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국민의힘 총선 공천룰 핵심은?

육심무 기자 승인 2024.02.06 14:43 의견 0
공천위원회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월 16일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교체지수’ 하위 10% 이하는 컷오프시키기로 했다.

교체지수는 당무감사 30%, 컷오프 조사 40%, 기여도 20%, 면접 10%로 측정한다.

영남권·중진의원들의 불안감과 반발이 크다. 공관위는 동일 지역 3선 이상 의원에게는 15% 페널티를 적용키로 했다. 총 22명이 해당한다. 이들 중 하위 10~30%에 속하는 의원들은 경선득표율의 35%가 깎인다. 공관위는 과거 5년 내 탈당 후 무소속이나 다른 당 소속으로 출마한 경우 최대 7%를 깎기로 했는데, 권성동·윤상현·김태호 의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권성동 의원
김태호 의원


정치신인 등에게 부여되는 가산점을 고려하면 현역 정치인의 페널티는 더 크다. 정치신인의 경우 만 34세 이하는 경선득표율의 최대 20%, 만 35~44세는 15%, 만 45~59세는 7%의 가산점을 받는다.

현역 의원들의 평가 방법은 전국 권역을 4곳으로 나눠 각 권역별 하위 10% 이하를 컷오프(공천 배제)하고, 하위 10~30% 의원들에게는 경선득표율에서 '조정지수 -20%'가 적용되는 방식이다.

박덕흠 의원
윤상현 의원

대전(2명)은 충북(4명) 충남(5명)과 함께 2권역에 포함됐다. 이번 룰에 따라 하위 10% 이하 1명은 컷오프, 10~30% 2명은 20% 감점을 받는다.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다선 의원의 경우 경선득표율에 15%를 감점하는 추가 페널티가 부여된다.

이명수 의원
이상민 의원

이 페널티는 권역별 조정지수와 중복 땐 일관 합산돼 다선 의원 중 하위 30% 이하 경선대상자는 최대 35%의 감점을 받는다.

이런 룰을 충북지역 여권 의원들에게 적용하면 5선의 정우택(청주상당) 국회 부의장과 3선의 이종배(충주)·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은 기본적으로 15%의 감점을 떠안은 채 경선을 치른다.

이은권 전 의원(대전 중구)의 경우도 자치단체장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경력으로 인해 감점 대상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천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구)과 박덕흠 의원(괴산·보은·옥천·영동)은 다선 의원에게 패널티를 주기로 한 당내 공천룰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이은권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이종배 의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2대 총선 공천룰을 정하면서 정치 신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차원에서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은 경선 득표율을 15% 감산하는 페널티를 주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정우택 정진석 이명수 홍문표 박덕흠 이종배 의원에다가 최근 민주당을 탈당하고 입당한 이상민 의원까지 지역 의원 대다수가 페널티 대상에 포함되는 실정이다.

정우택 의원

정우택 의원 측은 청주 상당에서 19∼21대 의원을 지내고 2014년 7월 청주·청원 통합시 출범에 따라 선거구 개편이 한 차례 이뤄진 만큼 동일 지역구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공천심사위에 이의 제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20대 총선 때 기존 도시지역 5개 동이 제외되고, 농촌지역 5개 면이 편입되는 선거구 개편이 이뤄지면서 전체 면적, 선거인 수가 변화하는 등 전혀 다른 선거구가 됐다는 설명이다.

박덕흠 의원 측 역시 20대 총선부터 남부3군에 괴산군이 새롭게 편입되는 선거구 개편이 있었다며 이의 제기를 예고했다.

정진석 의원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지역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감산 규정을 획일적으로 적용할 경우 불합리하게 불이익을 당하는 피해자가 생겨 오히려 전체적인 총선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과 박 의원은 빠른시일에 공관위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문표 의원

두 의원은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충청지역 현역 의원 가운데 당무감사와 의정활동 평가에서 꼴찌를 받은 의원 1명은 공천에서 배제되고, 다음 하위 2명의 의원은 다선 15%에 평가 감점 20% 등 35%의 감점을 안고 출발하는 데다가 상대방이 신진 정치인일 경우 7%의 가산점을 주고 시작한다면 이론상 최고 42%의 페널티를 안고 예선을 치르게 된다.

문제는 42%의 가산점을 안고 예선을 통과한 후보자가 과연 지역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배제된 현역보다 과연 높으냐는 점이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헌화

총선 최대 경쟁 상대인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어려운 상대를 공천에서 최대한 걸러주겠다는 국민의힘 공관위의 경선룰에 대해 속으로 땡큐를 외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반가울 것이란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공관위가 영남에 포인트를 두고 개혁을 추진하려는 명분으로 공천룰을 만든 모양인데 역대 충청지역 선거에서 공천을 망쳐 이길 선거를 자멸했던 사례를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자당의 강점을 살리지는 못할 망정 당선 가능성 혹은 당의 경쟁력을 깍아내리면서 당원들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 자세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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