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태의 길벗 명리학] 주체적인 생각은 미래창조의 열쇠이다.

강경태 박사 승인 2021.10.13 15:35 의견 0

뜨거웠던 여름의 치열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이제 늦가을이 되었다. 하늘의 기운은 점점 차가워져서 지면에 차가운 서리가 내린다는 한로(寒露)가 있는 계절이다. 지면 위를 한기가 엄습해오니 땅위의 활동을 멈추고 열매는 어느새 떨어져 땅속으로 몸을 감추기 시작한다. 가을 들녘은 앙상한 가지만 남아 이제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으로 마지막 수확물을 거두어들이기 위해 바쁜 시기이다.

명리학에서는 술월(戌月)이라 부르며, 금기운(金氣運)과 토기운(土氣運)이 왕성한 계절이다. 자연에 비유하면 金기운은 열매의 알맹이, 거두어들인 곡식과 같고, 土기운은 곡간이나 창고와 같다. 술월은 火의 고장지(庫藏地)로 火의 마지막 기운이 남아있으니 곡식이 상한 것을 골라내거나 문제점을 찾아 보완하는 기운이다. 산업사회로 말하면 金기운은 우리가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이나 상품을 생산해 놓은 것과 같고, 土기운은 상품을 출하하기 위해 모아놓은 창고와 같으며, 火기운은 문제가 되는 상품을 찾아내거나 보완하는 기운이다.

신금(辛金)의 氣運은 봄부터 가을까지 열심히 만들어 놓은 기운으로 모든 것이 함축되어있는 중요한 기운으로 손실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관리하고 운영해야 하며, 이러한 辛金의 氣運을 세상에 내어놓게 하는 것이 임수(壬水)의 氣運이다. 또한 시장성을 살피게 하는 것은 土의 氣運이며, 시장에서 문제점을 찾아 보완하도록 하는 것은 火의 氣運이다.

辛金을 손상시키는 경우의 수(數)는 다양하지만 특히 火가 지나치게 조열(燥熱)하게 되면 辛金은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게 된다. 辛金이 火로부터 손상을 입지 않으려면 반드시 水의 조합이 먼저 필요하다. 金에게 水의 역할은 상품성이나 쓰임의 여부를 묻는 것으로 水가 있어야 시장에서 통용되는 상품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水를 보지 못한다면 辛金은 그 쓰임이 없는 것이며 이때 火를 보게 되면 辛金은 폐기되는 상품과 같다. 만약 水를 보지 못한 辛金이 조열한 火를 보게 되면 폐기되는 상품이며, 이를 재활용하기 위해 보충하는 기운이 庚金이다. 결론적으로 辛金은 水와 함께 火를 보아야 하며, 水를 보지 못한 辛金은 다시 庚金이 필요하다. 戌月에 출생한 사람이라면 위와 같은 내용을 참조하여 어떠한 구조로 되어있는가에 따라 자신의 장점과 문제점을 간단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丁 辛 甲 己
酉 巳 戌 ○

고물을 취급하는 사람이다. 술월에 출생하여 辛金과 丁火가 있다. 辛金의 보호자인 壬水가 없는데 火剋金하면 辛金은 금소(金消)라 하여 金이 소멸하게 된다. 金이 소멸하게 되면 많은 세월 노력을 기울였던 경력뿐만 아니라 재산의 손실을 막을 길이 없다. 辛金의 할 일은 金剋木으로 木을 베어내는 일을 해야 하는데 辛金으로는 甲木을 베어내기에는 무리가 있다. 즉 능력이 안 되는 辛金이 무리하게 일을 추진할 우려가 있는 것이며, 이러한 辛金을 丁火로 火剋金하게 되면 사용하지도 않는 것에 매달려 가격만 높여 놓은 것과 같기 때문에 규모가 큰 것만을 찾게 된다.

30대 후반에 경오(庚午) 대운이 들어왔다. 잘못된 辛金을 보충하여 새로운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운으로 이때부터 하던 모든 일을 접고 새로운 일을 찾아 여러 가지의 일을 하다가 마지막에 고물에 관련된 일을 시작하였다. 처음은 중소기업을 돌면서 나오는 폐기물을 모아 유통하는 일을 시작으로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몇 년이 지난 뒤에는 폐기물을 분리하는 공장을 운영하려고 부지매입부터 시설확충까지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는 과정에 엉뚱한 곳에 잠시 투자를 했다가 모든 것을 잃고 좌절되고 말았다. 자신의 능력을 살피지 않고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는 경향이 있으며, 너무 큰 것만을 보고 일을 추진하다 보면 허세도 많을 수밖에 없다. 자신의 가치를 잘 파악하여 지켜나가는 것도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큰 지혜임을 알 수 있다.

庚 丙 戊 丙
寅 午 戌 午

직업은 안마사이다. 술월에 출생하여 주어진 환경에 문제가 많은 사주로 고난이 예상된다. 첫째는 병화(丙火)가 화국(火局: 寅午戌)을 이루고 있어 지나치게 조열한 사주가 되었다. 둘째는 土가 지나치게 태왕(太旺)하다는 것이며 또한 火의 조열한 기운이 무토(戊土)에 까지 영향을 주어서 먼지만 날리는 아주 삭막한 환경이 되었다. 술월에는 辛金이 있으니 火에 의하여 辛金이 소멸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다음은 土의 지나침이 辛金을 땅속에 묻어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데 장애가 많다. 삼수를 해서 겨우 대학에 진학했다.

火氣로부터 辛金을 구제할 방법은 庚金으로 辛金의 잘못된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다. 또한 土의 지나침은 갑목(甲木)으로 견제하여 해결할 수 있으나, 水가 없는 土는 마치 사막 한가운데 집을 짓는 것과 같아서 일시 해결이 된 듯하지만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좋은 해결방법은 아니다. 土가 水를 머금고 있어야 현명하고 발전할 환경을 만나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다. 이 사주에서 水가 없기 때문에 대운에서 水와 甲木이 동시에 들어와야 새로운 기회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사례자는 젊어서 시력을 잃고 안마사의 길을 가게 되었으며, 인체공부를 두루 익혔다.

“어떻게 오셨나요?”

“제가 독립해도 되나 궁금해서 왔습니다.”

“독립은 2024년도가 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독립한다면 다른 곳으로 한 번 더 옮길 수 있습니다. 사주를 보니 교육도 하셔야 할 듯한데 혹 교육하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그렇지 않아도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은데요. 제가 배우는 데 어려움이 많아서 잘 될까 걱정입니다.”

“지금은 갑진(甲辰) 대운으로 새로운 환경을 찾아 다시 학습하라는 운(運)이 왔으니 진학을 하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용기를 내어서 꼭 도전하십시오.”

“정말 감사합니다.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의 타고난 능력을 살피지 않아 지나치게 과신하거나 또는 소극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 물론 자신의 능력을 잘 알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자신을 살피는 노력을 열심히 한다면 어느 정도 지혜로운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다. 사주는 과거의 삶을 맞추어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계획하고 실천해 나가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미래사회는 몹시 복잡하다. 현대인들은 다가오는 환경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미래를 계획하는 창의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휴대폰에서 제공하는 필터버블(filter bubble)’은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맞춤형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해서 이용자는 필터링 된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으로 수동적이고 제한적인 사고 패턴에 잠식당하고 있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별하는 능력을 메타인지(meta-cognition)라고 하는데 인공지능 시대에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다. 다시 말해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정교하게 알아가는 것으로 자신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능력이다.

인류의 경험을 바탕으로 메타버스(meta-verse), 5G, 인공지능(AI), 초연결, 실감기술, 증강현실 등 현란한 미래 시대로 가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스스로의 질문과 해답을 찾는 노력이 요구된다. 내 인생을 주체적으로 규정하고 제어하며 살기에 꼭 필요한 능력이기도 하다. 과거의 성찰을 바탕으로 오늘을 의미있게 규정하고 다가오는 미래에 주체적으로 대응하자. 혁신은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를 창조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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