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새 송민숙, 그녀의 ‘죽비춤’ 매력에 빠져보자!

민순혜 기자 승인 2021.10.07 16:41 의견 0
춤새 송민숙-운현궁붓꽃

촤르르 떨리는 가체 위 장식품들이 매혹적인 선율을 타고 어깨선을 건드리다 손끝, 발끝으로 내려앉는다. 춤새 송민숙의 공연 중 ‘춘앵전(春鶯展)’을 보다 보면 전신에 번지는 열기를 누구나 느낄 것이다. 뜨거운 열정을 찾아볼 수 없는 계절, 그녀를 만나 진한 가을의 빛을 담아본다.

춤새 송민숙

춤새 송민숙은 산 좋고 물 좋은 부산 동래 온천동에서 태어났다. 꿈꾸기를 좋아하고 산과 들, 물과 바람을 사랑하는 아이였다. 물결이 햇살에 반짝이는 것을 보면 춤추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사뿐히 날아든 바람결에 흔들리고 있는 나뭇잎들을 보며 사위를 만들어 냈다. 까만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보며 춤을 춘다. 가슴에 빛나는 보석을 품고 어린 시절부터 부산 김진홍 선생께 춤을 사사하고 춤에 매진하던 중 예기치 않았던 교통사고로 꿈이 좌절될 뻔했다. 생사를 오가며 4번의 대수술을 거쳐 다시 살아난 그녀! 수술하던, 투병하던 하얀 방이 슬펐단다. 그리고 움직일 수 없는 것에 대하여 흰 공간처럼 슬펐다고 전한다. 원망과 슬픔 그리고 좌절 속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춤을 추어야만 하는 애절한 갈망 덕분이었다. 춤이 있었기에 살아날 수 있었다는 그녀는 춤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자연과 생명에 관하여 관심이 많고 존재하는 것에 대한 열망과 궁금증은 그녀가 춤을 추는 이유 중 하나다.

죽비춤

“춤을 춘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강하게 전달하는 춤새의 열정이 문득문득 필자의 가슴을 흔들어 놓는다―춤이란 인간 본능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원초적인 몸짓이 아니던가?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고 순수한 영혼의 상태에서 추어지는 맑음을 지향하며 그 어떤 것도 첨가되어있지 않은 그래서 죽비춤을 만들었다. 나를 찾아가는 여행 순수하게 나를 비우고 찾아가는 여정의 길을 죽비춤과 떠난다. 신체와 마음의 합일,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그것. 춤출 때가 가장 행복한 여자이다. 늘 새로운 시선으로 매일에 감사하며 살아간다.

춘앵전

죽비란 사찰에서 스님들이 공부하면서 번뇌나 잡념들이 떠올라 자신의 마음이 혼란에 빠졌을 때 스스로 반추하며 매질할 때 쓰는 기구다.

바라보고 떠나고 부서지고 다시 존재하는 그 카테고리 속에 춤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이다. 존재와 존재하지 않음이 동시에 공존하는 그런 공간을 추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말이 좀 어렵지만, 자유와 평화, 존재,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 무엇이 있는데 암튼 그렇습니다.” 상기된 얼굴로 그녀는 “표현할 수 없는 희열 그 어떤 것입니다.”라고 전한다. 춤이 있어 행복하고 그것을 느낄 수 있는 것에 감사하는 춤새 송민숙! 그녀의 공연을 보면 모두 그 매력에 빠질 것이다.

연꽃죽비춤

‘춤을 추는 새’ 혹은 ‘춤추는 사위’를 뜻하는 춤새는 남이섬 강우현 선생께서 지어주신 호(號)라 전하며 그 호가 무척 마음에 들고 흡족하여 늘 사용한다고 한다.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새도 좋고, 춤도 좋아하기 때문에 오늘도 무대에 오르면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간다는 그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지구상의 악재(코로나19)로 공연이 취소되거나 아예 기획조차 할 수 없는 지금 그녀가 다시 날 수 있는 공연이 있다면 좋겠다.

춤새 송민숙

그녀의 춤은 오는 10월 25일(월) 저녁 7시 고당마당으로 오시면 볼 수 있다.

주소: 대전 중구 중앙로122번길 17 대일빌딩 7층
문의전화: 042-226-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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