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훈 칼럼] 청주 공항―충청권 메가시티의 핵심거점, 아세안의 공항 도시로 만들자

강대훈 회장 승인 2021.05.10 15:41 의견 0

강대훈, 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 대전세종 공동회장

2021 부산시 재보궐 선거와 가덕도

2021년 부산시장 보궐 선거는 신공항 선거였다.

서울은 LH 직원의 땅 투기, 아파트값 폭등으로 모든 이슈를 잡아먹었고 부산에서 여당은 가덕도 신공항이라는 대형 국책사업을 호재로 살리지 못했다.

김해공항을 두고 생뚱맞은 공항을 짓는 것으로 부산 울산 경남 시민들은 생각했다.

언론은 가덕도가 김해 신공항 예상 건설비용 8조 3900억 원보다 8500억 원이 적게 든다고 보도하며 여당이 가덕도 공항 특별법까지 만들며 던졌던 공약을 거짓처럼 몰아붙였다(부산일보, 2020. 11. 19.). 공항에 활주로 깔고 조립식 공항을 짓는다면 그 돈보다 적게 들 수 있다.

공항도시 건설비용 28조까지 만들겠다며 부산에 무리한 선물을 안겨준 청와대, 국토부, 민주당, 부산 선거대책 본부도 가덕도를 중심으로 에어시티(Air City), 공항복합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생생한 그림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지 않아도 보는 지식과 실증경험, 상상이 없으니 설명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국민 소통은 대변인 브리핑이 다가 아니다.

왜 도시는 공항을 가지고 있는가?

과거 도시는 항만, 철도, 도로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지구촌 시대인 21세기는 공항을 중심으로 도시가 발달한다.

하늘길로 사람이 이동하는 것뿐이 아니라 반도체, 핸드폰, 꽃과 백신도 공항을 통해 실어 나른다. 코로나 시대에 국내 도시를 오가는 항공사는 망하지만 해외 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항공사는 살아 있다. 비대면 시대에도 물류 화물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 도쿄, 북경,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같은 메가시티들은 한 도시에 공항을 두세 개씩 가지고 있다. 베를린, 오사카는 3개, 런던은 5개, LA와 밴쿠버에는 각각 6개의 공항이 있다. 공항이 있으면 흥하고, 공항이 없으면 쇠락한다. 대전은 대한민국 광역시 가운데에서도 공항이 없는 유일한 도시이다.

에어시티(Airport City), 공항복합도시란 무엇인가?

에어시티는 공항 주변에 항공, 물류뿐만 아니라 컨벤션, 쇼핑센터, 비즈니스파크, 첨단산업, 리조트 등 기반 시설을 갖춘다. 세계의 도시들은 공항 주변 약 30㎞에 교통, 비즈니스, 산업, 상업 기능이 어우러지는 공항도시를 만든다. 모스크바도 주거는 도심에서, 차를 몰고 와 대량으로 구매하는 쇼핑은 공항 주변에서 한다. 그래서 도시 기능은 공항을 기점으로, 공항도시, 도심으로 연결된다. 최근 최고의 호텔 신축은 땅값이 비싼 도심에 짓지 않는다. 최고의 브랜드 호텔은 부지가 넓은 공항 주변에 넣는다. 그랜드 하얏트 호텔은 달라스의 포트워스(DFW)국제공항 터미널과 연결해 미국 내 많은 기업 본사를 유치했다. 미국, 유럽, 중국의 국제공항은 공항마다 평균 50,000명 이상의 고임금 노동자를 고용한다. 인구 3만의 계룡시보다 많은 인구가 공항에 상주한다. 여기에 수십만 명의 여행객의 소비는 폭발한다.

인천은 공항을 통해 인천의 팔자를 바꾸어 놓았다.

영종도 국제공항을 기점으로 인천 경제자유구역, 관광복합지구, 바이오산업단지를 멋지게 완성했다. 에어시티는 공항 자체와 공항 주변의 도시개발로 21세기 첨단 포스트모더니즘 도시를 만든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그러나 2021년, 부산시 선거를 치르는 여당은 천문학적인 예산을 주면서도 인천 영종도 공항도시, 오사카 간사이 공항도시처럼 28조 도시 건설의 대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그런 돈의 반절이라도 청주 공항에 쏟아 붓는다면 청주는 독립 공화국이 될 수도 있다.

‘충청권 광역생활경제권 메가시티’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허태정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이시종 충북지사, 양승조 충남지사는 ‘충청권 광역생활경제권 메가시티 추진’을 위한 합의문을 채택했다(2020. 11. 20.). 인구와 자본의 수도권 집중화는 지역 인구 유출과 기업 투자 감소로 이어지는 지역 생존에 심대한 위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구 550만의 광역생활경제권을 구축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충청권 메가시티 논의를 시작했다.

사진: 대전시청 홈페이지

제4차 국가철도망, 충청권 광역 철도

2021년,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은 청주 공항에 수렴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충청권 광역철도(신탄진~조치원)와 호남선 고속화(가수원~논산 구간 직선화)가 반영되었다. 대전도시철도 1호선도 ‘반석~정부세종청사~조치원~청주 공항’으로 확대되었다. 계룡~강경 노선도 충청권 광역철도(L=116.9km) 속으로 들어왔다. 대전에서 청주 공항으로 이어지는 광역철도를 통해 세종, 논산, 계룡, 대전, 청주가 연결된다. 충청 메가시티 광역경제생활권을 위한 동선이 확보된 것이다.

오사카, 상해는 어떻게 공항도시를 건설했는가?

간사이 공항이 있기 전에는 일본 관서사람 2,200명과 물류는 도쿄 나리타와 하네다를 통해 해외로 오고갔다. 그러나 관서는 도쿄와 말씨와 음식, 정서뿐만 아니라 산업도 다른 지역이다. 오사카만에 물막이 공사를 시작한 지 7년 만에 바다 위 공항을 완공하면서 간사이 국제공항 인근은 공항도시가 되었다. 그곳에는 아시아 최대급 컨벤션, 테마파크, 명품 아울렛, 국제 비즈니스지구가 들어섰다. 오·나·교(오사카, 나고야, 교토) 경제권은 공항도시로서 비로소 온전해졌다. 이 지역은 일본뿐이 아니라 세계적인 광역 경제권, 메가시티이다. 하늘길을 갖는다는 것은 세계시장과 연결(connect) 하여 경제영토를 얻는 것이다.

화동지역의 관문, 상해 포동 공항

상해시는 장쑤(江蘇)성, 저장(浙江)성와 함께 화동지역의 대표 도시이다. 상해시는 세계적 수준의 국제공항 두 곳을 운영한다.

상해 도심에 있는 홍차오 공항은 군사 공항이었다가 민간용으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도심공항으로는 1억 2천의 지역 인구와 철강, 자동차, 전자로 구성된 화동지역의 산업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다. 포동 공항을 세계적 규모의 공항도시로 만들어버렸다. 상해 역시 개혁개방의 정도, 정권의 운영 스타일, 음식과 말씨까지 북경과 체질적으로 다른 도시이다. 중국의 도시들은 거대한 투자집단이다. 상해시 정부는 아예 포동 공항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이제 공항은 세계의 자본을 빨아들인다. 알짜배기 땅에서 땅 짚고 집을 짓는 우리 지역의 도시공사가 언제 이런 구상을 할 수 있을까? 화동지역은 중국 전역 GDP의 11%를 생산한다. 한국 총생산(GDP)을 훌쩍 넘는 약 2000조 원 이상을 지속 생산하는 거대한 광역경제권이다.

충청권 메가시티에서 놓치고 있는 것

충청권 매가시티 논의는 잘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활권 중심의 지역연합은 고리가 약하다. 서산, 당진, 홍성과 공주, 부여, 논산은 먹고사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이다. 정서가 달라도 동질의 산업 생태계 속에 들어가면 단결한다. 그래서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800만 경제권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 유감스럽게 충남, 충북, 대전과 세종은 산업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없다. 대전 안에 있는 대덕연구특구도 대전의 전통산업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철도는 연결해도 그 이상의 산업적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간사이와 포동처럼 산업적 결속이 어렵다. 현실이 이렇다면? 미래를 만들 수밖에 없다. 한반도 민중의 경제적 삶은 미국, 유럽보다는 항공 시간 3시간대에 있는 중국과 일본, 아세안에 직접적인 여향을 받는다. 광역경제권은 글로벌 경제구도 속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광저우 경제는 세계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후쿠오카는 국제 지역 경제로 잡았다. 후쿠오카는 인구감소, 지방 소멸 시대에 인구가 늘고 있는 지방 도시이다. 충청권도 규모의 경제를 구현해야 하며, 행정의 품질도 세계적인 수준 이상이 되지 않으면 세미나 몇 번 하면서 시간을 놓치게 된다.

청주 공항, 충청권과 아세안의 공항도시를 만들자.

제주로 강의를 가거나 일을 볼 때, 청주 공항을 이용한다.

나 같이 청주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은 충북도민이 37%, 대전시민은 30%를 차지한다. 광역 철도망으로 인해 세종시민의 이용은 증가할 것이다. 대전-세종-청주-청주 공항은 광역 철도망의 ‘핵심 구간’이다. 철도는 반드시 청주 시내를 통과해야 한다. 그래야 도심과 떨어진 역사를 만들어 시민은 불편하고, 연료비 나가고 탄소를 배출하며 지역 발전이 이상해지는 공주역, 울산역 꼴이 나지 않는다.

청주국제공항


육안으로 보는 청주 공항은 규모가 옹색하다.

일층 발권부터 이층 출국장도 한산한 공간들이 놀고 있다. 청주가 자랑하는 직지 전시물은 그늘진 곳에 있다.

대전 관평동에서 2020년 개장한 현대 아울렛은 청주 공항 부지로 끌고 와야 했다. 그래야 대전은 첨단산업부지를 지킬 수 있었고 청주는 중국, 일본, 아세안 항로로 외래관광을 유입하는 국제공항도시를 시작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아울렛도, IKEA도 공항 근처에 있다.

암스테르담 시폰 공항에는 국립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는 세계적 수준의 메디컬 센터가 있다. 스톡홀름 아를란다 공항 교회는 결혼식의 명소이다. 결혼식하고, 하객과 공항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공항 호텔에서 첫날을 보낸 다음, 예복은 공항 사물함에 넣고, 다음날 가벼운 복장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공항은 예술도, 검신도, 예식에도 딱!이다.

충청권은 인천시의 구상과 추진을 잘 살피기를 바란다.

공항지구에 이미 갖추고 있는 항공·관광·물류·첨단산업 융합에 복합리조트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 사업비 2조 8천억을 투입해 생산 유발 5조 8천억 원과 30년간 80만 명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공항복합도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청주를 국제공항도시로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은 풍부하다.

공항 반경 100km에 대전·충남북의 산업체는 1,053,449개사 ▲대덕연구개발특구 ▲아산 탕정지구 ▲오송 생명과학단지 ▲오창 과학산업단지가 반경 60km에 있다. (헬로디디, 2007. 10. 18. ‘청주 공항을 중부권 하늘길로’)

청주 공항은 청주 공항이며 대전 공항이며 세종 공항이다

국가 철도망 충청권 광역철도는 청주 도심(꼭 통과해야 한다)을 통해 청주 공항으로 수렴한다.

지금 청주 공항 인근에 여유 부지가 꽤 있어 확장이 가능하다. 군용 비행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국방부 덕분이다. 행여 조악한 시설을 주변에 깔아놓는 것을 허가하면 안 된다. 상황이 좋은 때 넓힐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할 때이다. 충청 광역 철도망 확정과 메가시티 논의를 계기로 좀 더 담대하게 청주 공항을 충청, 중부권, 중국, 일본, 아세안 모두가 안방으로 사용하는 공항도시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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