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기 칼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

이창기 교수 승인 2022.07.12 14:51 의견 0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가 있다. 정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까?

사람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사람만이 희망이란 말도 있고 사람을 믿으면 안 된다는 말도 있다. 사람 때문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사람을 멀리한다. 아마도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사람들은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사람이 싫어 자연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연인들에게 살면서 가장 무서운 게 무어냐고 물으면 산속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무섭다고 이야기한다. 그래도 사람이 아름다운 것은 무서운 사람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 많기 때문이리라. 솔직히 사람을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아닐까 싶다. 진짜 사람은 이기적 동물이다. 물론 이타적인 사람도 있지만 그들은 맨날 손해만 본다. 그러면 이기적인 사람만이 꼭 이익을 보는 것일까? 그렇지도 않다. 왜냐면 인간은 모두가 이기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욕심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 본인은 머리를 굴려서 이익을 추구하지만 다른 사람 눈에는 다 보이기 때문이다. 그냥 내버려 두는 이유는 시차 때문에 놓쳤거나 그래 ‘너나 가져’라는 양보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양보적 이기심도 언젠가는 나에게 기회가 올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래도 기회가 오지 않으면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균형을 이루게 된다. 욕심을 부린 자는 욕심으로 망하기 때문이다. 물론 욕심을 부린 자가 더 잘사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과연 그가 살아서는 욕심을 다 채우겠지만 죽어서도 그럴까? 죽기 전에 그는 모두의 공공의 적이 되어 있기 때문에 결코 행복한 삶을 누렸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일찍이 연암 박지원 선생이 말씀하시길 ‘세상은 텅 빈 그릇인데 이 그릇을 채우는 것은 인간의 욕심 때문에 가능하다. 돈 욕심, 권력 욕심. 명예 욕심, 사랑 욕심 등등……. 그런데 그릇이 욕심으로 넘쳐나 깨지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알기 때문이다.’라고 설파하셨다. 연암 선생께서는 인간의 욕심이 세상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인데 그래도 욕심이 세상을 망치지 않는 이유를 사람들의 수치심이 지나친 욕심을 제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 혼자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게 마련이고 그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기에 적당히 욕심을 부리게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를 바로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본다. 첫째, 사람은 부끄러움을 아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며 변화를 도모하기 때문에 아름답다. 물론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을 후안무치하다고 평가한다. 둘째는 나 혼자 욕심을 부리면 다른 사람의 몫이 줄어드는 것이니 갖고 있는 것을 나누어 가지려는 이타심 때문에 사람은 아름답다. 남을 위해 내어놓는 기부, 봉사, 연민 등이 사람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이유다. 셋째는 누구나 정의를 지향하기 때문에 아름답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은 자나 깨나 정의를 부르짖는다. 그런데 正義를 定義내리기 어려운 게 사람마다 자기 중심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널리 회자된다. 진정한 정의란 누가 보지 않아도 질서를 지키는 사람, 나에게 불리해도 어려운 상대가 유리하다면 수용하는 자세를 갖는 것들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세 가지 이유는 수치심, 이타심, 정의감이다. 우리는 매일 자신의 허물을 되돌아보고 남을 배려하는 양보심 속에서 정직하게 땀 흘려 얻은 것만을 내 것으로 여기는 삶을 살아간다면 그는 ‘사람꽃’이요, ‘꽃사람’일 것이다. 사람꽃이 가득한 사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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