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석의 단상] 올바른 자녀교육은?

가화만사성이 주목받는 이유

홍경석 편집위원 승인 2023.09.08 18:17 의견 0

얼마 전 모 박사님과 식사했다. 모 정당의 혁신위원장을 둘러싼 논란과 연관된 것이 화두로 등장했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그 위원장은 혁신위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설화를 반복적으로 자초했다.

정권 교체 후 다른 사람들이 다 물러날 때도 꿋꿋이 버티며 연봉 3억 원짜리 금융감독원 부원장 임기를 끝까지 채웠다. 그리곤 어처구니없게도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친 것이 치욕스러웠다.”고 했다.

무엄하게 ‘대통령’이라는 호칭은 아예 뺐다. 이어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권을 갖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발언으로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켰다. 그걸 무마한답시고 이번엔 “교수라 철이 없어서”라고 말해 교수 사회의 반발까지 샀다.

이러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교수이자 박사님인 그분 또한 분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로 그 위원장은 시누이의 폭로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친문이자 반윤 정서가 아주 강한 시누이였다고 해서 전 언론이 이를 보도했다.

그러자 이번엔 아들까지 나서서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예부터 우리의 선비들은 혹여 싸울지라도 집안에서 고성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유의했다. 집안 망신이라는 우직한 신념 때문이었다.

치가교자(治家敎子)는 집안을 잘 다스리고 자손을 잘 가르침이란 뜻이다. 그러자면 실가지락(室家之樂), 즉 부부 사이의 화목한 즐거움은 기본이자 바탕이 되어야 한다. 착한 것으로 자손(子孫)에 물려줄 것을 힘써야 비로소 좋은 가정을 이룬다는 것이 면기지식(勉其祗植)인데 이 또한 ‘치가교자’의 수순이다.

박사님은 형제가 무려 11남매나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어머니는 비록 일자무식이었지만 자식들의 교육에는 정성을 모두 기울이셨습니다. 올바른 자녀교육은 튼튼한 삶의 그물임을 진작부터 인지하셨던 것이었죠. 그래서 작고하신 지가 오래되었지만 저는 지금도 어머니를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합니다!”라고 했다.

순간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가 떠오르면서 존경의 불빛으로 선연했다. 1910년 일제에 의해 사형이 언도되자, 안중근은 항소를 포기했다. 그건 어머니의 편지 덕분이었다고 하는 설이 있다.

“(전략) 만약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 즉, 딴마음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를 위해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후략)”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주목받는 이유다. 그러자면 서인자일백(書忍字一百, 참을 인(忍) 백 자를 쓴다는 뜻으로, 가정의 화목은 서로가 인내하는 데 있다는 말)은 기본 옵션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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