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이방인이 아닌, 귀농귀촌인들의 따듯한 연대

김중곤 음성군 귀농귀촌협의회장

김경희 작가 승인 2024.06.12 13:43 의견 0
김중곤 음성군 귀농귀촌협의회장

‘언덕 위의 하얀 집’, 누구나 한 번쯤 미래의 청사진으로 꿈꾸어 보는 그림이다. 뒷산을 병풍 삼아, 저수지를 전망으로 통창을 열고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면서 아침을 시작하는 아름다운 전원생활. 물론, 현실의 벽은 존재한다는 가설을 두고 그려보는 청사진이다. 김중곤 회장 역시 안락하고 평화로운 인생 2막의 청사진을 안고 음성군 생극면 수리뜰마을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그림 같은 전원생활도 대가 지불이 필요해서 김 회장은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과의 공동체를 통해 자연과 마을에서 얻었던 ‘쉼’을 보답하는 과정에 관심을 기울였다.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조직관리와 시스템 안에서 역할 수행을 했던 33년의 경력으로 음성군 귀농귀촌협의회를 이끌고 있다. 귀농귀촌인들이 따듯한 연대를 이루는 공동체로 진일보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그 선봉에 서 있다.

지역의 활력소로 떠오른 귀농귀촌 활성화

음성군 생극면에서 9년 차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전원생활, 낭만으로만 채워지는 것이 아닌 아침마다 솟아오르는 무성한 풀들과의 전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면도 있음을 고백한다. 음성군 생극면 수리뜰마을에서 전원생활을 하는 음성군 귀농귀촌협의회 김중곤 회장 역시 우연한 기회에 전원지 땅을 매입하고 은퇴 후에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인생 2막을 누리고 있는 귀촌자다.

음성군 귀농귀촌협의회장으로 2021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2024년 충청북도 귀농귀촌연합회부회장으로 활동의 폭도 넓혀졌다. 귀농귀촌협의회는 단순히 전원생활을 실현한 이들의 단체가 아니다. 타지에서 살다가 은퇴 후에 전원생활을 하고자 마을을 찾은 이들, 은퇴 후에 고향으로 돌아오는 이들, 시골에 들어와서 농업을 하고자 입성한 분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상당수인데 그중 150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지역의 활성화에 영향을 주는 단체다.

서로의 귀농귀촌 목적과 삶의 경력이 다르다 보니 소도시에서 전원생활을 한다는 공통점 외에 다른 영역의 합일점을 맞춰가는 과정은 시행착오를 담보로 한다. 충청북도 대부분의 시군이 인구감소와 소멸의 위기 앞에서 대안을 찾느라 몸부림 중이다. 출산으로 비롯된 자연발생적 인구증가가 현격히 줄고 있는 현실이라 지역들은 인구감소에서 소멸로 이어지는 시대의 흐름에 적잖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해결책 강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연발생적 인구증가가 어려운 현실이라 타 지역인의 새로운 인구 유입이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그 대안으로 귀농귀촌의 활성화라는 키워드가 문제의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따뜻한 연대, 외지인이 아닌 새 가족을 만나는 시대정신

제주에서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이 시선을 끈 후에 도농복합 소도시를 중심으로 ‘시골 살아보기’ 프로그램이 확산하고 있다. 음성도 후발 주자이지만 시골 살아보기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귀농귀촌협의회의 역할이 귀촌 체험자들이 시골에 살아보고 경험하면서 지역에 호감을 느끼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순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귀농귀촌인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그들이 정착하는 과정에 도움의 손길이 되도록 단체는 이익을 떠난 순수한 목적으로 그들의 정착을 돕고 있다.

음성군에서도 ‘음성愛 주소 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자체에서 인허가의 제한을 풀어주고 시골에서 세컨하우스를 두는 것을 행정에서도 편의를 제공하는 대안들이 계속 양산되어야 한다. 귀농귀촌인들을 외지인이 들어온다는 개념보다 새로운 식구가 늘어난다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바라본다면 시골 마을에 충분히 활력소 역할을 할 수 있다.

“저수지 근처 땅 한번 보실래요?” 성남에서 음성까지

인생의 많은 결정들이 필연성을 염두에 두고 작정하고 벌어지지 않듯이 김 회장이 수리뜰마을의 주민으로 살아가는 지금 역시 상당히 우연인 듯이 다가왔다. 김 회장은 동원그룹인 동원시스템즈의 임원으로 현직에서 활동했다. 기술팀에서 18년, 사업팀에서 15년을 근무한 정밀광학 분야의 베테랑이다. LED, 태양광사업까지 활동의 폭을 넓혔다. 퇴직 후에도 관련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농사만 짓는 귀농자도 아니며, 자연에서 힐링만 하는 귀촌자도 아니다. 은퇴 후에도 전원생활과 더불어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을 활발히 하는 자유인의 모습이다. 현직에 근무하면서 20여 년 전, 은퇴 후에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지인이 저수지 근처 땅 한번 보자는 말에 음성에 발을 디뎠고 음성이 물이 적은 지역이라 저수지 근처는 김 회장의 마음을 음성에 묶어두기엔 호조건이었다. 그렇게 생극 차평자수지 근처에 터를 잡고 집을 지었다. ’수리뜰농원‘이라 이름 짓고 시골 향기를 불어넣었다. 손이 많이 안가는 약재와 땅두릅, 엄나무 등으로 수리뜰농원의 모양새를 갖추고 500여 평의 전원주택에서 은퇴 후의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김중곤 회장 전원주택

지역사회의 활력소, 귀농귀촌인들의 연대

김 회장은 개인의 힐링만을 위한 전원생활이 아닌 마을주민으로 빨리 적응할 필요성을 갖고 마을 공동체 안에서 역할을 찾아냈다. 귀농귀촌인들과 단순한 주민 모임이 아닌,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귀농귀촌 단체를 만들고 생극면 주민자치회에 문을 두드렸다. 금왕읍과 생극면에 주민자치회가 시범으로 설립되면서 주민자치회에서 봉사를 하게 되었다. 이방인이 아닌 마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한 발짝 다가서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중곤 음성군 귀농귀촌협의회장

주민자치회의 기획홍보분과를 맡고 새로 유입되는 귀농귀촌인들이 안정적으로정착할 수 있도록 주민사업 의제를 ‘귀농인과 접시 한마당 소통잔치’로 진행했다. 김 회장은 귀농귀촌인뿐 아니라 다문화가정(광의의 귀농)도 마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동반성장 하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그의 포용의 지도력이 외지인, 이방인으로 불리던 주민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었다.

특히 봉사와 지역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 독거 어르신을 위한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와 음성장학회를 통한 장학금기탁, 불우이웃돕기성금 등 정기적으로 참여한다. 또한 귀농귀촌협의회의 활성화를 위해 9개 읍면 중 처음으로 귀농귀촌지회회장을 기관단체장으로 입지를 굳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음성군 귀농귀촌협 장학금 기탁

귀농귀촌인들이 현실성 없이 낭만만 들고 시골에 온다면 숙고할 데이터들이 몇 가지 있다고 운을 뗀다. 쉽게 말하자면 시골 생활을 우습게보면 안 된다는 철칙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 “시골 가서 농사나 짓지…”라는 구태의연한 발상은 이제 통용되지 않는다. 경제적인 부담도 생각보다 적지 않아서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갖출 비용은 준비가 되어야 한다. 귀촌 후에 농사만 지을 생각을 하지 않고 지역의 다양한 경제활동 영역에도 도전해보기를 바란다. 시골 생활이 돈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맞춰가는 것도 안정된 삶을 누리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훈수를 둔다.

김 회장과 귀농귀촌협의회가 열어주는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귀촌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시행착오를 덜어줄 수 있는 작은 대안이 되기를 바란다. 군의 2030 음성시 승격을 위해 동참하고자 하며, 귀농귀촌 협의회는 인구감소가 시작되는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아름다운 연대를 이룰 만큼 자생력을 향상했다. 귀농귀촌협의회가 단순히 개인의 로망을 넘어 지역사회에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 기수(旗手)가 될 김 회장의 행보에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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