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숙 칼럼] 생일과 천성에 대한 호기심

송은숙 승인 2021.06.07 15:47 의견 0

막내딸은 3월에 태어났다. 봄기운이 자연에 스며들어 연초록의 신비로움에 탄성을 지르는 꽃피는 3월생으로 유독 꽃과 자연을 좋아한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자연의 변화를 섬세히 받아들이며 감상하길 좋아하고 표현하는 것을 즐길 뿐 아니라 80년대 출시한 디지털 사진기로 필름을 이용한 사진찍기를 즐기는 미대생이다. 고즈넉한 시골길 뿐 만 아니리 과거와 현대와 미래가 어우러진 도시의 광장에서 셔터를 누르는 포커스가 남다르다.

이번 생일파티는 복고풍으로 해 달라는 주문이다. 메뉴는 초등학교 소풍길에 싸준 김밥을 세자매가 함께 싸야 하고, 엄마에겐 야채가 푸짐한 잡채와 감자가 많이 들어간 돼지갈비찜과 소고기 미역국을 주문하였으며 언니들에겐 각종 풍선을 이용한 벽면 장식을 부탁하고 고풍스럽고 촌스런 고깔을 준비하여 전 식구가 함께 써달라는 주문이다. 물론 케이크는 초코파이를 쌓아서 하고 90년대 유행했던 과자박스에 과자가 가득해야 한다며 각 사이트에서 주문 배달을 하고…….

늘 창의적이고 밝으며 요구가 섬세하고 명확하며 타인의 감정을 잘 읽고 매우 활동적인 막내딸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열어갈지 궁금하다.

필자에겐 세 딸이 있다. 매우 이성적이며 분석적이며 발표를 즐기고 소신이 분명한 큰딸은 연구기관에서 근무중이다. 집중하여 완결을 시켜야 하는 기질로 올곧고 단계별 목표점을 설정해 직진하는 형으로 11월생이다.

외국계 마케팅 회사에서 글로벌 제품을 분석하여 홍보전략을 짜고 분석하는 일을 하는 둘째는 타인의 의견을 잘 수렴하고 상대방의 호의에 대한 반응이 남다르다. 셋째 중 둘째이기에 중재도 제법 잘하고 의견은 분명하고 지혜롭지만 한번 화를 내면 무서운 형으로 12월생이다.

외식을 할 때면 장소를 정하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각자 선호하는 음식이 달라 중학생이 되었을 즈음 세 딸들에게 협의를 통해 정하라 했던 일들은 우리 가족의 일상이 되었을 정도로 개인의 개성이 참 다른 딸들을 보며 타고난 DNA인 천성에 대해 다름을 인정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를 개발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성장을 지켜 보아왔다.

사업 현장을 떠나 교직에 머무르니 아동들의 적성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신의 적성이나 기질에 관련된 교과 시간이나 창체 시간에는 호기심과 즐거움이 유독 남다른 아이들을 많이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부모님과 상담을 할 때면 아직도 부모의 생각들을 고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등산을 하면서 만나는 식물들은 각양각색이다. 하나의 동식물들이 기후에 맞게 한살이를 해내는 자연의 진리는 교사로서의 사명에도 깨달음을 준다, 필자가 동양명리학의 진로적성편을 공부하는 이유다. 동양 명리학은 내가 태어난 년,월, 일, 시의 비밀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학문이다.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년월일시를 오행으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는 기질과 천성을 우주의 에너지의 특성과 균형, 조화, 흐름 등으로 살피는 것부터 시작된다.

명리학의 생일은 철저하게 자연의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며, 이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무인자동차가 활개를 치고 화성에 소풍을 다녀오는 시대라 하여도 결국 자연기후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현상을 직시하게 된다. 식물도 봄, 여름, 가을, 겨울에 피어나는 것이 다 다르고 같은 종이라도 어떤 땅인지, 어떤 환경 속에서 자라는지에 따라 달라지듯이 인간도 봄에 태어나는 사람, 여름에 태어나는 사람, 가을에 태어나는 사람, 겨울에 태어난 사람이 같을 수 없으며 남쪽과 북쪽, 더운 나라와 추운 나라에 태어난 사람들의 신체는 다르다. 명리학은 철저하게 내 출생의 비밀 즉 태어난 시각의 우주의 기로 구성하는 학문으로 내 생일은 내 출생을 비밀을 갖게 된 날이다.

나의 생일은 바로 나를 이루는 우주적 기의 상징이라는 시선이 동양학의 관점이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명리학의 시각은 그 발상 자체만으로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오 학문이다. 생일은 ‘이 세상에 딱 하나밖에 없는 내 운명 설계도’를 받은 날이라 칭하고 싶다. 지난달 재밌게 보았던 애니메이션 영화 ‘SONL’를 통해 출생의 관점을 새롭게 다가온다. 모든 출생들은 축복받아야 마땅한 날이다. 달력에 많은 기념일이자 공휴일의 개념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날이다.

오늘 막내딸의 생일파티 사진을 보며 학문에서 임상으로 다지는 시간이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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