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여서 더 행복해지는 ‘합창’… 세종시 6개 합창단체 ‘세종시 합창연합회’ 결성으로 시너지

세종시 합창연합회 서은숙 대표
前 목원대학교 문화예술원 초대 원장

정여림 작가 승인 2023.01.06 15:11 의견 0
세종시 합창연합회 서은숙 대표


“목소리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합창은 악기도 필요 없고, 경제적 비용도 따로 들지 않는다. 한 사람의 지도자(지휘자)가 있으면 단원 전체가 어우러져 한 팀이 되는데, 한목소리로 합창하다 보면 ‘함께여서 더 행복해 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흩어져 활동하던 세종시 여섯 개 합창단체가 하나의 큰 원으로 뭉치게 됐다. 지난해 12월 발족한 세종시 합창인의 큰 동그라미 ‘세종시 합창연합회(이하 연합회)’의 방향키를 잡게 된 서은숙 대표를 만나 합창의 세계를 들어봤다.

세종시 합창연합회 서은숙 대표


2022 세종시 합창연합회 출범식

세종시의 6개 합창단체 모여 ‘세종시 합창연합회’ 만들어

“즐거운 인생! 노래로 소리로 아자, 아자, 아자!”

세종시의 한 합창단체는 회원들이 모이면 항상 구호를 외치며 활기차게 합창을 연습한다. 노래를 좋아하는 세종시 합창단체들의 가치와 목적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이들은 세종시 곳곳에서 아름다운 목소리의 하모니를 만들어 왔다. 합창을 통해 즐거움을 찾고, 음악의 활기를 지역사회에도 꾸준히 불어넣었다. 대전권 음악 예술 분야에서 활동반경을 넓혀 온 서 대표는 세종시 합창 계의 추대로 이번 연합회의 대표를 맡았다.

“여러 단체를 하나로 엮어 운영한다는 것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고 누군가는 희생해야 한다. 다행히 인복이 많은지,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으니 연합회의 성과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세종시의 6개 합창단체는 그동안 자력으로 정기 공연이나 특별 공연을 진행해왔으며, 각 합창단 음악 감독들은 지역의 최고 음악 전문가들이다. 이들 합창단은 세종시 합창의 대중화와 수준 향상을 위해 각각의 역할을 해왔는데, 지난 연말, 세종시 합창단연합회 결성으로 그 시너지가 더욱 기대된다.

충남대병원 어울림 합창단

합창 무대에서 받는 박수갈채의 행복감, 무대 서본 사람만이 안다… 연합회 ‘전국 합창 페스티벌’ 추진 예정

서 대표는 충남대학교병원 본원의 ‘어울림병원합창단’을 2014년 창단하여 이끌어 온 장본인이다. 30여 명 단원이 연습해 연 3회 이상의 런치 콘서트와 크고 작은 음악회를 진행해 직원들의 재충전 시간을 선물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위로를 전했으며, 대전 경찰청 등 타 단체 초청공연도 수차례 가져왔다. 합창단원들은 병원에서 각자의 분야에서만 일하다가 직장 내 상하관계, 부서별 경계 없이 모두가 소통하고 한 팀이 돼 연습하다 보면 관계가 친밀해지며 업무 만족감도 커졌다.

“합창하는 시간은 힐링의 시간이라고 단원들이 말한다. 다른 분야에서 일을 가지신 분들이 함께 모여 하모니를 내다보면 삶의 좋은 자극제가 된다. 무대에서 관객의 박수갈채 후 느끼는 그 행복감은 서본 사람만이 안다. 음악으로 그 울림을 전하고 공유하는 그 기쁨과 감격을 많은 시민들이 느껴봤으면 한다.”

연합회는 향후 세종예술의전당에서 합창 페스티벌 개최를 기획하고 있다. 이후 범위를 좀 더 확대한 ‘전국 합창 페스티벌’도 도모한다. 6개 단체 200여 명의 단원들이 모이는 대합창의 하모니는 시민들에게 보다 큰 감동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합회 전체 작업이 필요하고 방향키를 쥔 서 대표의 역량 또한 부단히 요구된다.

목원문화예술 CEO과정 1기 입학식 축하케이크 절단

서 대표, 피아노 전공으로 시작해 국악·음악치료·문화콘텐츠까지 섭렵한 ‘유학파 문화 재원’

서 대표는 충남 예산 삽교읍 출생으로 초등학교 때부터는 도청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대전으로 옮겨와 학교를 다녔다며 음악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평범한 월급쟁이 가정에서 자랐는데, 딸에게 음악을 시키고 싶어 했던 어머니 덕으로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유일하게 최고점이 나오는 과목이 음악이었다. 많이 접한 만큼 음악이 친숙했고 음악에 대해 뭔가 파고들고 싶었고 그만큼 열정이 강했다.”

클래식을 전공한 피아니스트로 국내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독주회나 협연, 여러 활동을 하고 미국에서 피아노 연주자과정 연수 후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서 대표. 문득 다른 분야도 궁금해졌다. 중앙대 국악교육대학원에 등록해 전통음악을 접하고 음악 치료학도 공부했는데 이후 그는 학문적 프레임을 넓히고자 고려대학교에서 문화콘텐츠학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다. 그중 음악치료 분야에 관심이 깊어 임상적인 음악치료 관련 세션을 연구해 요양병원, 복지관에서 특강을 열었다. 충남대병원 권역재활센터에서 환자들에게 재활 음악치료도 진행했다.

“음악치료를 받는 사람들은 재활치료 대상자라 신체가 불편하거나 장애가 있는 분들이었다. 편마비가 있는 분에게 음악을 개입시켜 정서적 재활을 돕는 작업을 했다. 악기를 연주하고 리듬을 대입해서 그들의 심신에 변화를 유도했다. 그러한 임상 데이터로 석사 논문도 준비했는데 객관화되고 현장감 있는 논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목원문화예술 CEO과정 1기 입학식에서 서은숙 원장 인사말

상호작용하는 작업이 매력적, 나로 인해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다양한 음악적 경험과 공연기획 이력 가져

서 대표는 교수직을 거치며 음악과 음악치료, 문화를 융·복합하고 싶었고 다양한 문화를 아울러 통찰력 있게 큰 그림으로 그리고 싶었다.

“여러 장르가 쌍방통행, 상호작용하는 작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며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배려심, 소통력이 있었는지 내 조그만 능력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

그가 40대 중반 시행한 음악치료는 요양병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국악기인 소고, 장고 등과 오르프, 탬버린 등 타악기와 자연의 소재를 활용한 수업은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일으켰는데 서 대표의 섬세한 배려와 따듯한 마음씨도 한몫한 듯하다.

“병원의 한 환자분이었던 전직 교장 선생님께서는 제 수업 때마다 기록으로 남기셔서 책으로 묶어 ‘선생님 수업이 준 감동을 기록으로 남겼다’며 선물로 주셨다. 주 1회씩 2년 이상 환자들과 했는데 그분들의 낙이 제 수업을 듣는 것이라 했다. 수업하러 가면 ‘자식이 온 것 같다’ 며 제 손을 잡았다. 그럴 때면 저는 한 분 한 분을 다 안아드렸다.”

2018년 목원대학교 음악대학 동문회장의 책임을 맡아서는 전공별 6개 분과를 만들어 활성화 시키고, 동문 음악회 등을 개최했으며 거액의 장학금을 쾌척하기도 해 모교 사랑을 드러냈다. 2019년 목원대 문화예술원장 재직 때는 왕성한 활동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어 냈다. 예술대학의 강점을 살려 문화예술을 특성화한 문화예술 최고위과정을 개설하였는데, 예술 기반 위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창의적인 수업을 고안해 냈다는 평이다. 이 과정은 지역의 유수한 기관장과 정치인, 기업인이 참여하여 역량을 보강하는 인문학적 장이 됐다. 서원장의 남다르고 독특한 발상과 창의력은 문화예술원 발전의 큰 기폭제로 작용했다. 대전시립미술관에서 미술 전시와 음악 공연을 절충한 ‘DMA 스테이지’를 기획 공연한 일도 대중에 회자 된다. 시립미술관 최초로 시도된 전시와 음악 협업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고 지역 문화 활성화를 기했다는 평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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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공간에서 미술만 감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미술관 또한 음악 감상을 할 수도 있는 공간이다 싶었다. 장르 간 소통이 있으면 예술인의 무대가 확장된다. 자신의 분야를 보여주고 싶은 미술가, 연주자들은 많으니 창의적인 소통과 발상이 필요하다.”

충남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양 강의는 음악치료 수업을 바탕으로 코로나 이전까지 진행했다.

“의대생들은 엄청난 분량의 전공수업과 실습에 쫓겨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다. 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수업에 장르를 만들어 연주와 공연 퍼포먼스를 열었다. 예를 들면 강의실에서 서 교수의 피아노 연주에 발레리나의 춤을 컬래버레이션하는 형태다. 딱딱한 전공 수업만 접하던 의대생들에게 말랑말랑한 예술 분야로 감성을 건드려 주니 반응이 뜨거워 의학전문대학원 최고 인기 교양과목이 됐다. 또한 병원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음악치료로 수업한 내용을 의대생들에게 소개하며 학문적으로 객관화하여 이해하도록 소개했다.”

음악으로 시작해 여러 관련 학문을 섭렵하고, 이를 융합하여 현실에 대입하며 봉사하는 능력이 출중한 서 대표. 그를 방향키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는 세종시 합창연합회. 이들이 향후 만들어 나갈 좀 더 확장된 음악의 감동선물을 기다리는 시민들은 마냥 기대되고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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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합창연합회> 소속 6개 합창단은?

BOK 벨루체합창단 | 음악감독 천경필, 단장 함선식

세종BOK아트센터가 운영하는 혼성 합창단. ‘아름다운 빛’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탈리아어인 ‘벨루체’. 아름다운 하모니로 주위에 빛을 밝히고 싶다는 이 합창단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목표와 가치를 지녔다.

세종 킹스콰이어 | 음악감독 정국철, 단장 이주경

노래를 사랑하는 세종시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합창단. 세종시에 합창문화 확산을 위해 힘쓰며, 음악을 매개로 문화 소외계층을 찾는 ‘찾아가는 음악회’ 기획공연을 가지고 있다. 세종시 지역행사, 기관방문행사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그 울림과 감동을 남기고 싶은 합창 나눔 실천 단체다.

세종 벨라보체 여성합창단 | 음악감독 구병래, 단장 신선희

아름다운 목소리란 뜻의 세종 벨라보체 여성합창단. 세종시 거주, 음악 전공과 비전공 단원들로 구성. 가곡, 뮤지컬, 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합창을 이어가며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지역사회에 봉사한다. 2016년 2월에 창단하여 6회 정기연주회, 문화 소외지역에서 공연하는 ‘찾아가는 음악회’, ‘호수공원 수변 음악회’, ‘세종 축제’ 등 수많은 음악회에 출연했다.

세종 남성합창단 | 음악감독 서창규, 단장 장원영

연기군의 합창단으로 출발해 올해 창단 12년째. 공무원, 교수, 자영업, 은퇴자 등으로 다양한 구성원. 중장년 남성 25명이 합창을 통해 삶의 기쁨 만든다. 합창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즐거움을 향유하며, 건전한 가족관계를 형성, 자녀에게 귀감이 된다는 가치를 추구한다.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복지센터 4층 강당에서 연습한다.

영평사둥근소리합창단 | 음악감독 김승택, 단장 우정아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마곡사의 말사로서 6동의 문화재급 전통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세종시 장군면에 위치한 영평사. 이 사찰의 여성불자들로 결성된 합창단체. 영평사에서 음성공양을 하고 ‘영평사 구절초 꽃 축제’의 산사음악회 등의 무대에도 오른다.

세종 충남대학병원합창단 | 음악감독 서은숙, 단장 김성민

세종 충남대병원 개원 4년 차에 발족한 합창단. 병원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단원을 모집해 병원 보직자, 교수,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직원 등 30여 명으로 구성. 병원 로비에서 합창 공연을 펼쳐 환자와 내방객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선사. 다양한 초청 외부 공연도 한다.

서은숙 목원대음대 동문회장 장학금 500만 원 전달

세종충남대병원합창단 서은숙 예술감독

<학력>

목원대학교 음악대학 졸업(피아노연주학) 및 목원대학원 졸업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 졸업(음악치료학)
고려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수료
University of Virginia, College & Graduate School of Arts & Science, epartment of Music(피아노연주자 과정)
Shenandoah University, Music Conservatory(교회음악 과정)
Piotr Borkwski conducting Master Class Diploma(지휘 과정)

<경력>

목원대학교 문화예술원 초대원장
목원대학교 음악대학 동문회장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인문학 외래교수

충남대학교병원 권역재활센터 음악치료
충남대학교병원 어울림합창단 지휘 및 반주
대전문화재단 이사
대전광역시 서구청 축제위원회 위원
사단법인 한국축제포럼 대전충청지회장
대덕대학교 겸임교수
목원대학교 피아노과 강사
現 세종시 합창연합회 대표
  세종시 문화재단 메세나협회 자문위원
  시사저널 청풍 자문위원
  주식회사 문화예술 더이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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