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브리핑] 아프리카의 국제개발협력 분야? 궁금하세요?

한울 해외정책기자 승인 2021.09.10 16:05 의견 0

저는 케냐의 NGO에 근무하면서 고용노동부 정책기자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지금까지 세 편의 기사를 통해 케냐의 NGO 현황, 고용법, 그리고 현지직원 근무 사례 등을 살펴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케냐뿐만 아니라 아프리카까지 포함하여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실제로 일하는 분들의 후기와 경험담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코로나19로 국제개발협력은 위축되었으나 동시에 보건, 의료, 교육 격차가 선명하게 드러나면서 현재 국제개발협력의 역할도 다시 조명받고 있어, 이 시국에 현직자의 소감을 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최근 입사한 현직자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큽니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는 이직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만큼 정보가 간절한데 그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공개채용 없이 1~2명 내외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도 정보가 잘 공유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청년들이 진로를 위해 고민할 때 도움이 되고자 실제 업무를 수행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하트하트재단에서 근무한 이한비 님을 인터뷰했습니다.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동아프리카어와 정치외교학과를 전공한 이한비입니다. 2019년도 1학기에는 케냐 나이로비대학교 교환학생으로 케냐에서 공부했으며, 귀국 후 2021년 1월부터 7월까지는 하트하트재단에서 근무했습니다.​

하트하트재단 앞에서, 이한비 님

Q2. 하트하트재단에서는 어떠한 업무를 담당하셨나요?

A. 하트하트재단 국제사업본부 산하 전략개발팀에서 근무를 수행했습니다. 전략개발은 NGO에서 국제개발협력 수행을 위해 협력(Partnership)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원조를 지양하고 자립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국제개발협력의 사업이 이루어지다 보니 보건,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기관과 협력할 일이 많은데요.

따라서 국제개발협력 사업수행기관은 국내외 NGO는 물론이고 국제기구, 한국국제협력단(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과 같은 공공기관과도 소통하며 전략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각 기관의 특성, 가치 및 지향점, 전문분야를 면밀하게 파악하여 접점을 찾는 과정이 더욱 중요한 역량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과 함께 하나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조직의 가치는 물론 관련 기관의 특성까지 총체적으로 준비하고 사업 방향을 도모하는 것이 전략개발입니다. 저는 하트하트재단과 관련된 각 기관의 특성과 사업을 조사하고 전략개발의 틀을 담당하는 업무를 지원했습니다.

방글라데시, 말라위, 탄자니아 등의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사업 정산을 보조하기도 했습니다. 증빙서류를 검토하고 사업성과 성과를 측정하고 정리하는 역할이었죠. 2021년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하여 ‘물교환 캠페인’을 수행하며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업무도 맡았습니다.

Q3. 지원서 작성과 면접 과정을 향후 구직자분들을 위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하트하트재단 지원서의 경우 고용노동부 기준에 맞춘 기본 지원서 양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지원서는 총 네 문항으로 각각의 문항은 지원동기, 직무 경험 및 역량, 팀 과제 사례, 갈등상황 극복사례를 다뤘습니다. 우선 모집공고를 낸 110여 개 중 저의 가치관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을 10~15군데 선별했습니다. 질문이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각 기관에서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는 달랐기에 홈페이지와 연차보고서 등 기관 자료를 참고하여 서류를 준비했습니다.

서류를 준비하면서 국제개발협력은 ‘가치 기반’의 성과를 창출하여 실질적으로 개발도상국을 돕는 것이라는 점을 실감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솔직하게 써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았습니다. 저는 제 이야기를 풀어서 경력, 경험을 쓸 때는 아프리카와 관련된 대외활동을 최대한 다 넣으려고 했습니다. 경험에서 끝나지 않고 나름의 성취와 성찰한 점도 언급했으며, 11개에 달하는 관련 활동을 촘촘하게 적었습니다.

Q4. 조금 더 자세하게 입사 전 경력과 경험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점을 피력하여 합격했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A. 면접을 보면서 대부분 업무에 대해 어려운 질문보다는 자기소개서 기반의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해외 유학, 대외활동에 대한 경험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를 원하셨어요. 직무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역량보다도 자세와 태도, 가치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도 바로 가치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영어로 “ODA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국제개발협력은 너에게 어떠한 의미인가?”라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일에 대한 자세와 태도에 대한 제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상을 받았죠.

그렇다고 다른 직무역량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영어로 무리 없이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전공의 특성상 스와힐리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점도 적극적으로 언급했습니다. 해외교환학생과 체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위기상황 극복 경험, 열린 자세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최대한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입사 후 실제로도 제 경험이 업무에도 관련이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제가 맡은 직무는 그 특성상 외국어를 사용할 일이 많았습니다. 지부와 소통하는 것은 물론, 번역과 영문자료에 기초한 자료 조사를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영화제 모의아프리카총회 등 다양한 대외활동에 참여한 이한비 님

아프리카영화제 모의아프리카총회 등 다양한 대외활동에 참여한 이한비 님

Q5. 그렇다면 어떻게 아프리카에 관심을 가지고 케냐에서 공부하게 되었나요?

A. 아프리카에 처음부터 관심을 가졌다기보다는 개인적으로 봉사와 선교에 뜻을 두고 있다가 아프리카를 바라보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본래 의료계열에서 공부하다가 진로에 대해 고민했을 때, ‘진정으로 행복한 일’,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나아가 가장 도움이 절실한 곳은 아프리카라고 생각했고, 아프리카를 목표로 하여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아프리카어과에 편입한 것이죠. 이후 정치외교학과 복수전공, 케냐 나이로비대학교 교환학생 파견을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지식과 역량을 쌓았습니다.

Q6. 케냐에서의 생활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A. 케냐만 생각하면 정말 제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유학 생활을 통해 아프리카에서 국제개발협력 실무자로서 일하는 목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국제기구 및 국제비영리기구 분들을 만나며 사업 현장은 물론 아프리카 유엔본부도 방문할 수 있었거든요. 직접 근무현장을 보며 진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심으로 감사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케냐 나이로비대학교 교환학생 당시

Q7. 앞으로의 진로계획을 어떻게 고민하고 계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A. 우선 7개월 동안 너무 만족하며 많은 것을 배우며 일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기회를 얻게 해주셔서 이 자리를 통해 하트하트재단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는 아직 뚜렷하지는 않습니다. 이틀 전(인터뷰는 8월 1일에 진행) 근무를 마쳤기 때문에 우선 한 달 정도 쉬면서 제 역량을 기르고 싶어요. 실제로 기관에서 근무하며 실감한 점은 더 넓은 무대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석사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한 학위를 넘어 자신만의 분야를 찾는 과정으로서요. 저는 여러 분야 중 보건과 환경 쪽에 집중하여 제 역량을 기르고 싶습니다.

Q8. 그렇다면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고 계신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요?

A.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동시에 대학원 진학에만 제 진로를 한정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NGO봉사단, 해외파견을 통해 직접 현장에서의 근무 역량을 쌓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국내에서 사업 관리업무를 지원하다 보면 현장이 상황이 잘 가늠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실제 현황을 꼭 이해하고 위해서라도 현장 경험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기관에서 해외파견의 기회를 얻어 연속성을 얻는 것도 좋지만 다른 곳에서 다양한 기회를 얻는 것도 좋을 것이기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요.

Q9. 좋은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그렇다면 경력을 이어나가기 위해 퇴근 후나 주말에는 어떻게 시간을 활용하여 자기계발을 하시는지요?

A. 하트하트재단에서 근무하면서 필요한 자격증은 미리미리 취득하겠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MOS 2010 자격증과 ODA 자격증을 차례로 준비하고 있어요. ODA 자격증은 응시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MOS 2010 자격증은 과목 2개가 남았습니다. 스와힐리어 외에도 프랑스어도 배우고 있습니다. 만약에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IELTS 시험도 준비해야겠지요. 앞으로도 제 역량을 쌓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이한비 님

이한비 님과 인터뷰를 즐겁게 마쳤습니다. 같은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인터뷰라기보다도 서로의 현황과 비전에 대해 공유하는 대화를 나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후 원고를 정리하면서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우선 해외 생활을 통한 소통 능력과 위기 극복 능력을 강조한 점, 둘째로는 아프리카 혹은 해당 지역에 대한 관심사 피력한 것, 마지막으로 외국어로 문서를 읽고 쓰며 자료를 수집하는 역량은 저도 입사 때 강조한 부분이었습니다.

이한비 님께서 가치와 태도에 대한 고민을 치열하게 해오셨다는 점에서도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국제개발협력은 착한 마음과 선한 뜻은 기본이며 그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함께 성장하며 지원국을 돕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전략이자 사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다양한 시도를 통해 스스로 진짜 의미 있는 일을 고민하며 성취해온 이한비 님의 지난 7개월을 감히 이해할 수 있었고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 국제개발협력에서 일하고 싶으신 분들도 선한 마음을 전제로 가치를 창출할 방법과 역량에 대한 고민도 병행하며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라며 기사를 마칩니다.

​* 고용노동부 정책기자단의 기사는 기자 개인의 의견입니다.이는 고용노동부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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