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환의 골프이야기] 캐디의 어원

육동환 편집위원 승인 2023.01.11 16:41 의견 0

골프장에서 ‘캐디’라고 부르는 직업은 처음 ‘언니’ 또는 ‘경기 보조원’이라고 부르다 1993년 대전시에서 ’93 대전 EXPO 행사 안내원을 ‘도우미’로 명명한 것을 계기로 골프장에서도 캐디를 ‘도우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아직도 ‘캐디’라고 부르면 무시하여 낮춰 부르는지 알고 시큰둥한 표정을 짓는 사람이 있다. 캐디(caddie)란 말은 ‘작은 우두머리’라는 뜻의 프랑스어 ‘까데(cadet)’의 스코틀랜드식 철자법에 따른 발음에서 나왔다고 한다.

16세기경 스코틀랜드에서는 매리(Mary) 여왕의 수행원 중 시동(侍童)으로 에든버러에 온 프랑스 귀족 자재들을 캐디라고 불렀다. 후에 이 명칭은 에든버러 시내를 떠돌아다니면서 아무 일이나 해주고 물건을 나르는 짐꾼(porter)을 가르쳤으며 그 뒤는 골프클럽을 나르는 특별한 짐꾼을 지칭하게 되었다.

17세기에 들어와서는 캐디는 들판에서 영주(領主)나 귀족의 클럽을 나르는 소년을 의미하였다.

문헌상 나타난 최초의 캐디는 1681년경 제임스 2세가 된 요크 공이 에든버러에서 지내고 있을 때 엔드루 딕슨이라는 클럽제조업자가 요크 공의 클럽을 챙겨주고 항상 옆에 나가서 볼 떨어지는 지점을 알려주던 것이 최초의 기록이었으며 당시에는 캐디가 자신을 고용한 플레이어를 위하여 클럽을 운반하여주고 일정한 캐디피를 받았다고 한다.

18세기 대부분의 골프경기 중 캐디는 골퍼가 데리고 온 개인적인 하인들이 주로 수행하였다. 엘리트 귀족들은 그들의 하인들에게 그의 클럽을 나르고, 볼을 찾을 일을 수행하게 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이것이 캐디의 유래이다.

일반적으로 캐디는 플레이어의 둘도 없는 조언자요 안내인이며 친구이자 코치 역할도 했다. 매치(match)에서 그 플레이어와 상대편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면 항상 플레이어의 원조자이며 조정자였다. 또한, 캐디는 규칙에 따라 게임(game)을 하는데 한 사이드(side)로 간주하였으며 클럽의 선택과 샷에 대해 조언을 할 수 있어 직접 플레이하지 않지만 코치(coach) 역할을 했으며 플레이어는 그 조언에 따라야만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

이젠 캐디도 전문 직업인으로 동반 플레이어의 경기 보조자로 배정받는 순간부터 플레어를 위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알고 최선을 다해 행동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계는 다른 운동경기에는 찾아볼 수 없는 일이며 위대한 프로 뒤에는 훌륭한 캐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TV 중계방송으로 보아왔다.

우리나라에서 캐디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1930년대 초 개장한 군자리 코스 시절부터다. 이보다 앞서 1921년 개장한 효창원 골프코스와 1924년 개장한 청량리 골프시절에는 ‘캐디’라기 보다는 골퍼가 코스에 나오면 직장에서 데리고 나온 사환들이었던 예가 많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가끔 마을의 농부를 고용할 때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1930년대 경성골프단체 소속 캐디 마스터가 그날 소요되는 인원을 주변 마을 이장에 연락하면 캐디를 맡을 남자들이 오는데 대개 휴농기면 농부, 농번기면 마을 소년들이었다.

이때 캐디로 일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고인이 됐지만, 프로골퍼 한○○, 연○○, 김○○ 등이었고 여자프로 구○○ 프로였다.

필자가 근무했던 골프장도 80년도 초반까지도 캐디가 모자라 동네 스피커로 방송하여 동네 여자들을 캐디를 수급했는데 요즘처럼 비가 내리면 경기 도중에도 장독 덮고 온다고 골프코스 울타리 넘어 장독 덮고 오는 캐디도 있었다.

산업화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골프코스가 점차 늘어나고, 60년대 접어들면서 캐디의 수요가 늘어 여자 캐디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고 현재는 대부분 캐디가 여자이다. 남자 캐디도 더러 있지만, 요즘은 캐디피가 골프장 입장료보다 비싸지고 있어 골퍼들도 하우스 캐디를 쓰는 대신 셀프 카트 이용을 원하고 있다.

골퍼가 좀 더 저렴한 금액으로 골프 하기 위해 선택적 캐디를 원하고 있어 머잖아 지금처럼 골프장이 1팀당 1명의 캐디를 강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아직도 캐디는 노동 사각지대에 위치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가 지난해 법 개정으로 새해부터는 준 근로자로 보호받게 됐지만, 아직도 대부분 캐디는 법의 울타리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고 있어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캐디는 임금을 목적으로 노동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게 근로자의 정의인데 골퍼에게 골프경기 보조를 하고 골퍼로부터 대가를 받기 때문이다. 시대에 따라 관계 법령도 현실에 맞게 개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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