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대전의료원 설립 추진위원회 이중화 부위원장 인터뷰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 대전, ‘전염병 전문병원 설치’ 촉구

정다은 기자 승인 2020.03.17 14:23 의견 0

“대전 의료원 설립, 꼭 필요합니다.”

 

지난해 말 중국 우한(武漢)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지구촌은 지금 초비상이다. 대전만 해도 지자체는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무료급식소에서도 급식을 중단, 식당은 손님이 없어 문을 닫을 지경이며 각 학교는 졸업식을 취소하고 개학·입학을 늦추고 있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에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잊을 만하면 새로운 전염병이 주기적으로 창궐하는 양상이다. 국가 간 인적·물적 교류가 많은 글로벌 시대, 질병 전파는 인터넷 속도만큼 빠르다.

이처럼 전염병이 증상 없는 경증 환자를 통해 확산되면서 지역사회의 전파 규모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전염병 환자의 진단 및 치료와 입원 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독립된 의료 시설과 의료 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메르스 사태처럼 응급실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병원 감염도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는 전염병 전문 병원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38명의 사망자를 낸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공공의료체계의 개선이 요구됐지만 변화가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전염 질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전염병 전문 병원 설치가 추진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대전을 포함 7개 지역을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다. 또한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는 과학의 도시이다. 대전의료원 설립 추진위원회 이중화 부위원장(대전광역시 중구의사회장)으로부터 대전의료원 설립의 필요성과 의료와 4차 산업에 대해 들어봤다.

 


“제가 대통령 공약사업인 대전의료원 추진을 위한 추진부위원장입니다. 의료원을 추진하니까 의사가 들어가야 되지 않겠어요? 의사협회에 추천 의뢰가 왔을 당시 제가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했다가, 현재 공동부의장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대전에 병·의원이 넘쳐나는데, 대전의료원이 특히 담당해야 할 공공을 위한 부분은 무엇인가?’ 대전의료원은 이 목적에 맞게 설립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추진위원 분들 중에는 늘 취약계층, 소외계층을 위해서 의료원을 지어야 한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의료보장제도는 의료보호 1종, 2종, 장애인카드 등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월등하게 잘 되어 있습니다.

저는 ‘자본이 많이 들거나, 유지하는데 적자가 나서 민간이 못 하는, 하지만 꼭 필요한 공공의료를 담당해야 하는 게 대전 의료원이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이중화 원장은 바이오메티컬을 통한 대전테크노파크와의 인연 때문에 테크노파크 이사로 들어가게 되었다. 대전이 바이오메디컬 의료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4차 산업과 연관해서 의료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대형 병원과 바이오메디컬 벤처 기업이 어떤 사업을 새로 수행하면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화동으로 이전한 테크노파크 건물 내 바이오메디컬 벤처 회사와 의료 사업을 함께 할 수 있는 벤처 의원을 설립해서 기업이 생산한 신 의료 기술을 의료에 곧바로 접목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지금과 같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 키트가 개발되면 바로 임상에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종합병원은 신기술을 의료에 적용하려면 각종 절차와 서류 작업이 복잡하잖아요? 그래서 신기술의 타당성을 즉각 평가할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의료 시설을 테크노파크 내에 개설했으면 하는 겁니다. 이것이 후에 대전의료원의 신기술 접목을 위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는 거죠. 대전의료원을 4차 산업과 연관된 신 의료기술 접목 병원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대전의 특수성 때문이죠. 대전이 대덕연구단지, 카이스트 및 곧 완공될 중이온 가속기 등과 함께 대한민국의 국토 중심에 위치한 의료의 메카가 됐으면 하는 희망입니다.”라고 첫째로 대전 의료원에 바라는 바를 말했다.

 

이어 “대전 의료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전염병 진료 기능입니다. 지금 유행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는 처음부터 코호트 격리(의사와 환자가 격리된 상태에서 치료하는 전염병 확산 방지 의료 기법) 시설에서 치료를 했어야 하는데 그런 시설이 전무한 실정입니다. 그러려면 의료진도 그 시설 내에서 개인 소독 및 의식주 해결이 돼야 하잖아요. 대전의료원이 바로 그러한 전염병 전용 병동을 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독립된 건물에 화장실이 딸린 1인 병실을 만들고 냉·난방은 외부 공기를 유입해서 건물 안으로 공급, 전체 건물 내 공기는 밖으로 빼 내서 음압 병동을 만드는 겁니다.”하고 전용 진료 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대전의료원이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음압 병실을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건 독립된 건물을 갖고 있지 않은 종합병원에서 전염병 환자가 일반 환자와 한 건물 안에 섞여 있으니 궁여지책으로 만드는 거지 그게 원칙은 아닙니다. 전염병 환자 진료 장소는 독립 건물로 존재해야 합니다. 1000베드가 넘는 대형 대학병원이 대전에 몇 개씩 있어도 음압 병실은 현재 27개로 통계에 잡혀있습니다. 보잘 것 없는 숫자입니다. 전염병이란 말 그대로 수 백 명이 동시 다발적으로 생길 수 있어 일반 환자를 입원 시키고 있는 종합병원에서 감염력이 높은 전염병 환자는 달갑지가 않아요. 다른 환자에게 전염시킬 우려가 있는데 한 건물 안에 입원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러운 일입니까? ‘국가 지정(충남대학교 병원)’이란 말이 명예스러운 것이 아니고 강제성을 의미하는 만큼 좋은 말이 아니에요. 그래서 대전의료원에는 아예 처음부터 독립된 전염병 전용 병동 건물이 건설돼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대전시에서 구상하기로는 한 통의 건물 내에 모든 과가 진료를 보는 형태를 구상하고 있어요. 이건 현재 필요한 형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이런 재난대비 병원은 평소 비워 놓는 겁니다. 서두에서도 말했듯 이번 전염병이 끝나면 끝이라고 믿으시나요? 다음에는 또 다른 재난이 닥칠 겁니다. 이게 인류의 역사잖아요. 왜 대비를 안 하는지 오히려 궁금할 지경입니다.”라고 재난대비 병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전시 동구 300병상 규모 대전의료원 조감도


마지막으로 “현재 용운동에 위치한 대전 의료원 부지는 숲과 동산으로 된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이걸 다 밀어버리고 한 쪽에 병원 건물 짓고 나머지 남는 땅은 아파트를 지어 분양한다는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절대 이런 70년대 근대화 개념의 개발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숲을 살리고 동산을 살려 산책로를 만들고, 산책이 곧 물리치료가 되어야 합니다. 치밀히 계획된 산책로인 거죠. 또 인간이 질병으로부터 회복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햇볕과 숲입니다. 현재 있는 빽빽한 숲을 왜 없애고 그 자리에 조경을 하려 합니까? 이건 자연을 이해하지 못하는 처사입니다. 숲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자연 속에서 치열한 경쟁으로 이긴 식물이 숲을 형성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니 인공적으로 심어 놓은 나무는 숲의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조경과 숲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자연의 치유 능력은 숲에 있지 조경한 나무 밑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라며 병원 근처 자연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중화 부위원장이 생각하는 대전의료원의 모델 세 가지를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끝으로 이국종 교수님을 언급하며 ‘이국종 병원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국종 교수님은 미국에 유학을 가서 총상을 연구하고 오셨습니다. 다른 분들은 모두 현재의 관심분야, 즉 암 연구 등 한국에 돌아왔을 때 인기를 얻을 만한 분야를 공부해 오는데 말입니다. 우리나라에 총기사고가 몇 건이나 생기겠어요.

총상은 일반 외상과는 아주 다른 인체의 손상을 유발합니다. 총에 맞으면 그냥 구멍이 뚫리는 게 아닙니다. 총알이 들어오면서 충격파가 생기거든요. 그래서 총알의 속도, 회전 속도, 구경, 근거리 사격인지, 원거리 탄환인지, 관통상이냐, 박히느냐에 따라 인체 내에 다양한 손상을 유발 시킵니다. 마치 석해균 선장을 살리기 위해 연구하고 오신 분 같은 거죠. 이런 분을 내치는 게 말이 됩니까?

이 분은 돈에 관심도 없고, 명예에도 관심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당신이 전공한 분야를 마음껏 펼쳐볼 생각 이외에는 다른 뜻이 없으신 것 같아요. 그런데 세상이 이런 순수함을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대전에 외상센터의 대명사 ‘이국종 병원’을 설립해 마음껏 의술을 펼치게 하고 싶다는 겁니다. 대전에는 그럴 만한 장소가 많습니다. 현 충남 도청 청사도 비어 있고, 대전의료원에 외상센터를 격리된 장소에 건설할 수도 있고요. 이렇게 되면 작지만 강한 병원, 대한민국에 유일한 초일류 공공병원이 탄생하는 겁니다.”라고 강하게 어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 대전시에서 추진하는 대전의료원 사업개요

위치- 대전시 동구 용운동 11번지 일원

규모- 부지면적 3만9163㎡/ 건물연면적-3만3148/ 병상수-319병상(급성기 214, 감염격리 18, 공공재활 55, 중환자등 32) 진료과-21개(외과등 9개 필수진료과, 감염내과 등 12개, 공공의료과) 사업비-1315억 원(국비 431, 시비 884/ BTL사업)

 

◎ 추진경과

- 대통령 지역 공약사업 선정(17.4.)

- 기획재정부 예타 대상사업 선정(18.4), KDI예타조사(18.5~현재)

- 예타 조사관련 자료제출(18.7~19.6/11회)

- 예타1차 점검회의 (19.7.3/기획재정부)

- 예타 주요 쟁점사항 보완·증빙자료 제출 및 협의(19.8~20.2)

* 6회(19.9/19.9/ 19.10/ 19.12/ 20.1/ 20.2)

 

◎ 향후일정

- 2차 점검회의(최종보고) 및 예타 결과 제출(KDI→기재부/3월중)

- 예타 종합평가(AHP) 및 최종결과 발표 : 기재부(분과위원회)

 

◎ 대전의료원 설립 당위성

① 대전의료원은 지역 공공의료체계의 핵심

- 보건소-지방의료원-국립대병원으로 연결되는 공공의료 전달체계 단절

* 복지부(19.11), ‘지역의료 강화 대책’- 전국 9개 권역(대전동부권포함)공공병원 신축계획

- 공공의료사업의 충남대병원 집중 위탁으로 기능과 역할이 포화 상태

② 감염병 전담병원 부재로 인한 문제점 반복

- 메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등 지역사회 감염병 대응에 한계 노출

* 메르스 사태(15년), 홍역(19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사태(20년)

- 음압병상, 코호트 격리병상 등 감염병 전담 관리체게 구축 절실

* 전국 지방의료원(34개)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중추적 역할 수행 중

 

대전시민들의 20년 숙원사업이자 대통령 공약사업인 대전의료원이 꼭 설립 될 수 있도록 예타 통과에 깊은 배려와 협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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