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 시인의 시 세계를 탐구한다

민순혜 기자 승인 2024.01.08 15:05 의견 0

시는 사전적 의미로 ‘정서나 사상 따위를 운률을 지닌 함축적 언어로 표현한 문학의 한 갈래’이다. 홍인숙 시인은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변화조차도 결코 가볍지 않게 치열한 고뇌를 통해 숙성된 시어를 뽑는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의 시를 읽다보면 어느새 숙연해지니 말이다.

두 눈을 질끈 감아도
헝클어진 시간은 잦아들지 않고
밤새 검은 그림자만 헤집을 때
나의 울음 받아준 이가 있어
한결 가벼워진 숨
깊은 고요 속에 닿은 적 있다네

- 시 <마음의 지도>에서 발췌

홍 시인은 어린 시절부터 책읽기를 좋아하고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아름다움의 세계를 동경하고 문학 작품 속의 인물들이 펼치는 스토리에 깊이 감정이입이 되곤 했는데, 그때부터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홍 시인은 초등학교 때 교내 백일장에서 상을 탄 것을 계기로 문학소녀로 성장했다. 그 씨앗이 오랜 세월을 지나오며 조금씩 뿌리를 내린 것 같다. 그 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특히 전국 국어국문학과 문예지경연대회에서 두 해 연이어 장려상과 대상을 받으면서 창작에 대한 열망이 대전대학교 대학원 과정까지 이어지는 동기가 되었다. 막연히 꿈꾸던 미래가 실현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홍 시인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행운이 저에게 왔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동안 문학 활동으로 몇 가지의 상을 탔지만 내세울 만한 상은 아니라며, 열심히 시를 쓰라는 격려로 마음에 품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홍 시인은 현재 대전문인협회에서 시분과 이사로 활동하면서 문단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전예총에서 매월 발간하는 <대전예술>의 문학 부문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대학동문들과 2022년에 창간한 동인지 <이음문학>의 대표이기도 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중 한 가지는 오류동 故 박용래 시인의 옛 집터 입구 도로에 안내판을 세울 수 있던 것이다. 홍 시인은 중구 오류동에서 수 년간 거주한 적이 있는데 불과 10여 분도 안 되는 거리에 故 박용래 시인의 옛 집터가 있던 걸 몰랐다. 某 문학지에서 박용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박용래 평론을 쓴 적이 있다.

자료를 찾기 위해 사정공원 시비와 오류동 표지석 등이 있는 곳을 가는 중에 일반 시민들이 전혀 알기 어려운 장소에 표지석이 있는 것을 보았다(공영주차장이 되어 있음). 홍 시인은 대전문인협회 임원진들과 함께 관할 구청에 여러 차례 건의, 오류동 옛 집터 입구 도로에 안내판을 세울 수 있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박용래 시인 등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신 훌륭한 문인들을 기리고 업적을 발굴하여 문화예술 도시로서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시민들과 함께 향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이 살고 있는 고장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 자족하며 사는 삶도 충분히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삶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대전의 문학인들이 하나의 구심점을 이루어 대전만의 특색 있는 문학 풍토를 발전시키고 대전,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문학적 콘텐츠를 계발하여 도시와 함께 성장하는 대전의 문학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에는 ‘대전문학관’ 이외에 문학인 개인을 기리는 문학관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무척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홍 시인은 문학이 지닌 치유성에 대해 깊은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현재는 대전대학교에서 문학작품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독서치료’ 교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문학과 심리상담이 함께 접목되는 과정이기에 올해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상담대학원에 진학하여 본격적인 상담 공부를 하고 있다. 머리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가슴이 울리는 사람일 때 비로소 나와 너, 우리가 한 울타리 안에서 공존할 수 있어서다.

홍 시인은 작은 경험이 누군가에게 한 모금의 숨을 쉬게 도와주는 선한 일이 되기를 소망하며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 한국독서치료학회 이사이기도 한 홍 시인은 기회가 되면 문학 심리상담 관련 센터를 열어 유익한 삶을 나누고자 한다며, 관심과 함께 아낌없는 조언을 부탁드린다며 끝을 맺었다.

홍인숙 시인
대전대학교 국어국문창작학부 교원

계간 <시와 소금> 등단, 대전문인협회 시분과 이사, <대전예술> 편집위원, 이음문학 회장, 한국독서치료학회 이사, 독서심리상담전문가, 시집 <딸꾹, 참고서>, <그날의 대담>, 공저시집 <거리두기, 멀어야 가까워진다>, 대전예총 대전시장공로상, 대전문협 올해의 작가상, 대전펜문학 공로상 수상, 2023 대전문학관 시확산운동 선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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