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용 회장 신년사] 토끼 같은 지혜로 ‘난국’ 극복

한평용 회장 승인 2023.01.06 14:36 의견 0

묵은해를 보내고 희망의 새해를 연다. 하루의 시작은 아침에 있으며 한 해의 스타트는 1월이다. 우리 모두 희망과 열정, 새 각오로 2023년을 열어야 한다.

계묘년(癸卯年)은 검은 토끼해라고 한다. 올해도 운수대통의 해라니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 설화에서 토끼는 꾀 많은 동물이다. 용궁에 끌려갔다가 간을 육지에 두고 왔다고 기지를 발휘, 죽음을 모면하는 구토설화(龜兎說話)의 주인공이다.

옛 사람들은 달 속에 두꺼비가 된 미녀 항아와 토끼가 산다고 생각했다. 토끼가 무병장수약이라는 ‘선단(仙丹)’을 만들기 위한 방아를 찧고 있다고 했다. 선단이란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는 불사약이다.

또 보름달을 ‘마이더스의 손’으로 존숭했다. 어머니들은 달 밝은 밤 장독대에 정한수를 떠놓고 두 손으로 빌면 모든 소원을 이룬다고 믿었다. 금쪽같은 아들의 장원급제를 소망하기도 했다.

달에 있는 검은 그림자를 계수나무에 비유했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 태백이 놀던 달아, 저 달 속의 계수나무 옥도끼로 찍어 내고 금도끼로 다듬어서 초가삼간 집을 지어 부모님과 함께 천년만년 함께 살고 싶다.’라는 민요를 지어 불렀다. 부모님 모시고 천년만년을 살고자 한 효성스러운 민족이 세계 어디에 또 있을까.

지난 한 해는 다사다난했다. 정치적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퇴진하고 윤석열 정부가 탄생했다. 여야 후보의 표차는 대선 사상 가장 근소한 차였다. 사건 사고도 많이 일어났다. 핼러윈 데이 이태원 참사는 큰 비극이었다.

여·야 간의 해묵은 갈등에서 비롯된 한국사회의 진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진영과 진영, 지역과 지역, 세대와 세대 간 불협화음의 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대결구도가 계속된다면 앞으로도 갈등은 더욱 심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생긴다.

지난 10월 초 경상북도청 소재지인 안동에서 ‘영호남 상생협력 화합대축전’이 열린 것은 참으로 의미 있고 반가운 행사였다. 영·호남의 수장인 경북지사와 광주광역시장이 참석, 굳게 악수를 하고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자고 다짐했다. 중앙 정치도 이제 이를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새해는 경제 분야가 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의 어려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 시대가 닥치면서 국민들의 삶은 더욱 핍박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 효자 품목 중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 업종의 수출 감소폭이 올해는 1.9%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경제계는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 확대, 수출 실적 개선을 위한 환경조성, 지방의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신속한 자금지원’ 등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불필요한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은행의 문턱도 더 낮아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까다로운 규정으로 기업 창업 의욕을 꺾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라 살림이 넉넉해지려면 경제 회복이 제일 우선 아닌가.

우리 속담에 ‘두 마리를 토끼를 쫓다가는 다 놓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새해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 그것은 경제회복과 국민의 생활안정이다. 정부와 기업, 국민이 힘을 모아 지혜를 짜 사경에서도 살아나온 토끼의 지혜를 일깨워 난국을 헤쳐나가야만 한다.

애독자 여러분의 행복한 계묘년을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청풍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