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근 대전경찰청장 10월 30일 경찰 생활 36년을 정리하고 후배들을 위해 아름다운 명예퇴직

대전청 10개월 근무하며 ‘생활 밀착형 치안’에 집중

조준영 기자 승인 2023.11.08 15:21 | 최종 수정 2023.11.08 15:22 의견 0
정용근 대전경찰청장

2022년 12월 30일 제19대 대전경찰청장으로 부임한 정용근 청장은 최근 경찰 생활 36년을 정리하고 후배들을 위해 10월 30일 명예퇴직을 했다. 경찰을 하며 가는 곳마다 치안은 물론 봉사 아이디어 뱅크로 지역 맞춤형 치안 정책과 함께 다문화 가정과 장애인 및 취약계층에 맞는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치안정책으로는 시민 참여 치안 정책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등 주민에 한 발짝 더 다가가려 노력했다. 시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변화를 노력하고 있는 정용근 청장을 만나봤다.

전화금융사기 예방 가두캠페인(시청역)

1. 대전청장 취임 10개월차가 됐다. 그간의 노력은?

지난해 12월 30일 19대 대전경찰청장으로 부임하였으니 벌써 10개월이 지났네요. 경찰 입직 후 주로 본청과 수도권에서 근무하여 대전지역은 다소 낯선 근무지였지만, 청장으로서 대전 치안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업무를 시작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취임 당시 이태원 참사,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등으로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와 기대 수준이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었기에, 우리 대전경찰이 ‘시민의 일상을 보호하는 안전 파수꾼’ 역할에 충실하여, 시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받는 경찰’이 되겠다는 다짐을 145만 대전시민에게 약속드렸습니다.

이를 위해, 시민 여러분은 물론 대전시・대전시자치경찰위원회 등 여러 치안 협력단체들과 소통・협업을 강화하며, 3600여 명의 대전경찰 모두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고, 특히 한국타이어 화재, 산직동 산불, 집중호우·태풍, 0시 축제, 신협 강도사건 검거 등 각종 현안에도 빈틈없이 대응했습니다.

대전0시축제 현장점검

2. 취임 후 가장 큰 보람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호국보훈의 달인 6월경, 대전의 한 학교에서 여러 학생들이 정성스럽게 쓴 손편지들을 모아 보내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해당 학교에 방문한 적도 없고 학생들과 일면식도 없었는데 대전경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청장에게 대표로 전해준 것 같습니다.

편지를 받아보니 늘 한결같이 대전경찰에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시는 시민들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우리 대전경찰이 시민 곁에서 정말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느꼈고, 앞으로도 시민만을 바라보며 시민의 안전을 지켜나가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잡게 되었습니다.

대전경찰청장 호우 취약지역 점검

또한 아쉬운 점을 굳이 하나 꼽자면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를 꼽고 싶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22개소가 운영되고 있고 충청권에서는 충남과 충북에는 이미 운영 중인 반면, 대전만 아직 개소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조속한 개소를 위해 지자체·의료기관 등과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주취자 문제의 심각성은 이미 모두가 공감하고 있고, 앞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찰뿐 아니라 중앙부처·지자체·의료기관·소방 등 관계기관의 유기적인 연계·협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경찰청-KAIST 업무협약


3. 취임식 때 강조한 현장 중심 치안 활동에 대해

경찰은 업무 특성상 치안 현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경찰의 기본은 현장에서 늘 시민과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일선을 담당하는 현장 경찰관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을 가지고 당당히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그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듣고 해결하기 위한 각종 지원책을 고심했습니다. 취임 후 첫인사에서 경찰 책임수사 체제 이후 업무량 증가를 호소하는 경찰서 수사부서의 인력을 대폭 증원(+26명)하여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였고, 지난해 대전청에서 처음 실시 후 성과를 인정받아 전국적으로 시행된 ‘응급입원 지원팀’을 확대 운영(2명→4명) 및 고도화(주간→24h 운영) 하여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도 하였습니다.

우수한 공적이 있는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격려 및 포상을 실시하는 한편, 지난해보다 특진 인원을 대폭 확대(15명→32명)하여 현장에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울러,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높아진 기대 수준에 맞춰 구성원들의 현장의 전문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고 특히, 최일선 치안 현장인 지구대·파출소의 현장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서 지역경찰 팀워크 경진대회(6. 21.)를 개최하고 순찰팀장 중심 상시교육 활성화 등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태풍 현장점검

4. 지난 현충일 대전현충원에서 국수봉사를 했는데, 청장님에게 봉사란?

현충일을 맞아 국민을 위해 헌신과 희생을 하신 국가 유공자와 시민분들에게 베푼 국수봉사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경찰의 업무 자체가 국가와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따뜻한 경찰 활동’ 역시 경찰 활동 중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성경찰서장으로 근무할 당시 음성군과 협조하여 건빵을 사서 관내 독거노인들을 찾아뵙기도 하였고, 대전경찰에서도 매년 명절 때마다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중심지역관서(갈마지구대) 현장방문

개인적으로는 20여 년 전 모범공무원으로 선정되었을 때부터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매월 모범공무원 수당을 기부하기 시작하였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기부를 하며 적지 않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시흥서장으로 근무할 때는 장애인 시설에서 봉사를 했고 다문화 아이들이 축구를 좋아한다고 해 축구공을 사다주기도 했어요.

SAFE 대전 참석

5. 대전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대전경찰의 일원이자 청장으로서 근무해보니, ‘대전경찰이 어느 시도경찰청보다도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 소통과 화합을 기반으로 활력있는 조직 문화가 정착되어 직원들 간 유대관계가 좋고, 업무 추진 시 부서 간 협조도 잘 이뤄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추석맞이 전통시장 방문

이는 경찰관 직무만족도 조사에서 2018년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 전국 시도경찰청 중 1위를 달성하여 대외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주말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조기축구회에 나가서 땀을 흘리며 시민들과 호흡하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대학 시절부터 시작한 축구는 본청 실무자로 근무할 당시 과중한 업무로 건강이 나빠졌을 때 건강을 되찾게 해준 고마운 운동이고,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즐겨 하고 있습니다.

제78주년 경찰의 날

6. 대전 전세사기 피해가 446건 접수됐는데 예방법은?

대전시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662건(2023. 10. 9. 기준) 중 국토부에서 전세사기 피해로 승인한 건수가 446건입니다. 서민의 주거생활 안정과 건전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전세사기를 악성사기로 규정하고, 작년 7월부터 전세사기 특별단속(1·2차, 2022. 7. 25.~2023. 12. 31.)을 추진하고 있으나, 피해가 지속 발생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전세사기는 주거권을 침해하고 피해자가 전 재산을 잃게 되는 등 피해회복이 쉽지 않아 예방이 최우선이므로, 계약 전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부동산원에서 출시한 안심전세앱※으로 위험성 진단 및 계약단계별 제공되는 정보를 확인하고, 국토부에서 발표한 전세 계약 전후 필수 체크리스트 등을 꼼꼼히 확인한다면 피해를 예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안심전세앱 2.0(2023. 5. 31. 출시): 시세조회, 집주인 정보, 등기변동사항 알림, 보증가입, 셀프 체크리스트 제공 등

전세 계약 시 체크리스트(국토교통부 제공)

전세 계약 전

▸주변 매매가, 전세가 확인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 사용
▸근저당권, 전세권 등 선순위 채권 및 부채 확인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 확인
▸선순위보증금 확인
▸확정일자 부여현황 확인
▸전입 세대 열람

전세 계약 후

▸임대차 신고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 신청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대전경찰은 국토교통부·지자체 등 관련 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하여 불법행위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으며, 공인중개사 등 추가 가담자까지 폭넓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전세사기 근절에 총력을 기울이고, 피해 회복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78주년 경찰의 날

7. 퇴임을 앞두고 후배 경찰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난 2월경 3차례에 걸쳐 시경찰청에 근무하는 경사 이하 모든 젊은 후배 경찰들을 대상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장으로서 자리를 마련했다기보다는 이런저런 수많은 경험을 한 36년차 경찰 선배로서 후배 경찰관들에게 앞으로의 경찰 생활에 무언가라도 도움이 되고자 자리를 마련한 취지였습니다. 당시 소통 간담회에서 ‘경찰의 존재 이유는 시민의 안전과 행복’이라는 점을 항상 유념하면서 매사에 열정, 성실함, 끈기,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근무할 것을 당부하였고, 이 네가지 가치들을 저 역시 스스로 항상 되새기며 경찰 생활 중 여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고, 앞으로의 남은 인생에서도 이 가치들이 주는 소중한 가르침은 계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19대 정용근 경찰청장 취임
정용근 대전경찰청장 명예퇴임식
정용근 대전경찰청장 명예퇴임식

8. 끝으로 시민・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난 78년간 경찰조직이 시민 곁을 지키며 성장해올 수 있었던 것은 늘 한결같이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시는 시민들 덕분입니다. 대전경찰은 앞으로도 시민안전 확보라는 경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시민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시민 여러분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모두가 안전한 대전을 만들기 위해 우리 경찰 활동에 적극 참여해주실 것을 당부드리며, 지금처럼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으로 대전경찰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청년경찰 소통간담회 2차

치안 현장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당당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동료 여러분의 목소리를 진심을 담아 청취하며, 청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자혜원, 전통시장 방문

다시 한번, 우리 대전경찰은 시민이 원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치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면서, 145만 대전시민과 3600여 명의 대전경찰 모두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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