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석의 단상] 시내버스에서도 예의 지켜야

홍경석 편집위원 승인 2023.07.12 13:10 의견 0

만날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시내버스에서 일부 몰지각한 승객의 꼴불견을 보게 된다.

먼저 자기 집 안방인 양 스마트폰 통화를 거리낌 없이 하는 사람이다. 그것도 승객들이 모두 들으라는 듯 고성으로. 나는 시내버스에서는 절대로 통화를 하지 않는다.

물론 버스에 탑승하기 전에 스마트폰을 진동으로 바꿔놓는 기본 센스는 그야말로 ‘기본’이다. 다음으로는 수시로 들려오는 “까톡 까톡~”하는 소음 공해다. 이 또한 설정에서 ‘무음’으로 바꾸면 되는데 왜 그리 안 하는 걸까?

이어서 꼴불견은 일부 몰지각한 젊은 청춘이다. 승객들이 버젓이 보고 있음에도 껴안고 키스까지 하는 행태는 정말 나가도 너무 나갔다. 한 번은 그런 남녀를 보고 크게 꾸짖었다.

세 번째는 커다란 백팩(Backpack)을 메고 버스 통로와 중간에 서 있는 경우다. 이럴 때 만원 버스라면 당연히 승객의 진로를 방해하거나 불편을 주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백팩을 앞으로 돌려 메거나 미리 준비한 옷걸이 따위로 버스의 빈 공간에 매달면 되는데 이런 상식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도 당최 모르겠다. 더 있지만 하나만 더 거론한다.

보행도 부자유스런 어르신이 탑승해도 모른 척하는 승객, 특히 젊은이들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어제도 그런 현상엔 변함이 없었다.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어떤 행사를 취재하고 둔산경찰서 앞으로 나왔다. 기다리던 102번 시내버스가 도착했다. 버스에 올랐더니 자리가 꽉 찼다.

내 뒤로는 자리를 저는 어르신이 버스에 올랐다. 그러자 여자 기사님께서는 슬기를 발휘하셨다. “어르신께 자리를 양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를 차내 방송으로 두 번이나 실천했다.

그러자 내가 서 있던 바로 옆의 좌석에서 ‘스마트폰 만지작 삼매경’에 빠져있던 여학생이 비로소 일어났다. 나는 내 옆에서 전전긍긍하며 서 있던 어르신께 “어서 이리 앉으세요!”라며 양보했다.

그리곤 그 버스 기사님의 기지와 슬기에 탄복하였다. 칭찬을 할 요량에 버스 하차 문 바로 위에 붙어있는 기사님의 인적 사항을 재빨리 기억에 입력했다. 기사님 존함은 전인숙 님이었고 차량 번호는 2005호였다.

일반적으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님은 승객의 몰상식에도 불구하고 웬만해서는 뭐라고 하지 않는다. 소위 ‘진상손님’이 많기 때문이리라.

어쨌든 시내버스에서도 예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노약자가 탑승했는데 자리가 없는 경우 흔쾌히 일어나서 양보하자. 이러한 배려는 상생의 기본이자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는 세태를 명경지수(明鏡止水)처럼 맑게 바꾸는 실천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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