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조 대전광역시 동구청장, “‘대전동구 르네상스 시대’의 서막을 열겠다.”

체면치레적 관행은 지양하고, 합리와 자유로운 토론은 도입하고!

정여림 작가 승인 2023.03.09 14:22 의견 0
박희조 대전광역시 동구청장

지난해 7월, 민선 8기 대전 동구청장으로 취임해 ‘동구 르네상스 시대’의 서막을 열겠다는 포부로 다양한 정책과 목표를 내놓은 박 청장. 그의 주요 성과를 알아보고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구정에 임하는가를 물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그의 인물평대로 시종일관 부드럽고도 온화한 대화를 이어나갔는데, 그런 청장을 직원들은 외유내강형이라고 소개했다.

2022. 12. 1. 홍도동 지하차도 스토리텔링 현장

지난해, 민선 8기 원년 구정 방향과 추진전략 수립, 분야별 과제 선정하고 구정에 박차, 동구 발전과 지역 주민의 숙원 해결에 한 발짝씩 나아가다

박 청장은 지난 7월 취임 직후, 16개 동 주민 900여 명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100여 건의 주민 건의사항들을 처리하는 등 숨 가쁜 시간을 보냈다. 동구청 조직 개편도 단행해 부구청장 직속, 정책개발협력실을 신설해 신규 공모사업 대응 및 정책개발, 투자유치 및 구정 주요 역점 사업 추진을 주문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구민 보고회를 개최하여 민선 8기 구정 운영 방향과 8개의 추진전략, 88개의 핵심과제도 발표했다. 분야별 과제를 보면 ▲대청호를 활용한 지역 경제 활성화 ▲대전 역세권 민간투자 유치 ▲동구 글로벌 아카데미 설립 ▲천동중학교 신설 지원 ▲만인산-식장산-대청호 레저벨트 등이다.

눈에 띄는 점을 보자면, 동구는 동·서간의 교육격차로 인구유출이 가속화돼 그 해결책을 고민해 왔는데, 민선 8기가 이 해묵은 과제 해결을 선언하고 나섰다. 주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인 천동중학교 신설을 지원해 대전시교육청의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의뢰를 이끌어 내는 한편, 동구 글로벌 아카데미 설립을 위한 용역비를 본예산에 편성했다.

지난해 10월, ‘인동국민체육센터’ 기공식을 가지고 건립 중이며, 12월에는 대전 시민의 오랜 숙원사업인 ‘대전의료원’ 건립도 본격적인 행정절차에 착수했다. 올해 대전시의 2030 도시공원 기본계획 정비를 통해 동구의회 옆 부지의 ‘가오 문화공원’ 조성도 탄력을 받고 있다. 또한, 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신설이 확정돼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으니, 지난해는 동구 발전과 지역 주민의 숙원 해결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평이다.

2023. 2. 4. 대동 장승제 봉행

“청장한테 따지려 왔다가 풀려서 간다.”… ‘듣기’를 잘하는 구청장

구청장 취임한 지 7개월. 박 청장은 ‘이미지가 정치인답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그도 그럴 것이 온화한 눈빛과 반듯한 자세를 가진 그는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정치인의 언변이나 제스처가 없어 보였다.

‘구청장이 되면 어떻게 하고 싶다.’는 그동안의 포부를 이제 열어 조금씩 펼쳐보려 한다는 그의 말로 인터뷰가 시작됐다. 그는 정당인으로 했던 일들과 구청장 업무가 크게 다르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무슨 일이나 사람을 만나고 얘기하는 일이 기본이며 그런 상황을 즐긴다고 했다.

“구청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호소하거나, 어떤 정책을 요구하는 민원인을 만나면, 실질적인 구정의 현실 이해에 도움이 된다. 그들과 만나다 보면 인생을 배우고 소소한 에피소드에서도 큰 깨달음을 받을 때가 있어서 그런 만남이 유익하다. 제가 잘하는 게 듣기다. 말을 많이 하기보다 듣는 편이다. 상대방이 70%를 먼저 얘기하게 하고 30% 제가 말하는 편이다. 잘 들어드리면, 구청장한테 따지려고 왔다가도 마음이 풀려서 돌아가신다. 오시는 분들이 꼭 답을 듣고 싶어 저를 찾는 것보다, 이해받고 싶어 저를 찾기도 한다.”

2023. 1. 16. 산내동 주민과의 대화

구정(區政)이 복잡하지만, 구민과 희노애락을 같이하는 것도 박청장의 중요한 일상으로 시간을 차지한다. 행락철이면 구민들의 여행 출발지에 대기했다가 인사드리고 배웅하고, 애경사에 들러 함께 공감한다. 업무와 현장 행사가 이어지고 축사하는 일도 잦다. 구청장으로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데 특별히 시간을 많이 할애하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2022. 12. 29. 한파대비 취약계층 현장 점검

합리적, 토론형 간부회의, 우리 구청장님은 ‘외유내강형’

박 청장은 공무원 조직이 여느 집단 못지않게 경직돼 있고, 외부와 자유로운 소통이 부족하다는 세간의 지적을 직시한다고 했다.

“공무원이 명함을 안 주더라도 그 태도와 이미지에서 이미 공무원임을 알아본다고 한다. 공무원이 틀 속에 갇힌 사고를 깨고, 체면치레형 관행도 지양해야 한다. 차분하게 설득하고 토론을 유도하며 조직을 관리하고 싶다.”

한 달에 한 번 실시하는 확대간부회의는 그가 취임하고 변화되고 있다.

2023. 2. 6. 직원 건강상담실 운영

“구청장이 말하면 과장들이 수첩에 받아 적는 지시형 회의는 이제 달라져야 한다. 합리적인 토론형으로 바꾸고 있다. ‘고향사랑 기부제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실시할까?’라는 주제를 미리 주고 과에서 준비해 오게 한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제대로 적응이 안 돼, ‘얘기 좀 해보세요.’란 권유를 연발했는데 지금은 익숙해져 각자 의견을 잘 정리해 와 자리가 잡혀가고 있다. 신년회에서는 직원들에게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본인과 가족에 대한 투자도 잊지 말라고 했다.”

공무원 개인이 행복해야 구민에 대한 서비스의 질도 올릴 수 있다는 선순환적인 그의 지론이다. 구청 직원들에게 청장님은 어떤 분이시냐고 묻는 질문에 ‘청장님은 외유내강형’이라는 대답이 그침 없이 나왔다.

2023. 1. 21. 고향사랑기부제 캠페인

충남 금산 시골 출신, 정치권에 들어온 지 30년… “말은 리더십의 바탕”

그는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청년기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그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은 사회적으로 혼란기였다. 공부는 뒷전이 돼 데모에 매번 가담했고 학점은 자연히 형편없었다. 군대를 다녀와서 공부를 시작했고 취업도 준비했다.

“민주자유당 당료 공채와 한국도로공사 공채를 동시에 준비해 두 곳 모두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고민 끝에 전공을 살린 민자당 당료로 정당 사무처에 입사했는데, 2년 여당 생활에 8년 야당 생활이라 고달프고 힘든 시간이었다.”

2023. 1. 31. 대동행정복지센터 신축 예정지 방문

충남 금산의 시골에서 넉넉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다. 4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는 시골 농부였는데 행동과 몸으로 그에게 가르쳐 준 교훈이 크다. 한시도 몸을 쉬지 않으시고 새벽부터 등이 휘도록 일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랐는데,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말고 항상 베풀라.’는 가르침을 많이도 들었다. 그는 어릴 때 소심하고 조금은 내향적인 소년이었는데, 성장하면서 조금씩 달라져 정치권에 들어와서는 변화됐다.

“정치라는 것은 말로 표현돼야 한다. 말은 리더십의 바탕이 돼, 그 생각과 논리를 잘 피력하는 게 중요하다. 당직에서 대전광역시당 수석대변인을 맡았을 때는 속 시원하게 당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했다. 단련하다 보면 목표에 따라 성격이 많이 바뀐다고 본다.”

2023. 1. 31. 천사기관 현판식

올해 구정을 임하는 자세는 “의회와 초당적 협력하고 구민만을 바라보며 구정 펼치겠다.”

“현재 동구의 여야 의석수가 동수인 만큼, 향후 동구의 현안을 놓고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설 수 있고. 그만큼 구청장의 지혜와 정치력이 요구된다. 소속 정당을 떠나 초당적으로 오직 구민만을 바라보며 갈등을 해소해나가고, 구민만을 위해 행정력에 최선을 경주할 것이다. 동구 발전의 원동력을 구민 여러분이시다. 구민들이 작은 목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귀담아들을 테니 구정에 많은 관심과 채찍,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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