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나의 삶을 사랑한다

염홍철 교수 승인 2020.12.10 16:01 의견 0

11월은 나뭇잎에 지는 세월이지만

고향은 가까이 있다고 했습니다.

벌써 11월의 마지막 주말이네요.

무언가 아쉽고 쓸쓸하지만

그러나 엄숙한 시간입니다.

800년 전에 활동하던 이란의 시인

잘랄루딘 루미의 시는

현대인의 고뇌와 사랑을 그대로

표현하여 많은 울림이 있습니다.

아마 인간 영혼의 원천은

같은 물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것 같습니다.

신비주의를 추구하는 그의 시작(詩作)은

종교학자로서의 지적 배경을 짐작케 하지요.

먼저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라는

시가 있습니다.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에 들판이 있다.

그곳에서 당신과 만나고 싶다.

영혼이 그 풀밭에 누우면

세상은 더없이 충만해 말이 필요 없고

생각, 언어, 심지어 ‘서로’라는 단어조차

그저 무의미할 뿐.”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절절한 사랑의 시도 있지요.

“오, 내 사랑

당신이 나의 연정을 일깨웠습니다.

당신의 손길이 이 몸을 간절한

소망으로 가득 채웠고, 이제

더 이상 나는 당신과 떨어져 있지 못합니다.”

11월의 마지막 주말 아침

잘랄루딘 루미의 시를 읽으며

나의 삶을 더욱 사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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