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용 칼럼] 친구와 어울리는 건강한 삶

한평용 명예회장 승인 2022.03.10 15:10 의견 0
친구와 어울리는 건강한 삶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친구가 좋다는 뜻이다. 물건은 골동이 돼야 더 가치 있고, 사람은 오랜 친구가 더 이롭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아내도 진실한 친구가 돼야 행복하다. 우정(友情)이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한다는 말이 요즈음처럼 실감나는 때도 없는 것 같다.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는 나치에 학대받던 유태인 친구를 위해 ‘어린 왕자’라는 시를 써 헌사 했다고 한다. 그의 시집은 160여 개국 언어로 번역돼 1억 부 이상 팔렸으며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20세기 유명한 화가 폴 세잔은 친구의 한 통 편지가 인생의 진로를 바꿔 놓았다는 일화가 전한다. 현대 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의 성공 뒤에는 ‘너는 화가로 대성 할 수 있다’라는 친구의 따뜻한 조언이 있었다.

신라 때 친구와 함께 생사를 같이 한 슬픈 고사 전해온다. 화랑 사다함은 친구 무관랑과 함께 대 가야전쟁에 나섰다. 그런데 무관랑이 칼을 맞고 서라벌로 돌아오는 도중 죽자 슬픈 나머지 식음을 전폐하고 따라 죽었다.

친구와 어울리는 건강한 삶

필자는 금산에서 30여 년 사업을 해오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0여 개 성상을 금산 밥 먹고 살았으니 이곳이 몸과 마음의 고향인 셈이다.

나는 금산에서 여러 인생 친구들을 만났다. 소박하고 솔직하며 모두 착한 친구들이다. 선배도 있고 나와 같은 갑장도 있다. 홍안의 미소년 같았던 친구들도 이제 60의 나이를 넘고 보니 모두 된장 맛 나는 반백들이다.

소탈하면서 구김새 없는 친구들과 가끔은 만나 소주잔을 기울인다. 얼마 전 나는 친구들과 모여 봄맞이 꼬치구이 파티를 했다. 아직은 대둔산에 잔설이 녹지 않은 쌀쌀한 날씨였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니 추위마저 사라진다. 또 꼬치구이 맛은 환상적이었다.

친구와 어울리는 건강한 삶

이날 화두는 바로 건강한 삶이었다. ‘모두 건강이 최고다‘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한 친구는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양치질을 한 다음 식사하는 것이 건강 비법이라고 말했다. 기상과 함께 스트레칭으로 몸을 유연하게 해야 다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친구들 나름대로 건강을 위한 상식을 모두 갖고 있는 듯 했다.

오늘날을 백수시대(百壽時代)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세계가 인정하는 노인국가가 됐다. 언론 보도를 보면 지난 해 기준 70세 이상 노인인구가 500만 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대다수 노인들은 경제력이 없어 가난하게 산다. 자녀들의 보살핌도 부족하고 경제력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독거노인들의 고독사 기사가 자주언론에 보도된다.

친구와 어울리는 건강한 삶

영양이 좋은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즈음 노인들은 장년처럼 건강하다. 금산 친구들은 머리는 비록 백발이지만 신체나이는 아직도 청년들이다. 젊은이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식견과 경험, 그리고 세상을 관조하는 이해력이 높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역량 있는 노인들을 어떻게 자원화 하느냐에 달려있다. 여기에는 국민적 컨센서스가 모아져야 한다. 사회에서 냉대 받는 계층이 아니라 이들의 경륜과 전문지식을 사회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제 3월이 왔다. 금산군 복수 아름다운 전원에도 멀지 않아 복숭아꽃이 만발하겠지. 꼬치구이 하며 즐거웠던 친구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오늘도 웃음이 절로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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