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뮤직아카데미> 피아니스트 조은정의 음악세계

민순혜 기자 승인 2024.05.09 14:43 의견 0
피아니스트 조은정

피아니스트 조은정이 중국에서 귀국해서 연주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는 것을 소문으로 듣던 중 지난주에 만났다. 그녀가 운영하는 둔산동 가람상가 내 <글로리뮤직아카데미> 음악교습소에서였다. 그날은 ‘음악이 있는 곳에 행복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던 날이기도 했다.

특히 그녀는 학점은행제에서 사회복지를 공부 중인데, 그날 발달장애인과 ‘평송청소년문화센터’까지 도보로 갔다 왔다며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이 더위에 걸어서 갔느냐고 물으니, 사회복지학과 실습 시간으로 발달장애인이 가고 싶다고 해서 갔는데 더없이 좋았다며 밝게 웃었다. 그녀는 결혼 전과 조금도 다름없이 싱그러웠다.

그녀는 중국 동포인 남편 정지(zheng zhi)박사의 대학 강의 때문에 예정에 없던 중국에서 살게 되었다. 그 나라 언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외국에 산다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학교에서 오직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남편을 뒤로하고, 그녀는 아들과 둘이 2018년 귀국했다. 한국과는 여러 면에서 많이 다른 그곳을 떠나서 예전처럼 음악 활동을 하고 싶어서였던 것 같다.

조은정은 어릴 적부터 어머니께서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셔서 자연스럽게 피아노를 접하게 되었고 그게 전공까지 이어졌다. 성장해서는 대전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졸업하고, 배재대학교 음악학부와 배재대학원 음악학부를 졸업했다. 졸업 후 연주 활동을 하던 중 어머니의 소개로 현재 중국 허난 씬썅(新乡)의과대학 교수인 남편을 만났다.

피아니스트 조은정과 어머니

그녀의 남편 정지(zheng zhi)박사는 2001년 부산대학교 약학대학 석사, 2004년 고려대학교 박사, 2008년 오스코택 천안신약개발연구소 연구원, 2009년 한국화학연구원 신약개발플랫폼그룹 연구원으로 근무할 때였다. 피아노를 좋아했던 그는 지인 소개로 우연히 조은정 어머니가 운영하는 피아노 학원에서 개인지도를 받게 되었다. 피아니스트 조은정은 중국 동포인 남편과 그렇게 만났다.

가족사진

결혼 후 남편이 2013년 미국 미네소타대학 포닥으로 있을 때, 2014년 중국 허난 씬썅(新乡)의과대학에서 제의가 들어와서 중국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남편은 항비만당뇨개선제를 개발하는 등 연구 활동에 여념이 없다. 씬썅(新乡)대학교는 중국 중원지역에 있는 허난성에 속하여 있으며, 허난성은 소림사와 18개 중국 고대 수도인 낙양(洛阳)과, 포청천이 있던 개봉(开封) 등이 이루어져 있다. 인구 1억 명 가까이 되는 인구가 제일 많은 성(省)으로 씬썅(新乡)은 중국 고대 서한 시대부터 상업과 문화의 중심지였고 인구는 620만 명이 있다, 고 한다.

조은정은 어릴 때부터 수많은 콩쿠르와 마스터 클래스와 각종 음악 캠프에 참가하는 게 정신적으로 큰 압박이었던 것 같다. 즐기는 게 아닌 늘 성적을 내야 하는 경쟁이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그녀에게는 큰 부담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런 시간이 쌓여 지금도 활동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한다. 결혼 후 10년 정도 음악활동이 단절된 시간 동안 음악이 너무 그리웠고 무대가 너무 갈급하였다. 지금도 무대에 설 때면 떨리고 설레고 짜릿하니 말이다.

그녀가 연주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음악이 지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면 좋겠다, 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임윤찬이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하는 내용을 다큐 형식으로 그려낸 크레센도라는 영화를 보면서 ‘음악은 이념도 사상도 하나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녀가 중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의 일이다. 그 나라 언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초등학생들을 가르쳤다. 학생들은 한국어를 모르고 그녀는 중국어를 모르니 온갖 손짓 발짓으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녀가 근무하던 음악 아카데미에는 드럼부터 시작해서 온갖 악기를 다양하게 가르쳤는데 신기하게도 언어가 안 통했지만, 그녀가 가르치던 학생들이 발표회 때 가장 잘 치던 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할 따름이라고 했다. 음악은 세계 만국 언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피아니스트 조은정은 현재 <글로리 뮤직 아카데미>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며 후학양성에 힘쓰고 있다. 또한 <아벡> 음악단체에서 활동 중이며, <하모니 싱어즈> 마을합창단에서 반주자로 활동 중이다. 배재대학교 출신 위주의 연주단체인 <레가토>에서도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조은정 Profile

대전예술고등학교 졸업
배재대학교 음악학부 졸업
배재대학교 대학원 음악학부 졸업
現 글로리 뮤직 아카데미 대표
하모니 싱어즈 합창단 반주자
피아노 연주 단체 아벡 멤버
피아노 연주 단체 레가토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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