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상인회 조세제 회장 인터뷰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남자, 기적을 만들어내는 백종원 대표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와 충남 예산군이 추진한 ‘예산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정다은 기자 승인 2023.04.04 14:52 의견 0

“음식점은 맛이 30%, 청결이 30%, 친절이 40%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해서 세도 비싸게 받으면 안 되고 가게도 비싸게 팔면 안 되고 음식도 비싸게 팔면 안 된다는 것이 백종원 대표의 정신입니다.”

충남 예산상인회 조세제 회장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충남 예산군이 추진한 ‘예산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이후, 한 달 만에 예산 시장을 찾은 방문객이 18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예산 시장은 백 대표의 청년창업 업체 5곳이 예산 시장에서 문을 연 이후, 방문객이 18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평일에는 평균 4000~5000여 명, 주말에는 1만~2만 명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고 있어 활기를 띠고 있다.

​예산 시장 내 청년창업 업체들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기 상인들의 대기 줄이 길어져, 오후 4시 전후로 재료가 소진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방문객들은 예산 시장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골목길 쇼핑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예산 시장에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주변 점포들의 매출액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예산 시장에서는 예산 관광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예산 관광택시는 초행길이거나 운전이 서툰 여행자들에게 관광명소를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맛집 등 여행에 유용한 정보도 제공한다. 예산 시장의 활성화로 인해 예산 관광택시 이용요금의 50% 지원이 이뤄졌다는 소식이다. 이를 통해 소규모 여행자들도 예산 시장을 쉽게 방문할 수 있게 됐다.

​예산상인회 조세제 회장으로부터 ‘예산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에 대해 들어봤다.

충남 예산상인회 백종원 거리

Q. ‘예산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A. 2018년 군수가 백종원 대표에게 도와달라고 제안했고 군수와 백종원 대표, 저까지 셋이 군에서 만났어요. 예산시장이 40년 된 거거든요. 공영시장이 아니고 개인 시장이에요. 80년도에 지어서 다 개인에게 매매를 해버렸어요. 그러다 보니 공공의 전기나 소방, 화재 문제 등을 손을 안 대니까 엉망진창이 되고 지붕도 낡으니까 비가 새고 이런 상황에서 더이상 장사하기가 쉽지 않은 그런 시장으로 변모를 했어요. 그래서 110개 점포 중에 50개가 비어있고 60개만 개장을 한 상태였지요. 나이 먹은 장사꾼들이 사망해서 없어지기도 했고 비가 새서 장사를 못 하는 상황을 백 대표가 자기가 한번 살려보겠다는 취지로 ‘예산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거죠.

Q. ‘예산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는 군에서 먼저 제안을 했나요?

A. 그렇죠. 군수님이 아주 절실한 마음으로 강력하게 제안을 해서 셋이 모여서 회의를 한 거지요. 이 시장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내가 안을 가지고 갔어요. 시장이 9000평이에요. 상설 시장은 2000평을 지었고 7000평은 주차장이에요. 그래서 저걸 부숴서 다시 짓고 입주를 이쪽으로 하고 거기는 시외버스 고속버스 터미널로 활성화를 꾀하려고 그 안을 가지고 갔더니 백종원 대표가 “전 세계 어디를 가 봐도 전통시장을 다시 지어서 성공한 예는 없습니다. 돈만 없애지 이미 전통시장의 기능은 끝이 난 것입니다. 그런데 돌아다녀 보니까 먹거리 있는 곳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람이 미어터지더군요. 제가 먹거리 시장으로 바꿔볼 테니 저 건물을 전체를 군수님이 사주세요.” 그렇게 얘기를 해서 군수님도 그때 쾌히 승낙을 했고 저도 그런 일이라고 한다면 좋다고 했지요.

군수님이 그렇게 얘기는 했는데 군에서 무슨 돈으로 사겠어요, 못 사죠. 그러니까 2019년에 백종원 대표가 저한테 가게를 좀 사달라고 연락이 와서 제가 점포 6개를 사줬어요. 그 해 6개점포를 리모델링해서 막걸리 공장을 거기다 만들어서 대전에서 성공한 박유덕이라는 친구를 데려다가 막걸리를 만들어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백종원 대표가 사업을 하면 방송이 계속 따라다녀요. 그래서 백종원이라는 브랜드가 방송에 나가다 보니 소문이 나서 사람이 몰렸습니다. 얼마나 성황을 이루었냐면 날마다 100명 이상 줄을 서는 거예요. 그러다가 2000년에 다시 빈 점포를 사기 시작했어요.

예산시장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는 공터가 있어요. 그 공터를 예산군에서 전부 매입을 해서 백종원 씨한테 임대를 주고 그 공터에는 천장이 있으니까 먹을 수 있는 상과 의자를 놓고 고기 판매와 먹는 것을 구분을 지었어요. ‘불판 빌려주는 집’을 함께 개업해 이곳에서 불판을 대여한 뒤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죠. ‘불판 빌려주는 집’에서는 8000원에 버너와 불판을 대여받고 1만 3000원에 국내산 삼겹살 200g을 바로 구워 먹을 수 있죠. 버너와 불판을 따로 대여하면 각각 5000원이고요.

또한 혼자 오는 손님을 배려해 ‘1인 상차림’이라는 메뉴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가격은 5000원으로 버너와 불판 대여에는 쌈, 구이 야채와 파절이 집게 가위가 포함됩니다.

먹거리는 정육점, 중국집, 칼국수집, 잔치국수집, 닭도리탕 등 여러 메뉴가 있는데 방송에 나가니까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모여들었어요. 그러니까 레시피도 부족하고 주변 화장실도 부족해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아 회의를 거쳐 한 달만 쉬자는 결정을 내려 지금 공사를 하고 있고 4월 1일 재오픈합니다.

예산시장 장옥마당 시스템 재정비 공사중

Q. 먹거리 외에 다른 가게들도 활성화되나요?

A. 일단은 사람이 너무 많이 오니까 다른 장사는 지금 잘 안 되고 있어요. 그래서 다른 품목도 사람들이 와서 사갈 수 있는 물건, 상품 이걸 구상해서 백 대표가 신경 써서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Q. 백 대표는 본인이 구입한 점포에 자기가 사람을 대서 장사를 하나요?

A. 백 대표가 예산예화여고 이사장이에요. 한 학년에 120명 정원의 식품조리학과를 신설해서 공부를 시켜요. 3년 동안 배워서 졸업하면 예산군에서 36억을 투자해 지은 창업지원센터에서백 대표가 제공한 레시피와 실질적인 실습을 통해 창업하는 쪽으로 들어와요. 장학금도 주지만 점포 인테리어를 해서 아주 저렴하게 임대를 주고 있어요. 식품조리학과 졸업 후 창업까지 책임져 주는 셈이죠.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해서 세도 비싸게 받으면 안 되고 가게도 비싸게 팔면 안 되고 음식도 비싸게 팔면 안 된다는 것이 백종원 대표의 정신입니다.”

Q. 숙박업소 등은 비싸게 받는다던데요.

A. 현재 여러 지자체에서 백종원 씨 만나려고 숱한 분들이 오세요. 그래서 주무시고 만나려고 하는데 그 숙박업소가 20~30만 원 받는 바람에 군에서 그 사람들 다 불러다가 교육시키고 백종원 씨가 얘기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지금은 그냥 규정대로 받고 있습니다.

예산시장

Q. 예기치 않게 손님이 몰려 부작용 같은 건 없었나요?

A.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니까 우리가 갖고 있는 시스템, 예를 들어 화장실이라든가, 청결 문제라든가, 주차 관리 이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한 달간 쉬면서 거기에 맞는 사람도 뽑고 화장실도 추가로 만드는 중이에요.

Q. 그래서 한 달간 휴장을 한건가요?

A. 네. 백종원 대표가 휴장하면서 “상인회에서는 사람 뽑아 주차장관리나 다른 매장 가실 수 있게 안내하고 나머지 주변식당 사장님들도 모여서 가격을 대대적으로 내려봅시다. 이렇게 해보자 회의를 해야 하고 전체적으로 예산군 안에 있는 식당들이 가격이나 위생이나 접객력이 경쟁력이 있어야 됩니다. 또 먹거리와 볼거리 살거리까지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고, 참고로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많은 팀원들이 각 분야에 계시는 건 알고 있거든요. 혹시라도 전통의상이나 신발 예를 들면 고무신, 전통복장 예를 들면 몸뻬바지 등, 전통복장은 아니지만재밌잖아요. 지역상품에 관심 있는 분들 아이디어 있으신 분들은 저희에게 연락을 주시면 시작은 저희가 한 거지만 마무리 혹은 발전은 정말 뜻 있는 분들끼리 머리를 모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빠른 시기는 이번 프로젝트 늦어지면 다음프로젝트에 같이하셔서 미리 말씀드리지만 다시 겨울에 4차 공사 할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Q. 타지역에서는 ‘백종원 대표가 그렇게 하고 나서 빠져버리면 거기는 어떻게 하냐?’고 우려하더군요.

A. 그래서 제가 백 대표한테 가게를 자꾸 사주는 거예요. 자기 것이 아니면 빠질 수도 있죠. 지금도 빠진다고 난리가 났어요, 왜냐면 가게 세를 올리고 하니까요. 그래서 우리가 총회를 통해 이 정신을 우리가 같이 공유하고 실천해야 여기서 이 신드롬이 오래 가지 자꾸 이런 기회에 가게를 비싼 값으로 판다든가 월세를 많이 받는다든가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 그런데 어느 한계까지만 그런 거지 또 돌변하면 그걸 제어할 방법은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서로 군하고 더본코리아와 시장상인회가 일치돼서 그 문제를 하나씩 처리하고 있어요.

Q. 회장님은 어떤 가게를 하세요?

A. 저는 신발가게를 여기서 50년 했거든요, 그런데 그 장사가 좀 사향이기 때문에 이번에 저도 음식점으로 바꾸려고 하고 있어요.

Q. 군에서는 백 대표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겠어요.

A.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죠. 백 대표는 여기에, 예를 들어 한 백억을 쏟아부어도 인건비 포함 전부 다 시사하고 자기가 가져가는 돈은 거의 없어요. 제가 몇 년 전부터 봤잖아요. 정신이 정말로 깨끗하고 순수한 괜찮은 분이에요. 그런데 그게 손해가 아니고, 백종원 브랜드가 여기서 2백억 손해 보면 가치가 2조 올라가요. 그 사람 이름만 걸면 뭐든지 잘 돼요. 그래서 실제로는 ‘고차원적인 장사꾼이다.’ 생각을 했어요. 어쨌거나 순수함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요.

Q. 백종원은 어떤 사람인가요?

A. 백 대표는 자기 정신에 따라오지 않으면 가차 없어요. 저도 서울 더본코리아 본사에 가서 교육을 두 번 받았어요. 여기 소머리국밥이 2017년부터 만들어서 이게 백종원 씨가 손댄 거거든요. 그래서 백종원 거리가 거기 있는데 이것도 레시피, 청결 등 교육을 합니다. 자기가 버스 한 대를 대서 이 사람들을 싣고 국밥 투어를 다녀요. 그리고 교육을 같이 받았는데 그 사람 정신은 음식 맛이 30%, 청결이 30%, 친절이 40%라고 해요. 맛은 거기서 거기지만 깨끗하고 청결한 곳에 가서 음식을 해야 하지 아무리 맛있다고 지저분하고 주인이 불친절하면 안 된다고 얼마나 철저하게 교육을 시키나 몰라요. 거기 가보면 맨 앉아서 뭐를 만들어서 서로 먹어보고 그것만 하고 있어요.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 이것도 어떤 창업을 할 때는 무작정 하는 게 아니라 사전에 교육을 받고, 뭔가 확신이 선 레시피를 가지고 들어가서 장사를 해야 폐업률이 떨어지잖아요. 제가 소상공인을 담당하고 있는데 소상공인들이 먹거리뿐이 아닌 다른 여러 가지 업종 또한 과정이 똑같단 말이죠. 그래서 지금은 교육을 통해 상인들의 수준이 올라가고 지금은 오프라인 장사보다는 온라인 장사 쪽으로 활성화 되고 있으니까 그렇게 해서 우리나라 소상공인들이 지위가 향상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예산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는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넘어 지역을 살리면서 청년창업과 고용문제에 대한 좋은 답안을 제시한 선례가 됐다. 활성화된 상권이 마주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미리 방지하고 주변 상권과 상생하고 있다는 점 역시 예산시장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요소이다.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시장의 의미 있는 변신을 벤치마킹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청풍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