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기 칼럼] 불공정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이창기 교수 승인 2023.04.06 16:35 의견 0

지난 칼럼에서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불공정하고 그 불공정이 평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가난한 집에 태어나서 부와 권력을 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그렇다면 힘없이 태어난 사람들이 불공정한 세상에서 살아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불공정한 출발에서도 살아남기에 관한 전략을 논하기에 앞서 먼저 힘이 정의인지? 정의가 힘인지?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이 논쟁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군주가 지배하던 시절에 철인왕이 나타나서 그가 지니고 있는 힘을 약자를 위해 잘 사용하면 정의로운 사회가 가능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 폭군이 되어서 더 많은 사람들을 가렴주구하고 고통의 늪에 빠뜨릴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군주가 후자였기에 소크라테스 이후의 학자들은 정의가 힘이라고 외쳐 왔다. 지배자든 피지배자든 도덕을 지향하게 되면 정의로운 사회의 달성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역시 힘을 가진 자의 시혜를 바라는 게 현실적으로 정의로운 사회에 가깝다. 그러므로 누구든 힘을 갖고 그 힘을 도덕적으로 사용하면 된다. 그런데 악착같이 노력을 해서 힘을 얻은 자들이 힘없는 사람들에게 도덕성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 올챙이 적 생각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은 늘 불공정하다고 이야기하게 된다. 그러나 구성원의 도덕성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매우 중요하다.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도덕성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불공정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대략 세 가지다.

첫째는 힘, 즉 돈과 권력을 얻기 위해 죽도록 노력했다는 점이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이 얻어낸 결과라 하지 않던가. 남들보다 덜 자고 더 나은 아이디어를 현실에 접목해 윗사람으로부터 인정받아 기회를 얻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고 정주영 회장을 꼽는다. 일본의 고노스케 회장도 가난과 병약한 몸, 그리고 무학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오늘의 그를 만든 세 가지 은혜라 하지 않는가? 힘을 가져야 베풀 수도 있으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힘을 가져야 한다. 힘을 잘못 사용한 대가는 그의 후손이 짊어지게 되어 있다고 믿자.

둘째 좋은 인맥을 갖는 것이다. 옛말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이때 하늘은 세속적으로 말하자면 바로 자신에게 도움을 준 스승, 선배, 친구, 상사를 의미하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치고 주변의 결정적 도움 없이 스스로 일어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없고 누군가와 도움을 서로 주고받는 만큼 주변인과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게 성공의 발판이 된다. 좋은 인간관계는 내가 먼저 웃고 베풀면 상대가 싫어할 수 없다는 ‘거울의 법칙’을 상기하자.

셋째, 운도 중요하다. 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지만 필자의 경험으로 運三技七은 될 듯싶다. 그래서 勇將 위에 智將 있고 智將 위에 德將 있고 맨 위가 運將이라 하지 않던가. 부잣집에 태어나는 것도 운이다. 그러나 운만 믿고 노력하지 않으면 운도 달아 난다.

따라서 불공정한 세상에서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살아남는 길은 힘을 기르기 위해 남보다 더 많이 땀 흘려 노력하는 것과 좋은 인맥을 갖기 위해 힘쓰되 그래도 잘 안될 땐 운에 맡기는 것이다.

끝으로 힘을 갖게 되거든 운이 없는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미덕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 그래야 세상이 조금이라도 공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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