로부터 비롯되는 선한 영향력이 되어야 한다. 크고 작음보다는 성의와 애정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한다. 부모가 나서서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줘라. 시간 여건이 허락되지 않으면 기부, 헌혈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찾아보면 많다. 혼자 할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하자. 현 교육시스템은 학생들에게 점수를 위한 봉사활동을 요구하지만 그 안에 보석이 있다고 생각하자. 자녀에게 봉사를 통해 보석을 찾게 도와주자. 자기 이익에 빠져 사는 요즘, 봉사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행동이다. 자녀의 바른 인성을 위해 봉사의 참맛을 알려줘라.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널리 알려서 많은 사람들에게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그러면 세상은 점점 더 따뜻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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