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식 칼럼] 우리 사회에 만연된 불법을 없애려면
윤소식 경찰청 교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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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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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우리 사회를 보면 과연 문명국가가 맞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하루가 다르게 터져 나오는 불법행위는 모든 분야에 걸쳐 만연해 있는 듯하다. 파면 팔수록 나온다는 말이 오늘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치료한다. 그러나 병이 몇 개 부분이 아니라 몸 전체에서 퍼져 있다면 한 가지의 처방만으로 병을 치료하기는 불가능하다.
불법행위라는 것이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어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는 무슨 역할은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스티븐 핑거는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국가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티븐 핑거는 “국가는 전체 범죄 중에서 몇몇 표본만을 적발하고 처벌할 수 있다. 그러나 표본 추출은 공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민들이 체제의 정당성을 인식한다. 국가의 정당성은 누구든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적도 법을 어기는 순간 처벌 가능성에 시달리게끔 체제가 짜여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 약탈, 선제공격, 사적 보복에 대한 금지를 내면화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라고 주장하였다.
사회가 고도로 복잡해지면서 국가의 공권력이 사회의 모든 부분을 들여다보기에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국가는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때 공권력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방향에서 행사되어야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똑같이 법을 어기는데 누구는 처벌하고 누구는 처벌받지 않는다면 국민은 범죄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처벌을 피하기 위한 수단만 찾게 된다. 이러한 분위기가 만연되게 되면 법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를 보게 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일이 생기게 되고 다수의 사람은 손해를 보지 않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불법은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서 국민들이 올바른 방향에 대한 지도를 잃어버린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라는 것이 공동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졌는데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개인이 사회를 이용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국가의 시스템을 잘 만들고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집행하는 노력과 함께 올바른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맹자와 순자는 인간의 속성에 대한 출발은 다르지만 교육에 있어서 중요성을 똑같이 강조했다.
천명을 전제하고 성선(性善)을 전제하는 맹자의 체계에서는 그 선한 본성으로 돌아가고(復) 그 선한 가능성(善端)을 확충함으로서 가능하다. 그러나 선성(善性)과 선단(善端)을 하늘로부터 이끌어낼 수 없는 순자로서는 당연히 능참(能參)이라는 적극적 참여가 요구되며 교육이라는 외적 기능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순자는 법과 제도를 준수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한데 이는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 않고 모든 인간은 성인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나 폭군이나 소인이나 그 본성은 같은 것이며, 세상의 모든 사람은 성인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 사회는 교육시스템이 정비되지 않고 이념에 따라 교육의 내용이 왔다 갔다 하고 제도가 수시로 바뀌면서 혼란만 키웠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오늘의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정당성을 회복하고 그 정당성을 기반으로 교육체계를 잘 만들어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은 동물적 본성을 가지고 있으나 진화하면서 사회성도 함께 발달했다. 그러므로 교육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이 없으면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국가 내 정부가 바뀌더라도 교육만큼은 일관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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