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성의 캐리커처] 봄이 오는 길목

조희성 생활미술아카데미 원장 승인 2020.03.16 14:15 의견 0

봄, 꽃을 피우기 위해 마른 가지 끝에 엄동설한 찬바람을 견디고 새 생명을 잉태하며 얼음장 밑으로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소리는 꽃눈의 싹을 틔우는 봄의 기운을 전해준다.

삼월은 새학기가 시작되고 새로운 얼굴들을 만나는 설렘에 기다려지는 계절이다.

그러나 중국 우환을 시작으로 하여 세계적으로 날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공포는 꽃 피는 봄을 앞두고 위기경보를 비상사태에 준하는 ‘심각단계’가 발령될 정도로 심각하다. 우리가 사는 대전, 세종 지역에도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전국적으로 불안한 나날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공식적인 크고 작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개학을 앞두고 있는 전국 학교 입학식과 어린이집 개원, 신학기 개학이 일주일 연기되는 등 서민들의 시장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겨우내 꽁꽁 얼어붙은 찬바람을 견디고 꽃을 피운다.

특히 4계절 구분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24절기로 나누어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나는 자연의 살아 숨 쉬는 풍경을 그리러 근교에서 사생을 하곤 한다. 때로는 같은 장소에서 보이지 않게 변해가는 다른 계절의 모습들을 유심히 觀照(관조)한다.

그럴 때마다 자연은 조금씩 눈에 띠지 않게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속살을 보여준다. 그런 자연을 닮아 가려는 속성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그림을 그리려 하는 것이 예술의 母胎(모태)이다.

지난날 가수원동 근교의 약수터를 오가다 자연 속에 묻힌 허름한 판잣집을 지나치며 몇 번의 사생과정을 거쳐 완성한 수묵화 <약수터 가는 길 2008년도 제작>에서 보듯 꽃샘추위를 견디며 봄을 기다리는 대지 위에 봄의 파릇한 기운이 느껴짐을 알 수 있다.

지금은 부근이 공원화 개발로 인해 자취를 찾을 수 없어 아쉬움을 간직한 채 작품만 남아있다.

 

약수터 가는 길


봄은 왔으되 봄이 아니다(春來不似春)! 꽃피는 봄을 앞두고 온 나라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포로 위기상황을 맞아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로 되돌아온 듯한 작금의 사태를 정부와 국민이 하나로 뭉쳐 질병과의 전쟁에서 깨끗이 박멸 시키고 “국민 스스로가 국민을 돕는 미덕”으로 더 좋은 세상으로 바꾸어 만물이 소생하는 삼월에는 自然 그대로 ‘스스로 피어나는 봄’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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