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용 회장 칼럼] 쌀 종주국 한국의 긍지

한평용 회장 승인 2023.03.07 16:22 의견 0

가난했던 보릿고개 시절 우리 국민이 가장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실컷 쌀밥을 먹었으면 하는 염원이었을 게다. 지금도 식량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 주민들에겐 ‘하얀 쌀밥에 고깃국’이 간절한 소망인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어머니들은 아침밥을 지을 때만 쌀을 사용했다. 깡 보리 위에 살짝 쌀을 올려놓고 도시락과 연세 많은 어른들의 밥을 푸고 나면 나머지 식구들은 쌀밥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내 고향 서산은 곡창지대라서 쌀이 풍부했지만 가난한 주민들의 삶은 마찬가지였다. 겨울 철 하얀 눈이 오면 대부분 어머니들은 ‘저 눈이 쌀이었으면 얼마 좋을까?’라고 탄식했던 것을 기억한다.

지금은 쌀이 칼로리가 높은 탄수화물이어서 날씬한 몸매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이 외면하는 풍조가 생겼으니 금석지감이 있다. 쌀이 남아돌아가 전국의 쌀 창고마다 골치를 앓은 적이 있었다.

삼사십 년 전만 하더라도 쌀로 밀주를 만들어 먹다 걸리면 벌금을 물어야 했다. 새참용으로 쓸 가양주도 마음대로 만들어 먹지 못했다. 밀주 단속반이 시퍼런 눈을 뜨고 농가를 급습하는 일도 있었다.

술독에 쌀밥과 누룩을 섞어 넣고 아랫목에 놓으면 보글보글 가스가 올라오면서 향긋한 술 냄새가 죽인다. 꿀꺽 침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없으니 어찌하랴.

술이 아직 안 됐는데 몰래 용수를 박고 살짝 떠먹으면 입에 쩍쩍 달라붙는 맛이 최고다. ‘엄니 술 다 됐어유~’ ‘아이고, 승질도 급혀~ 하루 더 둬야 혀~’ 지금은 옛 분들이 모두 이 세상을 떠났으니 모두 그리운 추억이 되고 말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쌀 종주국은 중국이며 양자강 상류에서 출토된 볍씨가 최고라는 지식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실지 쌀 종주국은 한국이었으며 이는 청주시 소로리에서 출토 된 볍씨가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연구결과 세계에서 공인 됐다는 지식을 얻었다.

소로리볍씨는 중국 보다 훨씬 오래인 1만 2~3천 년 전의 탄소측정이 나왔다. 양자강 볍씨 보다 2천여 년이나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이를 소개한 한국 관광공사 유튜브를 보니 재미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우리 한국의 벼농사 역사가 세계 최고라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매일 쌀밥을 지어 먹으면서도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청주 소로리는 바로 미호천 유역이며 세종시와 가장 가까운 곳이다. 이곳을 흐르는 미호천은 세종시를 관통하여 대평리에서 공주 금강에 합류한다.

소로리볍씨는 이미 한국에서는 구석기 시대부터 쌀농사를 지으면서 살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자료라고 한다. 대전 괴정동에서 출토 된 청동기에서 농사를 짓는 그림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현재 살고 있는 갑천 일대에서도 수천 년 조상들이 쌀농사를 지으며 살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자료라고 한다.

얼마 전 한 신문을 보니 한국인의 IQ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이웃인 일본 중국인들보다 뛰어나다. 5천 년 역사 동안 이민족의 숱한 외침을 당하면서 민족성을 지켜온 것도 이런 우수한 DNA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하여 우리가 세계 속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으로 설 수 있도록 했다. 지금 세계 여러 나라가 한글을 모국어를 표현할 문자로 쓰려고 배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아프리카 동남아 청년들이 BTS의 한국 노래를 따라 부른다. 가난했던 한국, 쌀밥을 그리워했던 대한민국이 이제 선진국 대열에 섰다. 많은 분야의 지표가 일본을 앞지르고 있다. 오늘따라 뿌듯한 심정이며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청풍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