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칼럼] 관점을 바꾸자

김종진 작가 승인 2022.12.12 13:57 의견 0

2022년 한 해가 지나가고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오고 있다. 새해에는 보이는 부분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인격적으로도 한 단계 더 성숙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 나의 행동과 습관을 반성하고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고집스러움에서 빠져나오고, 타성에 젖은 상태에서 벗어날 줄 알아야 한다. 나와 가장 가까운 자녀의 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아이는 고유의 인격체로 부모 몸을 빌려 태어났을 뿐, 부모에게 소속된 존재가 아니다. 인간 자체로 자율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교육은 ‘학(學)’과 ‘습(習)’에 달렸다. 요즘 교육은 ‘학’에 집중되고 있으며 ‘습’은 개인에게 맡겨진다. 문제는 ‘습’을 습득할 시간도 없이 학에만 집중한다는 것. 아이들에게 머리로 이해하는 교육을 끊임없이 시키고 있는데 인성교육의 관점을 습으로 돌려보는 것이 어떨까?

이미 수많은 교육기관에서 인성교육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을 활용하는 건 개인의 몫이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인성교육 관점을 ‘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즉 배우고 실천하는 것을 게으르지 않게 미루지 말고 부모가 책임을 갖고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의 관점을 ‘습’으로 바꾸기 위해 몇 가지 실천해야 할 사항이 있다.

먼저, 부모의 언어습관을 점검해야 한다. 부모의 언어습관에 따라 아이 삶은 바뀐다. 부모가 거친 말을 한다면 자녀 역시 거친 말을 할 가능성이 높다. 언어습관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가 칭찬에 인색할 경우 아이의 ‘습’ 능력은 떨어진다. 아이가 평소답지 않게 행동하면 “얘가 오늘따라 왜 그래?” 하며 아무 생각 없이 말한다면 아이는 상처를 입는다.

다음은 먼저 보여주고 이유를 알려줘야 한다. 부모가 하지 않는다면 아이도 하지 않는다. 어른을 보고 인사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보여줘야 한다.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어리니까 당연히 하는 거야.’라고 말한다면 아이는 이해를 할 수 없다. 부모가 먼저 인사하는 걸 보여주고 인사를 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면 된다. 보여주는 것으로 끝내면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꼭 이유도 함께 설명해줘라.

끝으로 부모가 먼저 다양한 인간상(人間像)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완벽한 인간상을 원한다. 인성도 바르고, 공부도 잘하고, 교우 관계도 좋고, 예체능에 능하며, 부지런하기를 바라는 등 너무 많은 것을 원한다. 개성을 존중한다면 완벽한 인간상을 버려라. 완벽한 인간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그런 인간상을 강요할 수 없다. 우선 다양한 인간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자. 그리고 그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줘라. 각자 가지고 있는 본성이 있다. 본성에 맞지 않는 인간상을 부모에 의해 추구한다면 참으로 괴로울 것이다. 다양한 인간상을 보여주고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자.

인성교육은 무 자르듯 단정 짓기 어렵다. 백이면 백. 전부가 다른 아이들인데 어떻게 똑같은 교육이 가능하겠는가? 그리고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부모가 받은 교육을 아이에게 시킬 수 없다. 그렇다고 손을 뺄 수도 없는 일이다. 관점을 바꿔보자. 인성교육을 학(學)의 개념이 아닌 습(習)의 개념으로 말이다. 관점 하나만 바꾼다면 습에 집중할 수 있다. 습에는 언어습관, 보여주고 설득하기, 다양한 인간상 알기가 따라올 것이다. 인성교육은 학업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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