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백발노인의 존재감

김형태 박사 승인 2023.09.08 17:28 의견 0

“묵은 솔이 광솔이다.”, “노인 한 명이 죽으면 박물관 한 개가 불탄 것과 같다.”, ‘늙은 말의 지혜(老馬之智)’, “집안에 원로가 없으면 허전하다.”, “백발은 영화로운 면류관이니 의로운 길을 걸어야 그것을 얻는다(잠16:31/ Gray hair is a mark of distinction, the award for a God-loyal life)”, “젊은이의 자랑은 힘이요, 노인의 영광은 백발이다(잠20:29/ Youth maybe admired for vigor, but gray hair gives prestige to old age).”

그래서 방지일 목사(103세)나 김형석 교수(1920년생으로 103세)를 공경하고 있다. 김형석 교수는 현재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에 시론을 쓰고 한 번에 90분 강의를 진행하고 계시다. “당신 늙어봤어? 난 젊어봤어!” 하면 젊은이는 할 말이 없다.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이 84세에 이른 것을 자랑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2023년 8월 2일, 대한노인회에서 성명서가 나왔다. “950만 노인세대들은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평균 잔여 수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즉, “죽을 때가 다 된 노인에게 투표권을 제한하자.”는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무시한 노인 폄하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분노한다. 이런 망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발언하면서 김은경 혁신위원장 발언에 ‘맞는 얘기’라고 동조하였다. 이러한 노인 폄하 발언은 1950~60년대 전쟁의 폐허인 잿더미 나라를 위해 가난을 이겨내며 서독에 광부로, 간호사로, 중동 열사의 땅에서 수로 공사에 참여하며, 심지어는 목숨마저 걸고 월남전에 참전하며 달러를 벌어들여 ‘한강의 기적’을 낳고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 강국의 기초를 닦아준 노인세대에게 은공은커녕 학대행위가 아닐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진정 노인세대의 지지를 얻기 원한다면, OECD회원국 중에서 노인 빈곤율 1위, 자살율 1위로 방치된 노인세대를 위해 복지정책을 제시하고 실천하여 노인세대의 공감을 얻는 길이 노인세대의 지지를 획득하여 정권을 창출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수용하고, 실천해주길 바란다. 회고컨대 2004년 열린우리당 정동영 대통령 후보자가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집에서 쉬셔도 되고…….”, 2004년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50대가 되면 멍청해진다. 60대엔 책임 있는 자리는 맡지 않아야 한다.”, 2011년 조국 교수(문재인 정권 때 법무부장관)의 “서울 노친네들 투표 못 하게 여행 예약해 드렸다.”는 트위터의 진짜 효자론, 2012년 민주통합당 총선 김용민(서울 노원갑) 후보의 “시청역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다 없애면 (노인들이) 엄두도 나지 않아 시청에 앉아”라는 노인 폄하 발언에 이어 이번에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은 자가 당을 망치는 발언을 하고 있음에 직면하여 더불어민주당은 노인 폄하 발언을 반복하는 치유할 수 없는 습관성 정당이 아닌가 의심하며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동조 발언을 한 양이원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우리나라 노인들을 대표하는 대한노인회를 찾아와서 발언의 진위를 해명하고,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해주기를 촉구한다(2023.8.2./대한노인회장 김호일).” 이야말로 평지풍파를 일으킨 패착이라고 본다. 각계의 비판과 성토가 이어졌다. “나이로 차별하지 말라는 것이 헌법정신(이상민 의원)”, “지독한 노인 폄하(조응천 의원)”란 지적도 나왔다. 과거 정동영, 유시민, 김용민 등 당내 인사들이 고령층의 정치 참여를 비꼬는 말을 할 때마다 홍역을 치렀고, 선거에서도 손해를 많이 봤다. 김은경의 논리대로라면, 정당은 초선의원, 군대는 이등병, 직장은 신입사원, 가정에선 어린이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합리적인 것이 된다. 그 ‘합리’ 대로면 김 위원장 집안 대소사는 중학생 자식이 결정해야 될 것이다. 민주당이 표를 얻으려고 노인과 청년을 갈라쳐 물의를 빚는 일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국민들과 유권자들은 이제 그들의 속 좁은 술수에 더 이상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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