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동안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았던 ‘대전국민은행 강도살인사건’ 그 해결의 주역들 -대전경찰청 형사과 중요미제사건전담수사팀

‘하나 물면 끝까지 놓지 않는다’…21년 기다려온 진실, 뚜껑 열었다.
용의자 확정 지은 날, 팀원들 다 같이 ‘만세’ 불렀다

정여림 작가 승인 2022.11.04 16:36 의견 0

인터뷰: 미제사건수사팀원 전체

박종수 경감(1996년 입사), 석보현 경감(98년 입사), 지충영 경위(99년 입사), 이효석 경사(2014년 입사)

미제사건수사팀원

21년 동안 장기미제로 남아있던 대전 국민은행강도살인사건이 대전경찰청 형사과 중요미제사건전담팀원의 끈질긴 집념과 추적으로 그 진실이 드러났다. 팀은 지난 8월 이 사건의 용의자 두 명을 긴급 체포하는 쾌거를 이루었는데, 국민들은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 경찰의 존재 이유와 정의를 실현하려는 국가의 의지 또한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사건 해결의 선봉장, 오랜 잠복과 지리한 수사 과정을 견디며 오늘의 결과를 이끌어 낸 미제팀의 ‘거인’ 4인. 이들을 어렵게 만나는 기회를 본지 ‘청풍’에서 최초로 얻었다.


5, 6년… 한 사건만 잡아 파고, 매달리는 미제팀…그들의 기질적 DNA는 미제팀에 최적화돼 있었다

2011년 대전경찰청 형사과 중요미제사건전담수사팀(이하 미제팀)이 발족한 해부터 근무해 지킴이 격인 석보현 경감. 이 미제팀에 박종수 팀장과 지충영 경위, 이효석 경사가 지난해 초 새로 부임해 네 명이 한 팀을 이루었다.

박종수 경감이 먼저 취재진을 밝게 맞아, 경찰청 회의실로 안내했다. 얼마 뒤, 덥수룩한 사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팀원 셋이 들어섰다. 무심한 얼굴로 회의실 탁자에 둘러앉은 그들은 자신들의 치적을 세상에 드러내 공명심을 얻고자 하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는지 취재진을 거북해했다. 박 팀장이 어색한 분위기를 간파한 듯 분위기를 풀어보려 좌중에 한마디 농담을 던졌다.

“저기… 기자님, 저와 제일 오른쪽에 앉은 우리 막내 이 경사, 우리 둘은 성격이 좋은데, 가운데 앉은 동년배 저 둘은 성격이 좀 ‘더러우니’ 참고하세요. 하하.”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 주시는 박 팀장의 너스레가 반가워 기자도 따라 웃었지만 나란히 앉은 경찰관들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있었고 그 입도 쉬이 열리지 않았다.

경찰서에 근무하게 되면 일주일에도 서너 건씩 사건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며 결실을 느낄 수 있는데 여기, 미제팀은 길면 5년에서 6년 동안을 한 사건만 잡고 파고 매달리며 ‘암흑 속에서 바늘을 찾는 것’처럼 지난한 작업에 전념해야 한다. 한가지 사건에 몰입해 일관성으로 초집중하는 일의 지루한 연속 작업을 그들은 스스로 지원했다.

어떤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할까 고민하다, 첫 질문으로 ‘미제팀에 지원하게 된 동기’를 물었다. 인터뷰를 이어갈수록, 그들은 남다른 집중력과 강한 소명의식의 DNA를 지닌 천상 미제팀의 경찰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혹 앞에서는 그 의심이 풀릴 때까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올곧은 그 끈기는 미제팀원의 필수요소였다.

‘대전국민은행 강도살인사건’ 개요

2001년 12월 21일 대전 서구 둔산동 옛 국민은행충청지역본부,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출납과장 사살 후 3억 원이 든 현금 가방 탈취 도주

2001년 12월~2002년 12월까지 충남경찰청 수사본부 설치되었으나 미궁에 빠짐

2011년 12월 대전경찰청 중요미제사건전담수사팀에서 사건 인수, 수사 재개

2017년 10월 국과수로부터 2015년 충북소재 불법게임장 현장 유류물에서 검출된 유전자와 국민은행강도살인사건 유전자가 동일하다는 감정 결과 회신

2022년 2, 3월 게임장 출입 가능성 있는 1만 5천여 명 대상 범행 연관성 확인 및 유력 용의자 특정

2022년 8월 25일 용의자 1인 검거 후 진술 통해 용의자 1인 추가 검거(사건 발생 7553일 경과)

■ 지난한 수사의 과정과 긴박한 검거

Q 2015년 충북 소재 불법게임장 현장 유류물에서 검출된 유전자와 국민은행사건 용의자의 유전자가 동일하다는 국과수 감정결과를 받았는데, 게임장 출입 가능성이 있는 1만 5천 명의 많은 수사대상자들의 수사 과정은?

A 박종수 팀장: 1만 5천 명의 수사대상자를 추리고 압축하는 과정을 거쳤다. 먼저 서류상으로 보면서 우선순위를 두고 인원을 압축했고, 여성 배제, 인상착의 배제, 연령 배제 등의 단계를 거쳤는데, 자세한 것은 수사공학적인 것이라 밝히기 어렵다. 이후 주변인 조사. 증거 확보, 보강수사 등의 추적 끝에 올 2월 용의자를 특정 지을 수 있었다.

박종수 팀장


Q 지난 8월 25일 범인을 긴급체포했을 때의 심정은 어땠나?

A 박종수 경감: 올 2월부터 용의자를 특정해 알고 있었고, 검거를 준비해 왔기에 특별히 그날의 감흥은 없었다. 일을 하다 보면 여러 불안감이 생긴다. 용의자를 확정 짓는 날 희열을 맛보고, 검거하게 되면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또 다른 문제에 맞닥뜨린다. 이번에 용의자를 확정지은 순간에는 팀원들이 모두 ‘만세’를 불렀다.

석보현 경감


A 석보현 경감: 검거 현장에서 영장을 보여주니 용의자들이 바로 시인하는 듯 보였다. 체포 당시는 6명의 경찰이 에워싸서 검거했다. 용의자의 표정은 넋 나간 듯이 멍하다가 나중에 당황스러운 표정이 됐다. 21년 전의 범행이지만 잊히지는 않아, 늘 불안한 마음은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

지충영 경위: 이번 용의자를 검거할 때 미제팀은 물론 타 부서의 지원을 받았다. 검거 시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으니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수사 시 안전을 가장 우선 추구해야 한다. 경찰이 상해를 입었다면 상대방은 더 많이 다쳤다고 본다. 수사가 잠복‧미행 중심이라 수사 대상자와 몸으로 부딪힐 경우는 많다.

■ 범인 같다고 느낌이 와 수사를 밤낮 했는데… 아닌 경우, 허탈감이 밀려온다

Q 경찰청 모든 부서가 쉽지는 않겠지만 ‘미제팀’만의 고충이 있다면?

A 박종수 경감: 국민은행강도 수사로 2년 가까이 고생하면서 헤맸다. 용의자를 찾다가 100명까지 수사선상을 좁혀놔도 길이 보이지 않았다. 미제사건은 옛날 사건이라 CCTV 자료가 없다. 그래서 관련 증거물 등을 여러 차례 검토한다. 용의자 확인도 옛날 방식이 많다. 잠복하면서 모기에 물리고 추위를 견디는 것이 차라리 쉽다. 그것은 평상시 업무라 버티는데 용의자의 윤곽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을 때 가장 막막하고 힘들다.

A 석보현 경감: 제일 힘들 때는 용의자라고, 딱 범인 같다고 느낌이 와 수사를 밤낮으로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아닌 경우다. 그럴 때 팀장님이나 지충영 경위가 다른 사건의 전환점을 찾아내면 그쪽으로 진행하면서 좌절감을 털어내려 애쓴다. 수사를 하면서도 수시로 희열과 좌절이 오르락내리락 반복된다. 큰 이슈가 나오지 않을 때는 팀원 각자가 다른 사건을 조사하는데, 어떤 중요 단서가 나오면 공동 수사로 진행하는 형태가 반복된다.

지충영 경위


A 지충영 경위: 다른 경찰서에 있을 때는 그때그때 실적을 내면 그에 상응하는 보람이 온다. 하지만 미제팀은 일 년 내내 수사해도 실적이 안 나오고 길면 6, 7년이 돼도 결과물이 없다. “니네 미제팀 뭐하냐?” 그런 시선을 견뎌야 한다. 그게 가장 힘든데 지금껏 잘 버틴 거다.

A 이효석 경위: 미제사건 특성상 진척이 느리고 실적이 좀처럼 나오지 않으니 내‧외부적으로 눈치가 뵌다. 그런 과정을 잘 넘겨야 미제팀에서 견딜 수 있으리라 본다. 개인적으로 아직 미혼이고 여자친구가 있다. 일 때문에 자주 못 만나는데 이해를 많이 해주어서 다행이다.


■ “오로지 한 사건만 판다” 하나에 집중하고 ‘올인’하는 미제팀 매력 느껴 지원

Q 미제팀에 지원한 각자의 동기는?

A 박종수 경감: 미제팀에 근무한 지 1년 10개월 됐다. 타 부서에서도 형사사건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시간상 한 사건에 오래 집중 못 하는 시스템이다. 미제팀은 한 사건에만 집중해서 모든 정성을 쏟고 결과물을 낼 수 있어 메리트가 있었다. 여러 사건 중 하나를 잡아, 오로지 한 건만 파니 전문적이다. 사건을 많이 접하다 보면 ‘이 사건만큼은 꼭 해결하고 싶다.’, ‘올인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는 사건이 있다. 그것을 해결했을 때 기쁨은 말로 다 표현 못 한다.

A 석보현 경감: 적성에 맞고 좋아해서 지원했다. (석보현 경감의 담백한 성향으로 매우 단답형의 답이 나오자 기자가 아쉬워하니 옆자리 동년배 지충영 경위가 이하를 부연 설명해 줬다.)‘그는 성실하고 꾸준하며 진득하게 잘 견디는 과로 집념의 사나이다. 한 가지를 물면 절대 놓지를 않는다. 미제팀에서 제일 먼저 출근하고 제일 나중에 퇴근한다. 미제팀에서 일하려면 변함없이 꾸준한 게 중요한데 그의 적성에 미제팀이 꼭 맞는 듯하다.’

A 지충영 경위: 10년 전에 국민은행강도 미제사건 일지를 보고는 ‘언젠가는 내가 수사해 봐야지’라고 생각했었다. 끈기 있다는 소리를 주변으로부터 듣고, 들입다 파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또 치밀하다는 소리를 듣고, 남들이 놓치는 것을 잘 지적해 준다. 내 지금 인상이 안 좋은 것은 석보현 경감이 동갑인데 최근 혼자 특진해서 배 아파서 인상 쓰고 있는 것이니 이해 바란다(웃음).

이효석 경사


A 이효석 경사: 아버지도 경찰관이시라 그 모습을 보고 자랐다. 2014년도에 경찰이 됐는데 미제팀일을 해보고 싶어 팀장님, 지 경위님과 같이 팀에 들어왔다. 미제팀 전에는 유성경찰서 강력팀에서 일했다. 서는 사건이 쌓이니 하나의 사건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사건을 속 시원히 해결할 만큼 시간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 미제팀에 지원하게 됐다.

(겸손한 이 경사를 대신해 팀원들의 부연 설명이 있었다.)‘이 경사는 유성서에서 일 잘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었고 좋은 이미지로도 호감을 사는 편이었다. 또 젊으면서 강력팀에서 형사, 수사, 교통, 강도, 절도, 폭력 등의 근무 경험도 많아 미제팀원들이 적극적으로 미제팀의 합류를 권유했다.’

■ 잠복수사… “수사대상자보다 먼저 나가고, 늦게 들어가…그들보다 더 부지런해야 한다”

Q 현재 미제팀의 업무와 하루 일과는?

A 박종수 경감: 대전경찰청 미제사건 여섯 건 중, 한 건이 해결돼 이제 다섯 건 남았다. 남은 사건에 집중하고 있다. 사건을 팀원별로 나눠 분담하다, 한 사건에서 어떤 유력한 단서가 나오면 인원을 집중한다.

A 석보현 경감: 출장이 있으면 새벽 4시에도 나오고 대상자의 거주지에 따라서 일정이 달라진다. 수사마다 달라지는데 대상자가 지방 사람이면 외지로 계속 돌고, 대전 사람이면 대전에서 주로 움직이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수사대상자보다 더 부지런해야 한다. 대상자들보다 형사가 더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가는 형태라 아침부터 밤늦게 움직일 때도 많다. 바쁠 때는 한 달에 절반은 집에 못 들어간다.


■ “대전경찰청 상부, 속도 내라 닦달하지 않아… 차분히 일할 수 있었다”

Q 지난 3월 용의자가 확정되고 검거까지 경찰청 조직 내의 팀워크는 어땠나?

A 박종수 경감: 실적 내고 싶은 욕심에 다급하게 몰아부쳐 중요점을 놓칠 수 있는데, 윗분들이 차근차근 진행될 수 있게 도와주셨다. 청장님 이하 지휘부에서 일선 담당자의 의견을 경청하고 귀담아들어 주니 일하기에는 좋았다. 상부에 보고가 되면 진척이 바빠질 수 있기 때문에 팀장으로서 상당히 조심스러웠는데, 청장님께서 보안 유지도 잘 해주셨다. 팀원들이 모두 합심해 고생을 해줬다. 또 막내 이 경위가 운전도 제일 많이 하고, 궂은일도 몸사리지 않고 먼저 나서주어 고맙다.

A 석보현 경감: 보통 위에서 실적 내라고 독촉하고 압박할수록 사고가 나기 마련인데 기다리며 차분하게 일하게 해주셨다. 천천히 완벽하고 꼼꼼하게, 시간이 걸리더라도 증거 확보를 명하셨다. 박 팀장님도 판단력이 좋으셨다. 미제팀 안에서도 각각의 역할이 있다. 앞으로 가자, 뒤로 가자 하는 사람, 중재하는 사람, 내 길로 가다 아니다 싶으면 팀원끼리 조율해줘야 한다. 박 팀장님은 사건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시며 이견이 있으면 다 들어보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준다. (‘팀장님을 좋아하시네요?’라는 기자의 동의 요청에)좋아하지는 않아요(웃음).

A 지충영 경위: 청장님께서 미제팀을 믿고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수사 진행하며 정기보고를 드릴 때마다 속도 내라고 닦달하지 않으셨다. “차근차근 천천히 해서 꼼꼼히 마무리 지으라”고 말씀해 주시니 무리 없이 신중히 일하는 데 큰 힘이 됐다. 미제팀 박 팀장님의 리더십도 훌륭하다. 농담도 잘하고 위트와 센스가 있다. 우리 중에 말하는 사람이 없다 정색만 하지, 유일하게 말씀을 잘하시고 분위기를 편안히 만드신다.

A 이효석 경사: 박 팀장님은 제가 만나본 팀장님 중 최고다. 리더다운 리더다. 팀 전체가 융화가 잘 되게 이끌어 주시고. 밑에 직원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신다. 팀장님은 판단력이 좋으시고 의지가 서면 추진력도 강하다. 정석으로 공평히 팀원을 이끌어 간다. 누구나 열심히 할 수 있게.

지 경위님은 꼼꼼하시다. 강력계 형사들을 보면 큰 산을 주로 보는데 지 경위님은 제가 놓칠 수 있는 자잘한 부분까지 캐치해 주셨다. 석 경감님은 업무적으로 워낙 베테랑이고 해박하시니 제가 매번 배운다. 업무를 떠나서도 인간적으로도 친한 형님 같아 제가 많이 의지한다.


■ “경찰영화… 흥미 위주인 것 같아 잘 안 본다”

Q 사건 해결의 포상으로 팀의 석보현 경위가 경감으로 특진했는데 팀 내 합의가 있었나요?

A 박종수 팀장: 보직 정원이 있기 때문에 공로는 있지만 팀원이 다 특진할 수는 없었다. 석 경위가 2011년부터 팀에 있어 미제팀 근무 고참이고 공로 또한 컸다. 내부 회의가 필요 없을 만큼 자연스럽게 석 경감의 노고를 인정했다.

Q 몇 년 전 배우 김혜수 주연의 미제사건 수사를 다룬 드라마 ‘시그널’이 크게 인기를 끌며 주목받았는데, 혹시 그런 드라마를 보나?

A 석보현 경감: 경찰을 다룬 작품은 안 보는 편이다. 흥미 위주로 일부를 부각하는 면이 있다 보니 현장과는 괴리감이 느껴지더라. 그 드라마도 보지 않아서 내용을 잘 모르고, 텔레비전을 본다면 코미디 위주로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다.


■ 인터뷰를 마치며

“남은, 다섯 건의 미제사건은 검불 속에서 ‘바늘 반 토막’ 찾는 것처럼 어렵겠지만, 꼭 찾겠다!”

경찰청 내에서 미제사건팀은 힘들고 결실이 더디다고 지원자가 쉬이 나서지 않는다. 2011년 대전경찰청에 미제사건팀이 생긴 이래 ‘대정동 사건’을 처음 종결지었고 이번이 두 번째 성과다.

석보현 경감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열심히 뛰어, 용의자를 또 검거했다는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업무가 힘든 만큼 그 보상은 어떤가 궁금해졌다. 경찰관의 처우는 어떠냐는 질문에 무덤덤한 답이 돌아왔다.

“경찰만 해 봐서… 타 직종과 비교가 안 돼 잘 모르겠다.”


기자가 질문을 못해도 한참 못한 것 같다. 한 사건을 물면 옆도 돌아보지 않고, 몇 년간 우직하고 변함없이 들입다 파는 이 거인들. 매월 받는 임금의 많고 적음이 중요 관심사이거나 논란거리가 될 수 없을 만큼 이들은 집념과 의기로 차 있는 ‘찐 경찰’이었다.

인터뷰 자리를 파하며 박 팀장이 미제팀의 향후 각오를 전했는데, ‘어렵지만 해내겠다’는 그 기상이 뜨겁고도 한결같아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이번 국민은행 용의자 검거가 ‘검불 속에서 바늘 하나 찾기’였다면, 대전청에 남은 여섯 개의 미제사건은 검불 속에 바늘 ‘반 토막’ 찾기입니다. 그만큼 남은 사건이 더 어려운 건데 꼭 그 바늘 반 토막까지 다 찾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켜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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