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기 칼럼] 건강한 도시, 시민과 지방정부에 달렸다

이창기 총재 승인 2022.11.08 14:28 의견 0

가을은 푸른 하늘이 유난히 아름답고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결실의 계절이다. 길 위에 떨어진 단풍잎을 밟으며 인생을 반추해보고 건강을 챙겨보는 계절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돈보다 명예보다 더 소중한 게 건강이라고 회자되어 왔다. 그야말로 인생에 있어서 건강이 최고요 행복의 원천이다. 따라서 지방정부는 건강이 모든 지역주민들의 관심사가 되게 하고 시민들의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기 위해서 건강도시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WHO는 ‘건강도시란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창출하며, 지역사회의 자원을 증대시켜 개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잠재능력을 최대한 개발하는데 사람들이 서로 돕게 할 수 있는 도시’라고 정의를 내렸다. 이러한 정의에 바탕을 두고 지방정부는 모든 지역발전의 방향과 모든 관련된 부문(교육, 주택, 공공사업, 의사소통 등)에서 건강을 예방하고 증진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17세기에 존 로크가 교육론에서 강조한 것처럼 지덕체가 아닌 체덕지로 초중등교육의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 어릴 때의 그러한 체험이 어른이 되어서도 생활 속에 자리 잡게 만들어야 할뿐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관련된 평생교육프로그램을 많이 발굴하고 개설해야 한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전시민들은 다른 도시민들에 비해 걷기 실천율이 높은 편이어서 건강한 도시로 평가되었다. 장수도시 순위에서도 제주 다음으로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고 건강장수순위도 서울 다음이니 대전은 건강한 도시임에 틀림없는 듯하다. 건강장수순위에서 제주가 꼴찌로 밀린 걸 보면 건강장수의 비결은 음주, 흡연을 줄이고 비만을 저지하기 위해 운동을 얼마나 많이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운동 중에서도 가장 손쉽고 효과가 높은 걷기 실천율은 다른 도시보다 높게 나타나 있어 이게 건강도시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 대전은 온통 걷기에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외지 사람들이 부러워 찾아오는 계족산 황토길, 대청호오백리길, 대전 12개 둘레산길, 현충원 호국의 길, 갑천길, 수통골, 수목원 등 수많은 길들이 주변에 널려 있다. 그런데도 대전시민들은 가끔 대전에 갈 데가 없다고 푸념한다. 외지사람들은 배부른 소리라고 힐난할 듯싶다. 사실 게을러서 걷기를 실행하지 않는 시민들이 많은 셈이다. 그렇다면 단독주택에 사는 주민과 아파트주민을 비교할 때 어느 누가 더 많이 걷고 활동할까? 신체적 활동은 단독에 사는 분이 더 많을 테고 걷기환경이 좋은 아파트주민이 더 많이 걸을 것 같다. 공동주택이 70%를 차지하는 도시상황에서 아파트주민들이 걷기운동이라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도시의 건강지수가 낮아질 게 뻔하다. 아파트주민은 누워 있는 시간을 빼고 서있거나 걷는 게 건강한 삶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 사람의 걸음걸이를 보면 건강한지? 얼마나 오래 살지를 알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오늘도 걷고 또 걷자.

저작권자 ⓒ 시사저널 청풍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