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직장에서 인간관계

김형태 박사 승인 2021.07.12 16:41 의견 0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 15대 총장)

직장마다 목적과 목표가 있다. 그러나 그 일을 달성하기 위한 인간조직(인간공동체)이 중요하다. 호랑이 20마리를 하나의 羊이 이끄는 집단보다 羊 20마리를 하나의 호랑이가 이끄는 집단이 더 강하다는 말이 있다. 구성원의 숫자보다 구성원의 질이 중요하고 구성원의 힘보다 구성원의 동기(動機)가 더 중요하다. 구약성경 사사기에서 정예화 한 군대를 모집하는 3단계가 있다. ① 32,000명 중 응모 동기(두려움)에 의해 10,000명을 추려내고(삿 7:2-63), ② 그중에서 다시 강가에 가서 물 마시는 모습을 보고 경계 자세에 의해 300명만 뽑아 미디안 군대 135,000명을 물리친 적이 있다(삿 6~8장). 精兵育成의 중요성을 보여준 것이다. 직장에도 비슷한 점이 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인도 최고의 팀을 이길 수는 없다”(보 스켐베클러), “지식에 투자하면 그 어떤 은행보다 더 높은 이자를 받는다”(벤자민 프랭클린), “누군가의 참모습을 보고 싶다면 그의 손에 고난 대신 권력을 주어보라”(에이브러햄 링컨), “부하가 상사의 아이디어에 무조건 따른다면 두 사람 중 하나는 필요 없는 사람이다”(콜린 파월) 같은 격언은 국가 운영과 회사경영에 똑같이 적용되는 말들이다. 중국 역사상 사회 혼란이 극심했던 전국시대(戰國時代) 말기에 진나라 재상 여불위는 <呂氏春秋>에서 사람을 쓸 때 살펴볼 항목을 이렇게 적어 놓았다.

① 평소에는 그와 가까운 사람을 살피고, 관직에 있을 때는 어떤 사람을 천거(추천)하는지 본다.

② 부유할 때 그와 왕래하는 사람을 살피고, 그들과 무엇을 하는지 살펴본다.

③ 한가할 때 무엇을 즐겨 하는지 본다.

④ 친해진 뒤 말속에 드러나는 뜻을 본다.

⑤ 좌절했을 때 지조를 본다.

⑥ 가난할 때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는지 본다.

⑦ 기쁘게 해주어 천박하게 행동하는지 본다.

⑧ 즐겁게 만들어 취향을 본다.

⑨ 슬프게 만들어 스스로 지탱할 수 있는지 본다.

⑩ 화를 돋우어 어떻게 처신하는지 본다.

⑪ 두렵게 만들어 견딜 수 있는지 본다.

인품과 도량과 내공을 저울로 달아보는 척도들이다. 열 길 물속은 잴 수 있어도 한 길 사람 속을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모시 고르려다 삼베를 고르게 되고 화장실 갈 때와 올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결혼이나 직원채용에서 흔히 겪는 낭패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랫사람의 입장에서는 상사를 잘 만나야 한다. 명장(名將) 밑에 약졸(弱卒) 없다는 말이 있다. 지도자(상사)가 구성원들을 잘 다루고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지시와 확인과 피드백을 통해 용인용병(用人用兵)술을 발휘하면 기드온이 300명으로 135,000명을 이긴 승전보를 만들 수 있다. ‘종 잘 두어야 말 탈 수 있다’는 말은 부하직원을 잘 만나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상사는 부하직원이 하기 나름이다. 상사도 결국 사람이다. 상사도 섭섭할 수 있고 위로 격려가 필요하다.

① 상사를 바꾸려고 하지 마라. 배우자와 자식도 바뀌지 않는데 상사를 어떻게 바꾸겠는가.

② 상사를 칭찬하라. 리더는 외롭기에 정서적 보상이 필요하다.

③ 실수는 흔쾌히 인정하고 고쳐라. 직급이 올라갈수록 부하직원이 보지 못하는 관점이 생긴다. 총장이 되면 캠퍼스의 담배꽁초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 지적을 받으면 즉시 인정하고 고쳐 나가라.

④ 상사라는 인생보험에 가입하라. 상사의 덕 볼 것 없으니 내 능력으로 하겠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상사의 지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⑤ 도움을 청하라. 도움을 청하는 것은 친밀감의 표시다. 돕고 도우며 인간관계가 깊어진다.

⑥ 네 것 너 먹고 내 것 나 먹겠다는 태도가 제일 불쾌하다. 주고 또 받는 것이 좋다.

⑦ 상사의 단점보다 장점을 보라. 흔히 부하들은 상사에 대해, 국민들은 대통령에 대해 욕하는 재미로 산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단점만 찾아서는 배울 게 없다. 장점을 찾아야 닮고 배울 수 있다.

⑧ 혼내는 상사에게 감사하라. 상사의 꾸중이 없으면 업무역량이 늘어나지 않는다. 또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꾸중도 하지 않는다. 똑같은 꾸중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나의 성장이요 회사의 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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