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송어, 거친 파도를 거슬러 오르다 - 바다송어의 새로운 패러다임 ‘바숑’

해수 순환여과 방식에 ICT 기술 접목, 바다 없는 내륙에서 바다송어 양식

안시언 기자 승인 2020.01.15 16:06 의견 0

물이 차고 깨끗한 1급수에서 서식하는 송어. 연어목 연어과에 속하는 냉수성 담수어인 송어는 맛과 생김새가 연어와 비슷하나 연어보다 더 담백하고 찰지다. 특히 담수가 아닌 해수에서 양식한 바다송어는 맛과 품질 면에서 담수 송어보다 한 수 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송어 양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바숑’ 김정훈 대표를 만나 바다송어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 연어보다 한 수 위, 바다송어

“바다송어는 식감과 신선도가 수입산 냉장연어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연어를 좋아하는 분들도 바다송어 시식 후엔 주저 없이 ‘한 수 위!’라고 엄지를 척 들어 올리세요.”

어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바숑 김정훈 대표는 바다송어의 출하로 인해 앞으로 연어과 어종의 소비 판로가 바뀔 것이라 설명했다.

바다송어는 연어과로서 우리나라에는 1960년대에 발안란이 수입되어 강원도 지역에서 충청도, 경상북도 등 내수면에서 많이 양식되던 어종이다. 연어과 어류로서 성장을 위해 바다로 나가고 산란을 위해 내수면으로 올라오는 소하성 어류이다.

국내 연어과 어종 시장 규모가 연간 약 3만 톤으로 2000년대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세계 시장 규모 약 19조 원으로 국내 판매 생선 판매량 2위에 해당한다. 현재 연어과 어종은 노르웨이나 칠레 등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에 수입대체, 수출품종으로 산업 전략화 가능성이 뛰어난 어종이 바다송어라 할 수 있다. 이에 국내에서 이미 2008년 연어류 해상 가두리 양식 기술이 개발됐고 이후 개선 연구를 통해 연중 양식 기술까지 성공한 상황이다.

“송어는 대부분 담수에서 양식하지만 바닷물에 대한 생리적 적응력을 가지고 있어 일정기간 염도를 서서히 높여가며 길들이는 순치 과정을 거치면 바닷물에서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수에서 키운 송어는 담수 송어에 비해 빨리 자라고 특유의 흙냄새도 사라져 연어와 송어의 장점만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숑의 바다송어 연중 양식기술의 핵심은 지하 해수와 순환여과 방식 시스템이다. 여름철 고수온기에 수온이 낮은 지하 해수를 활용해 양식하고 충분한 해수를 확보하기 위해 지하 해수를 다시 여과해 재사용한다.

따라서 에너지 절약과 저비용 구조로 바다송어 양식을 가능하게 구현했다. 여기에 친환경 사료 등 바다송어 양식과 관련한 특허만 4개 이상 출원한 바숑만의 양식 기술이 추가돼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명품 바다송어가 탄생했다.

이렇게 양식한 바다송어는 해수에서 생활하며 호르몬 분비 변화로 인해 600g급 종묘가 6개월이면 2㎏급 상품 단계까지 성장할 정도로 다른 어종에 비해 성장도가 빨라진다. 또한 질병 발생률도 적어 90~95%로 생존율이 크게 높아진다. 특히 담수산 송어에 비해 육질은 단단해져 해수 양식 품종으로 전망이 밝아 고부가가치 양식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바다송어는 식품 외 의약용 원료 등으로 활용이 다양하다. 정액과 정소는 피부 재생 치료제, 점안액, 관절 치료제 등 재생의학 원료로 사용된다. 가격은 건조분말 1㎏에 1억 원 정도로 고가이며, 수요가 증가추세여서 제약사 간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 ‘바다 없는 내륙의 바다송어 양식장’, 지역의 한계를 ICT로 극복

김정훈 대표는 기존 내수면 민물송어 양식은 느린 성장과 사육 공간 등의 제약으로 대량 생산이 어려웠으나, ICT 기술 결합으로 단점을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ICT 기술 최강국은 내수면에서 스마트 양식장 운영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웃음) 바다가 없는 괴산군에 신기술을 적용한 양식장을 건립하고 있습니다. 순환여과시스템, 통합관리시스템, 빅데이터 솔루션이 ICT 신기술로 이뤄지는 양식장입니다.”

김 대표는 괴산군 일원에 조성될 내수면 스마트 양식장은 바다송어 양식뿐 아니라 주변 인프라를 활용하여 생산과 가공, 유통과 체험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관광형 결합 단지가 될 것이라 설명했다. 이를 통해 청년과 창업, 귀어 어업인 양성과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 전망했다.

“청정괴산뿐 아니라 홍성군과도 연계하여 안정적인 공급을 통한 시장 경쟁력도 높일 예정입니다. 또한 개량종으로 비늘이 노란 황금송어는 벌써부터 중국 바이어의 큰 관심을 받고 있어 중화권 수출 확대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1차 생산 이외 2차 가공, 3차 유통까지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제 경쟁력 확보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환경 변화와 온난화로 우리나라 특종 어종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내륙에서 자란 바다송어가 수출 전략 어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까운 일본과 연어 소비에 눈을 돌린 중국을 향해 바다송어 바숑의 힘찬 자맥질이 이어진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청풍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